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뉴스엔

갑작스러운 추락, 최악의 시기 겪고 있는 카스티요[슬로우볼]

안형준 입력 2021. 05. 15. 06:00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뉴스엔 안형준 기자]

카스티요가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1992년생 우완 루이스 카스티요는 2012년 루키리그에 발을 디딘 이후 한 번도 TOP 100 유망주에 오른 적이 없었다. 마이너리그 시절 상당히 팀을 많이 옮겨다닌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카스티요는 2012년 여름 19세 나이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하며 루키리그에 입성했고 2014년 겨울 케이시 맥기와 트레이드로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로 이동했다. 2016년 여름에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앤드류 캐시너 등과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이동했지만 샌디에이고가 콜린 레아의 건강 정보를 마이애미에 정확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레아와 1:1로 다시 트레이드 돼 3일만에 마이애미로 돌아갔다. 그리고 2017년 1월, 현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인 댄 스트레일리와 트레이드로 신시내티 레즈로 이동했다.

프로 입단 첫 3시즌을 마무리투수로 보낸 카스티요는 싱글A에서 선발로 전향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빠른 공을 가졌지만 탈삼진 능력이 부족했고 성장이 빠른 투수도 아니었다. 2016년에야 마이애미에서 처음으로 더블A 무대를 밟은 카스티요는 2017년 신시내티에서 트리플A를 거치지 않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빅리그 데뷔시즌을 앞두고 MLB 파이프라인으로부터 받은 평가는 '강력한 공을 가진 투수지만 아직 확실한 역할이 없다' 였다.

카스티요는 흙 속에 묻혀있던 진주였다. 데뷔시즌 15경기에 선발등판해 89.1이닝을 투구하며 3승 7패, 평균자책점 3.12, 98탈삼진을 기록했고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8위에 올랐다.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8.3개였던 9이닝 당 탈삼진은 빅리그에서 데뷔시즌 9.9개로 올랐고 최고 시속 100마일까지 나오는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에 가려있던 환상적인 체인지업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비록 2년차 시즌에 31경기 169.2이닝, 10승 12패, 평균자책점 4.30, 165탈삼진을 기록해 데뷔시즌의 기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3년차 시즌이던 2019년에는 32경기 190.2이닝, 15승 8패, 평균자책점 3.40, 226탈삼진을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2019년 무려 +27.1의 구종가치(팬그래프 기준 전체 1위, 2위 류현진 +24.9)를 기록한 카스티요의 체인지업은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비교될 정도였다.

2년차 징크스를 완전히 털어낸 카스티요는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지난해에도 12경기 70이닝, 4승 6패, 평균자책점 3.21, 89탈삼진을 기록해 신시내티 에이스로 안정 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2019시즌 합류한 소니 그레이와 함께 신시내티 마운드를 이끄는 확실한 원투펀치로 자리했다. 2020시즌 7년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신시내티는 다시 162경기 체제를 회복한 2021시즌 카스티요가 마운드를 확실하게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카스티요는 올시즌 초반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첫 8차례 등판에서 37.1이닝을 투구하며 1승 5패, 평균자책점 7.71, 29탈삼진을 기록했다. 8번의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것은 단 한 번. 나머지 7번의 등판에서는 한 번도 6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5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된 경기도 4번이나 있었다.

몸에는 이상이 없다. 단축시즌이던 지난해 평균 시속 97.4마일이던 패스트볼 구속이 올해 평균 시속 96.2마일로 줄었지만 이전 162경기 풀타임 시즌들과 비교해보면 딱히 유의미하게 구속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2018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5.8마일이었고 2019시즌에도 시속 96.4마일이었다.

볼넷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아니다. 올시즌 카스티요의 9이닝 당 볼넷은 2.89개. 통산 기록(3.17개)보다 낮고 성적이 좋던 지난 2년(2019년 3.73개, 2020년 3.09개)보다도 적다. 공이 느려지지도 않았고 스트라이크 존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이 있다. 바로 헛스윙율이다. 카스티요는 2019년 헛스윙율이 35.5%, 지난해 32.7%였지만 올해는 20.4%로 뚝 떨어졌다. 체인지업, 포심, 슬라이더, 싱커까지 모든 공이 타자들의 배트에 걸리고 있다. 2019년 27.5%, 지난해 37.5%였던 포심의 헛스윙율은 올해 17.1%로 급락했다. 그리고 탈삼진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결정구 체인지업은 커리어 내내 줄곧 40% 이상의 헛스윙율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비율이 26.1%로 뚝 떨어졌다.

헛스윙을 유도하지 못하니 탈삼진이 줄어드는 것도 당연한 이치. 지난 2년 동안 10개를 훌쩍 넘던 9이닝 당 탈삼진은 올해 6.99개에 불과하다. 헛스윙이 돼야 할 공이 타자들의 배트에 걸리며 투구수가 늘어나고 인플레이가 되는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카스티요는 올시즌 스트라이크율 67%를 기록해 커리어 5시즌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다만 공이 스트라이크 존으로는 들어가되 예전과는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카스티요는 확실한 피칭 전략을 가진 투수였다. 좌타자의 몸쪽과 우타자의 바깥쪽, 그리고 높은 코스는 포심으로 공략하고 그 반대 위치에 싱커와 체인지업을 던진다. 그리고 우타자의 바깥쪽 아래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진다. 하이패스트볼에 이어 싱커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체인지업이 들어오면 타자들의 배트는 허공을 가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이 전략이 전혀 듣지 않고 있다. 싱커가 가운데로 몰리며 포심과 존을 나누지 못하고 있고 체인지업은 낙폭이 커지고 횡의 움직임이 줄었다. 그리고 슬라이더도 가운데로 몰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타자 입장에서 싱커와 체인지업은 쉽게 구분되고 포심과 싱커는 동시에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결과 헛스윙은 줄어들고 인플레이 타구와 안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신시내티 입장에서도 답답하다.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다. 결국 카스티요가 스스로 감을 찾아야 하는 문제다. MLB.com에 따르면 5월 14일(한국시간) 카스티요가 쿠어스필드에서 3.2이닝 10피안타 8실점으로 무너진 후 신시내티 데이빗 벨 감독은 "물론 낙담했겠지만 카스티요는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고 너무 큰 재능을 가진 선수다"고 애써 씁쓸함은 감췄다. 배터리인 터커 반하트 역시 "마운드에서 카스티요를 만났을 때 그저 웃어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카스티요는 이날 개인 한 경기 최다 피안타, 최다 실점을 기록했고 신시내티는 카스티요가 등판한 경기에서 7연패를 당했다.

아직 28세인 카스티요는 벨 감독의 말처럼 큰 재능을 가진 선수다. 단지 재능만을 가진 유망주가 아닌 실제로 빅리그에서 성적으로 재능을 증명한 선수기도 하다. 과연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는 카스티요가 언제 감을 회복해 강력한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루이스 카스티요)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이 시각 인기영상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