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김민수들의 이야기.."나는 OOO 김민수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2021. 6. 1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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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뛰는 동명이인 김민수들
이름은 같지만 꿈꾸는 야구 다 다른 예비 스타
언젠가 모두 특별한 김민수로 기억되려 노력 중

[스포츠경향]

전자가족관계시스템의 데이터를 활용한 ‘한국인의 이름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출생신고 된 이름 중 ‘민수’는 5090명이다. 남자 중에서 110번째로 많은 이름이다. 2009년생 남자 중 726명이 ‘민수’라는 이름을 가졌는데 2020년에는 90명으로 줄었다. 그리고 2021년 KBO리그에는 6명의 ‘김민수’가 있다.

야구선수는 유니폼 뒤에 커다랗게 이름을 써 넣는다. 이름은 곧 존재다. 많은 선수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름을 바꾸는 일도 잦다. 그 점에서 동시대를 뛰는 6명의 김민수는 조금 특별하다. 프로골퍼 이정은6가 있지만 이정은들이 모두 동시대를 뛴 것은 아니다.

삼성 김민수 | 삼성 라이온즈 제공


6명 중 삼성 포수 김민수(30), KT 투수 김민수(29), 롯데 내야수 김민수(23), NC 내야수 김민수(23) 등 4명의 김민수에게 이름과 야구에 대해 물었다. 이름은 같지만 야구로 꾸는 꿈은 모두 다르다.

■너무 흔한 ‘김민수’

김민수들은 살아오면서 여러 ‘민수’들과 만날 수밖에 없다. KBO리그에는 ‘김민수’외에도 전민수(NC), 강민수(KIA), 왕민수(키움) 등이 뛰고 있다. KT 김민수는 “매년 같은 학년에 꼭 김민수가 있었고, 같은 반이었던 적도 여러번이었다”고 말했다. 삼성 김민수는 “대학시절 같은 과에 김민수만 4명이었다. 지금까지 다들 친하게 지낸다”고 전했다.

리그에도 김민수가 많으니 야구장에서도 맞부딪힌다. 롯데 김민수는 “KT 김민수 선배가 상무 계실 때 퓨처스에서 상대한 적이 있다. 김민수가 던지고 김민수가 치는 게 지금 생각해도 재밌다”고 말했다. 올시즌 1군 맞대결에서는 KT 김민수가 롯데 김민수를 삼진으로 잡았다.

KT 김민수 | KT WIZ 제공


에피소드가 없을리 없다. 삼성 김민수는 “구단 행사 경품 추첨 때 ‘김민수’가 호명됐는데 나 말고 또 한 분이 일어섰다”고 전했다. 삼성 프런트 육성팀에도 김민수가 있다. 김민수는 “결국 둘 다 상품을 받았다”며 웃었다.

NC 김민수의 에피소드는 짠하다. 김민수는 “중학교 시절 좋아하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내게 전화가 와서 설레면서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다른 김민수한테 전화를 한 것이었다. 너무 슬펐던 기억이다”라고 전했다.

■보통 사람 ‘김민수’

모든 선수는 선수이기에 앞서 청춘이고 사람이다. 큰할아버지가, 큰아버지가,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지만 롯데 김민수를 빼고 3명 모두 “이름 바꾸고 싶었던 적 많다”고 말했다. 삼성 김민수는 “한글자 이름으로 바꿀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KT 김민수는 “너무 흔한 이름이라서 창피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야구 말고, 다른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물었다. 롯데 김민수는 “커피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저 자주 많이 마시는 정도를 넘어 커피 맛을 구분하길 좋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김민수는 “원정경기 갔을 때 여기저기 유명한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셔보고 비교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KT 김민수는 음악 마니아다. 이른바 ‘톱백(100)’을 듣는 게 아니라 ‘록’을 사랑한다. 삼성 김민수는 낚시와 골프가 취미다. 시즌 중에는 여유가 없지만 시즌이 끝나면 삼매경에 들어간다. NC 김민수는 영화를 사랑한다. ‘최애캐’가 ‘스파이더맨’이다.

롯데 김민수 | 롯데 자이언츠 제공


3년뒤 꿈을 묻는 질문에 KT 김민수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유행하는 선호도 질문에 3명은 신라면파, 민초단, 찍먹파, 후라이드파에 해당했지만 삼성 김민수는 진라면파에 반민초단, 양념치킨파였다.

■야구 선수 ‘김민수’

어린이 ‘김민수’들에게 야구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삼성 김민수는 “TV로 박진만 코치님 수비를 보고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다. 생일선물로 ‘야구 시켜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KT 김민수의 꿈은 원래 축구선수였다. 전학신청을 하고 기다리던 중 의정부 리틀야구 창단 공고가 떴다. “한 번 나가봤다가, 너무 재밌어서 야구로 바꿨다”고 밝혔다. 롯데 김민수는 “야구 좋아하는 부모님 따라 다니다”가, NC 김민수는 “친한 친구가 야구하려고 전학갔는데, 그거 따라갔다가” 야구 선수가 됐다.

지금도 야구는 가슴을 뛰게 하는 종목이다. 삼성 김민수는 “도루 잡을 때 가장 짜릿하다”고 전했다. 김민수의 도루저지율은 37.5%다. KT 김민수는 “위기 막고 팬들이 이름 불러줄 때 짜릿하다”고 했다. 김민수는 9홀드를 기록 중이다.

NC 김민수 | NC 다이노스 제공


아직은 ‘김민수’지만, 성장과 함께 존재감은 커진다. 어떤 김민수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물었다.

NC 김민수는 “나는 아직 1군 데뷔를 못해서 많은 분들이 모른다. NEW 김민수로 인사한 뒤 BEST 김민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수 중 가장 큰 형인 삼성 김민수는 “김민수 오브 김민수”라고 밝혔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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