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킬리만자로 등반, 결혼도 같은날 한 절친의 활약

장민석 기자 입력 2021. 6. 14. 20:13 수정 2021. 6. 1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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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절친 백정현·김헌곤 올 시즌 맹활약
백정현은 좌완 에이스, 김헌곤은 타선의 활력소
올 시즌 스프링캠프 당시 백정현과 김헌곤. 둘은 킬리만자로산을 함께 다녀온 절친한 사이다. / 최문영 스포츠조선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백정현(34)과 김헌곤(33)은 같은 날 웨딩마치를 울렸다. 야구 선수들은 비시즌에 식을 올려야 해서 12월에 결혼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

둘은 나란히 2018년 12월 2일에 백년가약을 맺었는데 김헌곤이 먼저 날짜를 잡은 백정현에게 양해를 구하고 1시간 30분 간격을 두고 식을 올렸다고 한다.

어쨌든 둘은 절친한 사이다. 2019시즌이 끝나고는 함께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산에 다녀왔다. 사실 백정현은 이름부터 생소한 페로제도(아이슬란드와 셰틀랜드 제도 중간의 덴마크령 제도)로 신혼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소문난 여행 마니아다.

그의 인스타그램에 가보면 뉴질랜드와 페루, 볼리비아, 아이슬란드, 탄자니아 등 평소 일반 사람들이 가기 어려운 여행지가 등장한다.

사진 촬영이 취미이기도 한 그는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로 2019년 추석 때 라이온즈파크에서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당시 백정현은 “킬리만자로산이 일반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산이라 들어서 꼭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 여행에 동행한 이가 김헌곤이다. 야구 밖에 모르는 성실한 선수로 정평이 나 있는 김헌곤은 하와이 신혼여행 외엔 해외 여행 경험이 거의 없었지만 백정현의 제안에 군말없이 따라나섰다. 김헌곤은 관광 명소가 많은 유럽을 내심 상상했지만, 백정현은 “킬리만자로산으로 가자”고 이끌었다. 힘겨운 일정이었지만 얻는 게 많았다고 한다.

‘결혼 동기’이자 ‘킬리만자로 동기’인 두 선수는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백정현은 6월 들어 무실점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 정재근 스포츠조선 기자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2007년 삼성에 입단한 백정현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노린다. 그는 2017년과 2019년에 세운 8승이 개인 최다승이다. 그런데 벌써 5승을 거두며 최초의 시즌 10승에 도전하고 있다.

승수보다 평균자책점이 눈길이 간다. 백정현은 이번 달 들어선 세 번의 선발 등판에 7.2이닝, 5.2이닝, 6이닝을 던지며 모두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평균자책점이 2.88로 리그 9위다.

특히 국내 좌완 선발 중에선 독보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다. 토종 국내 선발 중 유일하게 규정 이닝을 채우면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가 5.24로 높은 편이지만, 잔류율이 83.5%로 리그 3위일 만큼 위기 관리 능력이 좋다.

도루 저지도 리그 최다다. 백정현이 올 시즌 마운드에 있을 때 상대 주자가 6번 뛰어 6번 모두 아웃됐다. 최근 페이스는 ‘백쇼(백정현+커쇼)’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활약이다.

김헌곤은 올 시즌 삼성 하위타선에서 쏠쏠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 최문영 스포츠조선 기자

김헌곤의 활약도 쏠쏠하다. 4월 타율 0.219로 부진했던 그는 5월에 타율 0.358, 4타점으로 삼성 타선에 활력을 줬다. 이번 달에도 타율 0.346으로 좋은 모습이다.

13일 NC전에선 8회말 4-3에서 5-3으로 달아나는 귀중한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김헌곤의 커리어 하이 시즌은 타율 0.300, 11홈런 71타점을 기록한 2018시즌.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쳐 타율 0.248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그가 올해 하위 타선에서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뛰어난 외야 수비도 삼성엔 큰 힘이 된다. 통산 42개의 보살을 기록한 그는 올해도 보살 3개로 강한 어깨를 자랑하고 있다.

백정현과 김헌곤 등 여러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공동 2위(33승25패)를 달리는 삼성은 15일부터 두산과 3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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