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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한국 팬들에게 담담한 목소리로 전한 진심, DFM '유타폰' 스기우라 유타

박상진 입력 2021. 05. 12. 09:39 수정 2021. 05. 1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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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여정이 끝났다. 대회의 마지막은 아니지만 참여했던 팀의 반은 경기는 더이상 열리지 않는다. 아쉬움은 언제나 같겠지만, 이번 MSI에서는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더욱 큰 팀이 있다. 한국팀도 아니고, 일본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인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DFM)의 이야기다. 한일전을 벌이는 가운데에서도 DFM의 선전을 마음 졸이며 본 시청자들도,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온라인에 적은 사람들의 모습은 분명 예전에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특히 진출 가능성이 눈에 보였던 터라 모두의 아쉬움은 더 클 것이다. 한 경기만 이기면 되는 상황에서 경기를 내줬고, 그리고는 다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보는 사람들이 아쉬울 정도면 선수들의 아쉬움은 얼마나 컸을까. 경기가 끝난 후 만나 이야기를 나눈 '유타폰' 스기우라 유타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보였다. 아쉬움과 함께 다음에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지도 함께 보였다. 하지만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이번 대회에서 자신들의 모습과 함께 다음 목표에 대해 침착하게 이야기를 전했다.

"LCS의 클라우드 나인이나 LCK의 담원 기아와 좋은 경기를 보였습니다. 다음을 위한 자신감이 생긴 순간이었지만, 그렇다고 이기고 싶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아니, 꼭 이기고 싶었습니다." 이번 대회의 소감을 묻자 스기우라 유타는 이렇게 답했다. 아쉬움은 분명 있었다. "첫 사흘 동안은 좋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무언가 이뤄낼 거 같다는 기분이었죠. 하지만 럼블 스테이지 진출 실패가 확정된 순간은 정말 아쉬웠습니다."

스기우라 유타가 말한 것처럼 일본지역 LJL 소속인 DFM은 나날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보인 DFM의 경기력은 분명 예전과 달랐던 것. 클라우드 나인-질레트 인피니티와는 승패를 주고 받았고, 직전 월드 챔피언십 우승 팀인 담원 기아를 K.O 직전까지 몰아붙였던 이번 대회에서 DFM의 모습은 이전에는 예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스기우라 유타 역시 "메이저 지역 팀들과 경기에서 자신감이 붙었고, 특히 인피니티와 리매치에서 승리하면서 와일드카드 지역과의 대결에서는 우리가 잘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며 이번 대회에서 얻은 소기의 성과에 대해 전했다.

그래도 아쉬운 점, 다음에는 보완해야 할 점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스기우라 유타는 "메이저 지역의 팀들을 상대로도 우리는 초중반까지 우리가 준비해 온 것들을 확실히 보여주고,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이번 대회에서 얻었던 좋은 경험입니다. 다만,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회복하기 힘든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기 흐름을 다시 가져오고 싶었지만, 정말 힘들었습니다"고 자신들에 대해 말했다.
 

이러한 DFM의 대회 선전에는 같은 팀에서 활동한 '스틸' 문건영-'아리아' 이가을 두 한국 선수와 매끄러운 의사소통이 있었다. 특히 경기 후 공개된 인게임 보이스에서 일본어와 한국어를 넘나드는 커뮤니케이션은 분명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스기우라 유타 역시 이런 점에 동의했다. "우리는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에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스틸' 문건영은 일본어가 정말 능숙합니다. 서머 부터는 일본 지역 로컬 선수로 인정받는데, 문건영은 진짜 일본 선수와 차이가 없을 정도로 일본어가 능숙해 대화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아리아' 이가을 또한 게임을 할 정도의 회화는 가능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국제적인 게임이고, 덕분에 언어의 장벽은 우리팀에 문제가 되지 않거든요."

두 한국인 선수가 이번 MSI에서 출전했다는 점에 한국 시청자들이 DFM을 응원했지만, 이들이 계속 도전하려는 모습은 리그 오브 레전드 국제 대회 첫 한일전이 있었음에도 많은 한국 시청자들이 DFM에 기대와 응원을 보낸 더 큰 이유다. 스기우라 유타 역시 한국에서 한일전 상대였던 DFM에 보내준 응원을 인지하고 있었다. "국제 대회인데 다른 지역의 팬들이 보내준 응원이 얼마나 각별한 것인지 저와 우리 팀 모두 압니다. 이런 특별한 응원을 받을 수 있어 정말 기뻤습니다. '에비' 무라세 슌스케와 함께 우리 DFM 팀 전체가 인기를 얻고 응원을 받아 대회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시청자들이 국경과 한일관계를 넘어 DFM를 응원하는 이유는, 아마도 꿈을 향해 끝없이 도전하는 이들의 모습 때문이었으리라. 이번 MSI에서 DFM의 도전은 막을 내렸지만, 서머를 넘어 가장 중요한 월드 챔피언십이 이들 앞에 놓여 있다. 나 또한 월드 챔피언십에서 만날 DFM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기우라 유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침착함을 보였다. "LJL 서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말 플레이 인을 넘어 그룹 스테이지에 오르고 싶습니다. 슬슬 선수 생활 10년이 가까워지는데, 커리어동안 한 번도 이뤄낸적 없는 일이죠. 제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꼭 이뤄야 하는 목표입니다."

스기우라 유타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번 대회 내내 국경을 넘어 보내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저는 일본 e스포츠 선수입니다. 하지만 연습은 한국 서버에서 하고, 한국 게이머들과 소통합니다. 다른 지역 서버에서 활동하는 저를 알아보는 분들도 많고, 게임 내에서 한국 게이머들이 저에게 보내주는 호의가 남달리 각별하게 느껴질 정도로 잘 대해주십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 우리를 지켜보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전에 인터뷰를 나눈 무라세 슌스케와 달리 스기우라 유타는 인터뷰 내내 담담하고 잔잔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 선수가 게임에 대한 열정, 팬들에 대한 감사를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인터뷰 내내 오히려 그런 마음을 감정으로 드러내지 않고도 충분히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기우라 유타의 진심은 정말 대단하다고, 그가 선수 생활 목표로 삼은 것을 이뤄낼 거라는 믿음이 들었다. 과연 월드 챔피언십에서 만날 이들의 모습은 어떨까.

사진=라이엇 게임즈
통역 및 진행=임지현
박상진, 이한빛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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