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팀별결산] ④ 인천 전자랜드 : 가장 절실했던, 투혼의 레이스

김용호 2021. 5. 12. 18: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김용호 기자] 많은 박수를 받을만 한 간절한 질주였다.

인천 전자랜드가 평생 잊지 못할 한 시즌을 보냈다. 2020-2021시즌을 앞두고 모기업이 농구단 운영 종료를 예고했던 가운데 오는 31일이면 KBL에서 전자랜드라는 이름은 과거, 역사, 추억이 된다. 이를 미리 알고 있던 선수단이었기에 올 시즌에 보여준 투혼은 더욱 아름다웠다.

정규리그를 치르는 와중에 외국선수 전원 교체라는 결단은 그들의 의지를 대변하기도 했다. 그리고 봄 농구 무대에서는 1위 팀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자랜드라는 이름과 이별하는 건 무척 아쉬운 일이지만, 오히려 이 팀의 밝은 미래를 보게 했던 한 시즌이었다.

●2020-2021 RESULT : 정규리그 5위(27승 27패), 플레이오프 4강

●BEST PLAYER : 이대헌
올 시즌 이대헌의 어깨엔 너무나도 많은 짐이 짊어져 있었다. 강상재는 상무에서 군 복무 중, 정효근 역시 2021년 1월이나 돼서야 제대 예정이었던 상황에서 이대헌이 인사이드에서 해야할 역할이 너무나도 컸다. 현실적으로 2015-2016시즌 데뷔 이후 정규리그에서 평균 20분 이상 출전 경험이 없었던 그에게는 농구인생에 있어 큰 미션이 주어진 것과도 같았다.

하지만, 이대헌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 단 3경기 결장, 12.7득점 4.5리바운드 1.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가드전성시대가 펼쳐졌다고 평가되는 올 시즌에 국내선수 득점 10위로 송교창, 양홍석과 함께 주축 포워드로서의 존재감을 떨쳤다. 정규리그 뿐만 아니라 전주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대헌은 매 경기 키플레이어였다. 그가 내외곽을 오가며 상대 포워드진을 괴롭혔기 때문에 5차전이라는 긴 승부가 가능했다. 많은 의미가 담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이대헌. 그의 다음 시즌에는 더욱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BEST MOMENT : 인천을 열광케한 4강 PO 3,4차전
전자랜드는 정규리그 막판 정영삼과 정효근의 부상 이탈에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이 늦어졌다. 다행히 5위로 정규리그를 마쳐 봄 농구를 맞이하게 됐고,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고양 오리온을 만나 3-1의 시리즈 스코어로 4강에 진출했다.

하나, 미리 4강에서 기다리고 있던 1위 KCC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하위 순위로 원정길부터 시작된 전자랜드의 4강은 우여곡절 그 자체였다. 전주에서 열린 1,2차전에서 모두 패배를 안으면서 홈인 인천으로 돌아와야 했고, 시리즈가 스윕패로 끝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쌓여야 했다.

그럼에도 전자랜드는 안방에서 또 한 번 기적을 일으켰고, 홈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3차전에서는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점수차 승리라는 대업을 달성했고, 조나단 모트리는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득점인 48점을 폭발시켜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곧장 이어진 4차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또 한 번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갔다. 결과적으로 전자랜드란 이름의 마지막 홈 경기였던 4강 4차전에서 이들은 팬들에게 가장 좋은 추억을 안겼다.

●WORST MOMENT : 2021년 4월 29일, 마지막 날
WORST라기 보다는 가장 슬프고 아쉬운 순간이었다. 앞서 말했듯 전자랜드는 4강에서 2연패 후 2연승으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는 기염을 토했다. 꺾이지 않을 것만 같은 기세로 역대 최초 리버스 스윕에 도전하러 다시 전주로 떠났다.

5차전에서는 1쿼터를 24-18로 리드하며 정말 기적이 일어나는 듯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전자랜드는 67-75로 패배, 결국 이 경기가 전자랜드라는 이름으로 뛰는 마지막 경기로 기록됐다. 언젠가는 찾아올 마지막이었지만, 너무나도 좋았던 분위기 속에 찾아온 마지막이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유도훈 감독은 5차전 종료 직후 기자회견에서 붉어지는 눈시울을 보이며 “선수들이 오늘 이 시간 이후로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다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 말대로 전자랜드는 충분히 떳떳하게 어깨를 펴도 될만큼 투혼의 한 시즌을 보냈다.

# 사진_ 점프볼 DB(홍기웅, 문복주 기자)

점프볼 / 김용호 기자 kk2539@jumpball.co.kr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