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홈런·폭투..낯선 양현종

배영은 입력 2021. 6. 14. 00:04 수정 2021. 6. 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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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만의 등판서 또다시 어려움
신체적·정신적 피로 누적 역력해
양현종. [AFP=연합뉴스]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사진)이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 최대 고비를 맞았다. 선발진 탈락 후 첫 등판에서 홈런 두 방을 맞아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양현종은 12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 원정 경기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와 1과 3분의 1이닝 4피안타(2피홈런) 2실점 했다. 지난달 3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선발 등판 이후 12일 만에 밟은 마운드였다.

상황도, 결과도 좋지 않았다. 텍사스 선발 마이크 폴티네비치가 2와 3분의 2이닝 동안 8실점(7자책점) 하고 물러난 뒤였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마침내 불펜을 지키던 양현종을 호출했다. 팀이 0-8로 크게 뒤진 3회 말 2사 1루에서 공을 넘겨받은 양현종은 일단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무사히 이닝을 끝냈다.

4회 말 선두 타자 앨버트 푸홀스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솔로 홈런을 맞았다. 2사 후엔 윌 스미스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좌월 솔로포로 연결됐다. 양현종은 이후 안타와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A.J. 폴록 타석에선 4구째를 던지다 공이 손에서 빠졌다. 포수가 잡을 수 없을 만큼 높이 날아가 백스톱(포수 뒤 그물)을 때리는 폭투였다. 추가 실점은 막았지만, 평소 양현종이라면 있을 수 없는 제구 난조였다.

양현종 MLB 등판 일지

양현종의 MLB 도전은 가시밭길이다. 스플릿 계약(MLB와 마이너리그 연봉에 차등을 두는 계약)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MLB에 올라왔다. 고난의 시작이었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다. 처음엔 불펜 롱 릴리프로 기용했다. 첫 선발 등판(지난달 6일 미네소타전)에서 삼진 8개를 잡고 호투했지만, 불펜으로 돌아갔다.

절호의 기회가 온 건 지난달 20일 뉴욕 양키스전이다. 감독이 처음으로 “당분간 양현종을 선발로 쓴다”고 선언했다. 양현종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세 경기 만에 다시 선발진에서 빠졌다. 그 후 마운드에서 공 하나 던지지 못하고 11일을 보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현종은 KIA 타이거즈에서 2009년부터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12년간 루틴에 따라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시즌을 보냈다. 올해는 모든 게 송두리째 바뀌었다. 계약이 늦어 캠프를 제때 시작하지 못했다. 새로운 환경, 낯선 언어, 더 높은 수준의 경쟁자, 더 강한 상대 타자, 불확실한 보직, 들쑥날쑥한 등판 일정 등 쉬운 게 하나도 없었다.

양현종은 그 모든 걸 극복하려고 애썼지만, 매 경기가 ‘시험대’인 상황이다 보니 신체적, 정신적 피로가 누적됐다. 그는 지난달 3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패한 뒤 “확실히 빅리그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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