꼴찌에 뚝심은 아집일 뿐..롯데에 필요한 변화의 물결

조형래 2021. 5. 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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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원, 민경훈 기자]3회초 1사 주자 1, 3루 롯데 전준우의 좌중간 역전 2타점 적시 2루타때 홈을 밟은 손아섭이 덕아웃에서 허문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rumi@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우직하게 밀어붙인다고 전부 해결이 되지는 않는다. 꼴찌에게 뚝심은 사치이고 아집일 뿐이다. 변화와 유연한 운영 없이는 결코 현재의 악순환을 벗어날 수 없다. 롯데 자이언츠는 다시 한 번 위기에 처했다.

롯데는 10승15패, 10위에 머물고 있다. 촘촘하게 달라붙어 있고 선두 삼성과 5.5 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롯데의 경기에서 현재 희망을 찾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도 같다. 투수력은 붕괴됐고 시즌 초반 활발했던 타선도 사이클의 영향으로 침체기에 놓였다. 기대했던 투수력이 선발과 불펜 가리지 않고 무너지면서 팀의 동력이 사라졌다. 여전히 상위권 팀들과 큰 격차가 나지 않지만 롯데를 둘러싼 분위기는 희망적이지 않다. 옆에서 선수단을 지켜보는 관계자들 역시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고 답답해진 현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돌파구는 결국 현장의 변화다. 허문회 감독에게 비판의 화살이 쏠릴 수밖에 없다. 허 감독의 선수단 운영은 비교적 정적이다. 타순 변화는 물론 엔트리 교체도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보수적이면서 경직되어 있다. 기존 선수단에 대한 믿음이 근거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사령탑의 믿음은 뚝심이 아닌 방치에 가깝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전쟁터에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선수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것이 슬럼프이지만 주위에서 타순 변화나 휴식 등을 통해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붙박이 2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손아섭이 대표적인 예다. 선수 스스로는 경기가 끝나고 남아서도 배팅 훈련을 하는 등 부진 탈출에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주위에서 약간의 도움만 주더라도 환경이 바뀔 수 있다. 현재의 믿음은 선수만 고통 받는 꼴이다. 불펜진의 박진형과 구승민 역시 꾸준히 경기에 내보냈지만 믿음이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다. 선수들 역시 부담을 온몸으로 감내해야 했고 악순환의 수렁으로 빠졌다. 지난해의 경우 박시영(현 KT)과 진명호가 비슷한 사례였다.

기존 1군 선수들에 대한 과도한 믿음은 결국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에게는 신뢰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올해 김민수, 배성근, 추재현, 지시완 등 퓨처스팀에서 지난해 노력을 하고 올라온 선수들에게는 비교적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 현실이다.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기대가 된다”고 말했지만 정작 시즌에 돌입해서는 이들에게 한정된 기회만 돌아가고 있다.

주전 선수들에게 적절한 휴식이 없었고 백업 선수들이 한정된 기회만 부여 받았던 것은 지난해부터 반복되어 온  문제였다. 올해는 퓨처스에서 성장한 자원들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베스트 15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정작 시즌에 들어서는 주전급 선수들에 대한 비중이 여전히 크다. 납득이 가는 선수 기용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사령탑에게 자신 만의 철학과 고집은 필수다. 성공한 사령탑과 수장들은 철학을 갖고 있었고 뚝심으로 밀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상황에서는 순발력을 발휘해 위기 상황을 대처했다. 강하면서도 유연한 지도자들은 성공의 결실을 맛봤다.

이제 2년차에 접어드는 허문회 감독이다. 자신만의 야구 철학은 확고하다. 자신의 야구 철학으로 흔들리지 않고 기용하면서 주전급으로 성장한 한동희라는 사례가 있지만 이는 일부다.  너무 강한 확신과 경직된 사고의 부작용이 더 많다. 수시로 변하는 시즌과 경기 중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는 듯 하다. 지난해의 학습효과가 있었지만 변한 것은 마무리 김원중의 원정경기 기용 방식 정도인 듯 하다. 너무 강하면 부러질 수 있다는 격언도 되새겨야 할 때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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