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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아내와 결혼 후 첫 우승..허인회, '야생마'에서 '사랑꾼'으로

이규원 기자 입력 2021. 05. 10.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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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회, KPGA 코리안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대회
전담 캐디 맡은 아내 육은채씨와 감격의 우승 키스
6년 만에 우승컵+8년 만에 우승상금+5년 투어 카드
김주형, 시즌 두 번째 준우승..버디 5개 박상현 3위
허인회가 6년 만에 KPGA 코리안투어 정상에 올랐다. 허인회가 캐디를 맡은 아내 육은채 씨와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MHN스포츠 남서울골프장, 손석규 기자]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아내에게 고생을 시켜 미안하고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전문 캐디가 아닌 아내에게 캐디를 시켜서 성적이 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말을 지난 3년 동안 들었다. 오기가 나서 우승할 때까지 캐디를 맡아달라고 했다. 아내가 캐디로 우승한 게 1번으로 기쁘다"(허인회)

9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퍼트를 넣은 허인회(34)는 캐디를 맡은 아내 육은채(33)씨를 꼭 껴안고 기쁨을 나눴다.

통통 튀는 언행과 거침없는 플레이로 '야생마'라는 별명을 얻은 허인회가 6년 만에 KPGA 코리안투어 정상에 올랐다.

허인회는 9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4오버파 75타로 버틴 끝에 최종 합계 5언더파 279타로 우승했다.

김주형(19)을 2타차 2위로 밀어낸 허인회는 2015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코리안투어 통산 3승 고지에 오른 이후 6년 동안 이어진 우승 갈증을 시원하게 씻어냈다.

우승 상금 3억 원을 받은 허인회는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6년 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때는 국군 상무부대 소속 군인 신분이라 상금을 받지 못했던 허인회는 2013년 투어챔피언십 이후 8년 만에 우승 상금을 수령했다.

'메이저급'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5년짜리 투어 카드도 받았다.

지난 2016년 아내 육은채와 결혼한 허인회는 간간이 육씨에게 백을 맡기다가 2018년부터는 전담 캐디로 삼았다.

'캐디 아내'는 6년 만에 우승에 톡톡히 한몫했다.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우승을 차지한 허인회가 1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MHN스포츠 남서울골프장, 손석규 기자]

1라운드에서 전반 9개 홀에서 5오버파를 친 허인회는 "아내가 이븐파로 마치면 돈을 주겠다고 '내기'를 제안했다. 내게 자극을 주려고 그랬다더라. 덕분에 첫날을 이븐파로 마쳤다"고 소개했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3번 우드로 티샷해야 할 14번 홀(파5)에서 드라이버를 고집하다 실수한 허인회를 질책하는 모습이 TV 중계화면에 잡혔다.

허인회는 "아내가 미리 3번 우드를 빼 들고 있었는데 내가 드라이버로 치겠다고 했다"면서 "아내한테 혼났다"고 밝혔다.

허인회는 "이번 우승으로 1번으로 좋았던 건 아내가 캐디로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육씨는 "시드 걱정을 덜어서 좋다"고 화답했다. 메이저급 대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는 5년짜리 시드를 받는다.

6년 만에 우승이지만 허인회는 연신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6타차 선두로 3라운드를 마치고 너무 설레서 한잠도 못 잤다"면서 "최종 라운드 스코어가 너무 나빠서 우승의 감동을 망쳤다"며 웃었다.

그는 이날 버디 2개에 더블보기 2개, 보기 2개를 묶어 4오버파를 쳤고 17번 홀(파3) 보기에 18번 홀(파4)에서는 더블보기를 했다.

"5번 홀에서 버디를 하고선 '승부는 끝났다'고 생각하고 '오버파 우승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는 허인회는 "중반 이후 타수 차이가 크게 나면서 집중이 안 됐다"고 토로했다.

올해 첫 대회는 발목이 아파 기권했고, 두 번째 대회는 컷 탈락하고 세 번째 대회에서 우승한 허인회는 "7월 지나 가을쯤에 컨디션이 올라오면 우승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예상 밖으로 빨리 우승이 나왔다"면서 "미국 투어 진출을 타진했지만 당분간은 국내 투어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연습과 체력 훈련을 거의 하지 않아 '게으른 천재'로 불리는 허인회는 "감각으로 치는 스타일이라 연습 환경을 가리는 편"이라면서 "아내가 요리 솜씨가 좋아서 아내가 해주는 집밥으로 몸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시원시원한 장타와 거침없는 공격적 플레이를 즐기는 허인회는 "2년 동안 공격 골프를 삼갔더니 더 안 됐다. 앞으로도 공격 골프를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6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허인회는 3번 홀까지 3타를 잃으며 흔들렸다.

3라운드가 끝나고 "최종 라운드에서도 지키는 골프는 사양하겠다"고 장담했던 그는 2번 홀(파4)에서 티샷한 볼이 숲속으로 사라져 더블보기를 적어냈고, 3번 홀(파3)에서는 티샷이 그린 뒤쪽으로 넘어가 1타를 더 잃었다.

19세 김주형은 1타를 줄인 끝에 DB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준우승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열린 'KPGA 군산CC 오픈' 최종4라운드 1번 홀 티샷을 하고 있는 김주형. [MHN스포츠 군산, 권혁재 기자]

초반부터 2위 그룹과 4타차로 좁혀지자 허인회는 싱글거리던 표정이 굳어졌고 눈에 띄게 플레이가 조심스러워졌다.

5번 홀(파4)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바꾼 허인회는 '내리막 퍼트를 남기지 말라'는 남서울CC의 공략 정석을 충실히 따랐다.

그린에 올리지 못해도 비교적 수월하게 파를 지킬 수 있는 오르막 지점으로 볼을 보냈다.

허인회는 "3번 홀 이후 공격적 플레이가 잘 안됐다"고 말했다.

파 행진을 이어가던 허인회는 13번 홀(파4)에서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우승 세리머니 하듯 두 팔을 번쩍 들었다.

4타 차이로 힘겨운 추격을 벌이던 박상현(38), 김주형과 격차를 5타로 벌인 허인회는 비로소 얼굴을 폈다.

허인회는 17번 홀(파3)에서 1타를 잃었고, 18번 홀(파4)에서는 티샷 실수에 이어 두 번째 샷이 그린 뒤편 카트 도로에 떨어진데다 30m 파퍼트가 쳤던 지점으로 되돌아오는 곡절 끝에 더블보기를 적어냈지만 우승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지난해 KPGA 코리안투어에서 우승 한번, 준우승 한번을 차지하며 '10대 돌풍'을 일으켰던 김주형은 1타를 줄인 끝에 2위에 올랐다. DB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준우승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준우승이다.

김주형은 7타 차이로 시작한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버디 3개를 뽑아내며 치열한 2위 경쟁의 승자가 됐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2차례 우승한 박상현은 버디 5개를 잡아내며 2타를 줄여 3위(2언더파 282타)에 올랐다.

그린 스피드 3.7m에 돌풍까지 분 이날 언더파 스코어를 제출한 선수는 김주형, 박상현, 그리고 17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언더파를 친 양지호(32) 등 3명뿐이다.

대회 사상 첫 3연패에 도전한 이태희(37)는 6타를 잃어 공동 12위(4오버파 288타)로 대회를 마쳤다.

환갑을 한 달 앞두고 컷을 통과한 노장 김종덕(60)은 12오버파 83타를 적어내 74명 가운데 71위(21오버파 305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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