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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L은 여자배구 인기 버블붕괴의 전조일까 [스토리 발리볼]

김종건 기자 입력 2021. 06. 09. 11:59 수정 2021. 06. 0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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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졌다.

우리 여자대표팀이 9일(한국시간) 끝난 2021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 9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자칫 그동안 애써 쌓아올린 여자배구의 인기가 이번 VNL을 계기로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가능성을 걱정하는 소리다.

V리그 출범 때 남자배구의 들러리로 시작했던 여자배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2016년 리우올림픽 8강 등의 국제대회의 좋은 성적을 발판삼아 인기를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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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L 한국-독일의 경기 장면. 사진제공 | FIVB

또 졌다. 우리 여자대표팀이 9일(한국시간) 끝난 2021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 9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올림픽 본선출전 엔트리에 들어갈 김연경 양효진 이소영 등을 투입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그동안 휴식 없이 대회를 준비해온 선수들은 빡빡한 일정에 지친 탓인지 몸이 무거웠다. 평소의 기량도 보여주지 못하며 7연패를 기록했다. 경기 도중 드러난 라바리니 감독의 표정에서 짐작하듯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

VNL 한국-미국의 경기 장면. 사진제공 | FIVB

어차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VNL이지만 무기력한 플레이가 반복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자칫 그동안 애써 쌓아올린 여자배구의 인기가 이번 VNL을 계기로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가능성을 걱정하는 소리다.

V리그 출범 때 남자배구의 들러리로 시작했던 여자배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2016년 리우올림픽 8강 등의 국제대회의 좋은 성적을 발판삼아 인기를 키워왔다. 김연경이 큰 역할을 했지만 다른 많은 선수들이 팬들에게 이름과 얼굴을 각인시킨 계기는 V리그보다는 국제대회였다. 남자보다 높은 국제대회 경쟁력을 바탕으로 여자선수들은 다양한 팬덤을 쌓아가며 차츰 V리그로 팬을 끌어 모았다. 2019~2020시즌부터는 남자배구의 인기를 넘어섰다. 2020~2021시즌은 김연경의 V리그 컴백으로 시청률에서 많은 신기록도 세웠다. 그 돌풍이 이어져 페퍼저축은행이 제7구단으로 출범하며 절정기를 막 이어가려던 차에 인기거품이 꺼지려고 한다.

VNL 한국-벨기에의 경기 장면. 사진제공 | FIVB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여자배구의 낮아진 국제경쟁력이다. 김연경이 한창일 때는 드러나지 않았던 많은 문제들이 이제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VNL에서 우리 대표팀이 상대보다 앞서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 많은 구성원이 바뀌는 바람에 조직력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한 점은 인정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기량 차이는 물론이고 플레이의 완성도가 떨어졌다.

그 것을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습관적으로 선수들을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재 대표선수들은 열심히 봉사한 죄 밖에 없다. 지금의 대표선수들이 현재 V리그가 꾸릴 수 있는 최선의 카드다. 엄청나게 많은 선수자원들 속에서 대표선수를 잘못 뽑은 것도 아니다. 대회에 출전할 건강한 몸 상태를 가졌고 잘 할 것이라고 판단해서 뽑아갔지만 막상 상대와 붙어보니 몰랐던 약점들이 크게 도드라졌을 뿐이다.

VNL 한국-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 장면. 사진제공 | FIVB

한국여자배구의 빈약한 텃밭과 몇몇 선수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 문제를 알고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능력부족이 답답할 뿐이다. 굳이 비난을 하려면 이런 불합리한 시스템을 고치지 않는 것을 지적해야 한다. 다행히 아직 라바리니 감독은 비난에서 제외된 듯하다. 과거 토종감독들이 이와 비슷한 처했을 때를 기억한다면 전혀 다른 반응이다.

누가 팀을 맡아도 어쩔 수 없는 현재 상황을 이해해서 그런 것인지, 외국인감독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인지, 아직 도쿄올림픽본선이 남았기에 판단을 미루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한국여자배구에 위험신호가 왔다는 것이다. 지금은 희생양을 찾지 말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프로 감독들과 협회 연맹 모두 가슴을 열고 대화를 시작할 때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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