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KKK..텍사스가 반했다

2021. 5. 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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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 65일에 구단 최고령 선발 데뷔
미네소타전 3.1이닝 8K 1실점
구단·언론 "포에버 양" 칭찬 행렬
감독은 MVP 쓰는 모자 직접 건네
텍사스 양현종은 선발 데뷔전에서 삼진 8개를 잡아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AFP=연합뉴스]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33)이 메이저리그(MLB) 선발 데뷔전에서 ‘탈삼진 쇼’를 펼쳤다. 5회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양현종은 6일(한국시각) 미국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 했다. 평균자책점은 2.08에서 2.25로 조금 올랐다.

의미 있는 기록도 남겼다. 아웃 카운트 10개 중 8개를 삼진으로 잡아 역대 한국인 투수 MLB 선발 데뷔전 최다 탈삼진 기록을 다시 썼다. 이전까지는 박찬호(은퇴)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5개가 최고 기록이었다.

끝이 아니다. 양현종은 33세 65일의 나이로 MLB 선발 등판 꿈을 이뤘는데, 역대 텍사스 투수 최고령 선발 데뷔 기록을 남겼다. 또 텍사스 투수로는 1980년 대니 다윈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3과 3분의 1이닝 이하 투구를 하면서 탈삼진 8개 이상을 기록한 투수가 됐다.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

경기 전에 비가 많이 내려 경기가 당초 예정보다 30분 늦게 시작됐다. 그러나 양현종은 베테랑답게 1회부터 거침없는 피칭을 이어갔다. 오른손 타자인 1~3번 바이런 벅스턴, 조시 도널드슨, 넬슨 크루즈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 1사 후 미치 가버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평정을 잃지 않았다. 호르헤 폴랑코를 헛스윙 삼진, 맥스 케플러를 루킹 삼진으로 각각 잡고 2이닝 만에 삼진 5개를 채웠다. 이어 3회에도 삼진 2개를 추가했다. 미겔 사노를 3구 삼진, 안드렐튼 시몬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4회 시작과 동시에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로 무사 만루 고비를 맞았다. 양현종은 폴랑코를 상대로 이날의 8번째 탈삼진을 기록한 뒤 결국 1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불펜 투수 존 킹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쳐 양현종의 자책점은 늘지 않았다. 텍사스는 3-1로 이겼다.

경기 후 현지에서는 양현종의 투구에 호평이 쏟아졌다. MLB닷컴은 ‘포에버 영’(Forever Young)을 응용한 감탄사 ‘포에버 양’(Forever Yang)을 제목으로 달았다. 이어 “왼손 투수 양현종이 첫 선발 등판에서 삼진 8개를 잡았다. 그의 빅리그 첫 선발 등판은 짧았지만, 평범하지 않았다”고 집중 조명했다.

CBS스포츠도 “양현종이 짧은 선발 등판에서 효과적으로 투구했다”고 높게 평가한 뒤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빠진 아리하라 고헤이가 다음 차례에 선발로 복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양현종이 계속 선발로 남을지에 따라 아리하라의 추후 역할이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값진 수확은 팀이 양현종의 진가를 재확인했다는 거다. 텍사스 구단은 공식 트위터에 ‘포에버 양’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양현종의 삼진 장면 8개를 편집한 영상을 올렸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도 승리 수훈 선수의 상징인 카우보이모자를 직접 건네면서 양현종을 ‘데일리 MVP’로 추천했다.

모자를 쓰고 화상 인터뷰에 나선 양현종은 “귀중한 모자를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큰 무대에서 처음 선발 등판해 긴장했다. 1회 세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너무 일찍 마운드를 내려와 불펜진에 고맙고 미안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미국에서 70일 정도 생활했는데, 벌써 한국 팬들이 그립다. 한국 선수라는 자부심을 안고 생활하고 있다. 멀리서 즐거운 마음으로 응원해주시면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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