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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설린저, KBL 역사상 가장 강한 임팩트 남겼다

이규원 기자 입력 2021. 05. 1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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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인삼공사 첫 10전 전승으로 V3..설린저 MVP
6강 PO 팀 전승 우승..프로농구 25년 역사상 최초 위업
챔프전 8할 승률 김승기 감독 "우승은 설린저 덕이 5할"
한국 무대에서 부활, NBA 주목받아 '빅리그'에 복귀할듯
10전 전승 신화. 9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전주 KCC 이지스에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10경기 전승으로 챔피언 자리에 오른 안양 KGC 인삼공사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재기를 이뤄낸 설린저는 이제 더 욕심을 낼 것으로 본다. 나도, 내가 데리고 있는 것 보다 그가 '빅리그'로 돌아가 예전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대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나한테 오기로 약속했다"(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

 "공백기가 있던 나에게 기회를 준 인삼공사와 감독님께 마음의 빚을 졌다. 한국 선수들과 내가 서로 믿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 이제는 가족처럼 느껴지는 인삼공사 한국 선수들과 한 번도 안 지고 우승컵까지 들어 올린 것은 절대 잊지 못할 소중한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인삼공사 제러드 설린저)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4년만에 챔피언결정전 왕좌로 복귀했다.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인삼공사는 9일 홈인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4차전에서 전주 KCC에 84-74로 이겼다.

4차전에서 무려 42점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폭발하며 안양 KGC인삼공사에 우승 트로피를 인도한 제러드 설린저(29·204㎝)는 이견없는 플레이오프 MVP였다.

인삼공사는 오세근, 전성현, 문성곤, 이재도, 변준형 등 국내 선수 진용이 탄탄하지만, 팀 전력의 결정적 요소인 외국인 선수는 다른 상위권 경쟁 팀에 비해서 낫다고 볼 수 없었다.

성적도 애매한 상위권을 맴돌았는데,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며 정규리그 막판 택한 회심의 카드가 이번 시즌 프로농구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한국 프로농구에 '명강의'를 펼친 '설교수' 설린저였다.

정규리그 막판 가세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설린저가 없었다면 인삼공사는 챔피언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설린저의 덕이 5할"이라면서 "국내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잘 채워줬다"고 말했다.

기뻐하는 설린저. 9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안양 KGC 인삼공사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에서 3점 슛을 성공시킨 KGC 설린저가 기뻐하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그러나 그의 '명강의'를 다음 시즌에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설린저가 NBA 재진입 의지를 품은 데다 한국 무대에서 다시 진가를 보여준 설린저를 NBA도 주목하고 있어 김승기 감독도 그의 '빅리그' 복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음 시즌엔 국내 무대에서 그의 '강의'를 보기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설린저는 KBL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가장 강한 임팩트를 남긴 선수로 남게 됐다.

설린저는 6강, 4강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27.8점을 올리며 인삼공사를 전승으로 이끌었다. 전승 행진을 이어간 이번 챔프전에서도 23.3점을 넣어 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5시즌을 대부분 주전으로 뛴 설린저는 2017-2018시즌부터는 중국 무대에서 2시즌을 뛰고 현역에서 잠시 물러나 있었다.

지난 3월 초 인삼공사가 맥컬러의 대체 선수로 영입을 발표한 설린저는 당시부터 'KBL에 올 레벨의 선수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10년 미국 고교 농구 '올해의 선수' 격인 네이스미스 어워드를 받았고, 오하이오주립대 시절에도 에이스로 활약한 선수다.

2012년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21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의 지명을 받아 2017년까지 보스턴, 토론토 랩터스에서 통산 269경기에 출전, 평균 10.8점 7.5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해 KBL을 거쳐간 외국인 선수 중 최상급 경력을 자랑했다.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둔 인삼공사는 정규리그가 10경기 정도 남았을 때 그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는데, 새 리그와 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다 부상으로 약 2년의 공백을 겪은 터라 이름값을 할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설린저는 등장하자마자 '클래스'를 입증했다.

2년간의 공백기에 무릎 부상 전력까지 있는 그는 인삼공사에 입단, 팀 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내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장 김승기 감독. 김 감독은 김동광 KBL 경기운영본부장이 감독 시절 세운 챔프전 사령탑 최다 승률(80%)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전주=연합뉴스]

■ 김승기 감독, 챔프전 사령탑 최다 승률(80%) 타이기록

한편, 1~4차전에서 모두 이긴 인삼공사는 이로써 2016-2017시즌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앞서 챔프전에 2차례 (2011-2012·2016-2017시즌) 진출해 모두 우승했던 인삼공사의 통산 3번째 챔프전 우승이다.

정규리그 3위(30승 24패)를 한 인삼공사는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 팀으로는 처음으로 10전 전승으로 왕좌에 오르는 기록을 썼다.

앞서 2005-2006시즌 서울 삼성과 2012-2013시즌 울산 현대모비스가 전승 우승을 달성한 적이 있으나, 이들 팀은 4강 PO부터 시작했다.

6강 PO에서는 부산 kt를, 4강 PO에서는 현대모비스를 3전 전승을 꺾고 챔프전에 오른 인삼공사는 기어이 세 시리즈 모두를 '스윕'으로 끝냈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6강 PO 진출 팀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인삼공사는 두 시즌에 걸친 기록을 포함한 PO 및 챔프전 최다 연승(10연승) 기록도 이번 시리즈에서 세웠다.

2015년 8월 감독 대행을 맡으며 인삼공사 지휘봉을 잡았고 그해 12월 정식 감독으로 승격한 김 감독은 정식 감독 데뷔 5년여 만에 자신의 2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뤄냈다.

챔프전에 통산 10차례 나서 이날까지 8차례 승리한 김 감독은 김동광 KBL 경기운영본부장이 감독 시절 세운 챔프전 사령탑 최다 승률(80%)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정규리그 1위 팀 KCC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송교창과 라건아를 앞세워 통산 6번째 챔프전 우승이자 3번째 통합우승에 도전했으나 결국 챔프전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창진 KCC 감독은 "시즌 내내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챔프전에서 전패한 데 대해 내가 제일 반성해야 한다. 선수들과 여러 방법을 찾아보려고 애를 썼으나 선수들이 많이 지쳤다. 시즌을 잘 마무리한 것에 만족하겠다"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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