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B 현역 최고 '도루 억제' 투수 증명..ML 통산 5차례 '픽오프' 명장면

이재국 기자 2021. 5.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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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토 류현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숨은 가치 중 하나는 주자 견제 능력과 도루 저지 능력이다.

류현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선발등판해 6⅔이닝 2실점으로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쳤다. 이날 투구도 투구지만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견제 능력을 발휘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1회초 2사 1루에서 견제로 1루주자 마누엘 마르고트를 잡아냈다.

이로써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개인통산 5번째 '픽오프(Pick off)'를 기록하게 됐다.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 도루 억제 능력의 투수로 평가 받는 류현진이 MLB 데뷔 후 견제로만 주자를 솎아낸 5차례 명품 '픽오프' 순간들을 돌아봤다.

◆1호 Pick off-2013년 5월 6일 SF전

류현진이 LA 다저스에 입단한 첫해였다. AT&T Park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원정경기. 5회말 선두타자 안드레스 토레스에게 중견수 앞 빗맞은 안타를 허용했다. 토레스는 마르코 스쿠타로 타석 때 초구에 도루를 하기 위해 2루로 스타트했다. 이를 눈치 챈 류현진이 오른발을 들어 1루로 향하면서 1루수 후안 우리베에게 송구를 했고, 우리베가 곧바로 유격수 디 고든에게 다시 던져 토레스를 여유 있게 태그아웃시켰다.

◆2호 Pick off-2019년 6월 11일 LAA전

류현진의 LA 다저스 마지막 시즌.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인절스전에서 0-0으로 맞선 1회말 2사 후 앨버트 푸홀스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다음타자 케번 스미스 타석 때 초구를 던지기 전 재빨리 1루수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리드를 하려던 푸홀스는 역동작에 걸리면서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갔지만 에르난데스에게 태그아웃됐다.

◆3호 Pick off-2019년 6월 23일 콜로라도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 2-3으로 뒤진 5회초 선두타자 이언 데스먼드를 우전안타로 내보냈다. 다음타자 데이비드 달 타석 때 2S-1B에서 데스먼드가 도루를 시도하는 순간, 류현진은 오른다리를 들다가 1루 쪽으로 내뻗으며 전광석화처럼 송구했다. 이미 스타트를 끊은 데스먼드는 2루를 향해 달렸고, 류현진의 견제구를 받은 1루수 작 피더슨이 2루수 맥스 먼시에게 던져 주자를 태그아웃시켰다. 콜로라도 벤치에서 비디오판독(챌린지)을 시도했지만 원심 그대로 유지됐다.

◆4호 Pick off-2020년 8월 6일 애틀랜타전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은 첫 해, 류현진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선발등판했다. 1회말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루. 볼카운트 1B-2S에서 류현진이 발을 드는 순간 아쿠냐 주니어가 스타트를 하는 동작을 취하다 움찔했고, 류현진은 반 박자 늦춰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던졌다. 아쿠냐 주니어는 돌아올 수도 없고 2루로 달릴 수도 없는 어정쩡한 상태에서 1~2루 중간에서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5호 Pick off-2021년 5월 24일 탬파베이전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은 TD볼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전 1회초 2사 2루에서 마누엘 마르고트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계속된 2사 1루. 류현진은 볼카운트 1B-0S에서 1루주자 마르고트의 움직임을 포착해 홈으로 투구하는 대신 1루로 견제구를 던졌다. 스타트를 끊은 1루주자 마르고트는 2루로 달려가다 멈췄지만 결국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 토론토 류현진이 24일(한국시간) 탬파베이전 1회에 1루 견제를 하고 있다. ⓒ더니든(미 플로리다주), 조미예 특파원

◆ 통산 도루저지율 50%…MLB 현역 최고 도루 억제력 투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활약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선 모든 구종을 자유자재로 원하는 곳에 던지는 커맨드와 배짱, 타자 심리를 읽는 듯한 운영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주자가 나가면 빠른 슬라이드 스텝과 견제 능력으로 주자의 움직임을 묶어두는 것도 실점을 최소화해 평균자책점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왼손투수이기 때문에 1루 주자를 마주보는 이점이 있기도 하지만, 좌완투수 중에서도 주자를 묶는 능력이 매우 특별하다.

지난 13일 애틀랜타전 브레이브스에서 해설을 맡은 벅 마르티네스는 “류현진의 주자 견제가 훌륭하다”면서 “류현진을 상대로 도루하는 건 불가능하다. 통산 7개의 도루만 허용했다. 슬라이드 스텝이 정말 효과적이다”며 극찬한 바 있다.

마르티네스의 말처럼 류현진이 마운드에 서 있으면 1루주자는 2루 도루를 엄두도 못 낸다. 실제로 2013년 데뷔 후 지금까지 류현진이 이날까지 8시즌 통산 도루를 허용한 것은 7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한 시즌에 1개도 안 되는 꼴이다. 도루 시도는 14차례. 결국 50%라는 매우 높은 도루저지율이 산출된다. 이날까지 860⅔이닝을 던졌으니 9이닝당 0.073개에 불과하다.

500이닝 이상 던진 메이저리그 현역 투수로 범위를 넓혀도 류현진은 가장 적은 도루 허용을 기록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조 머스그로브가 8개로 2위인데, 머스그로브는 통산 547⅔이닝을 던졌다. 9이닝당 도루수로 비교해보면 머스그로브는 0.131개로 류현진의 2배 가까이 된다. 류현진의 도루 억제 능력은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 투수라는 것이 수치로 입증된다.

누군가는 류현진의 통산 ‘픽오프’ 개수가 5개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달리 말하면 그만큼 주자들이 류현진의 견제 능력을 알기에 조심한다고 봐야한다. 견제사를 당하지 않기 위해 베이스 근처에 묶여 있다는 의미다. 이날 탬파베이 마르고트처럼 주자가 작은 틈만 허용하면 류현진에게 당하고 만다.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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