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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최종 예선' 박항서 감독의 겸손, "신화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오종헌 기자 입력 2021. 06. 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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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오종헌 기자 =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진출 소감을 전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6일 오전 1시 45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최종전에서 UAE에 2-3으로 패했다. 

이날 박항서 감독은 경고 누적으로 벤치에 앉지 못했다. 베트남은 전반전 2실점을 포함해 내리 3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막판 저력을 보여주며 한 점 차까지 따라 붙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베트남은 승점 17점에 머물며 조 2위로 내려갔지만 와일드카드 자격을 확보,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

이로써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축구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이미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 4위, 2018 동남아 축구연맹 스즈키컵 우승, 2019 동남아시안게임 우승 등 수많은 업적을 이뤄내며 베트남의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박항서 감독은 16일 오후 베트남 현지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디제이매니지먼트'를 통해 화상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새로운 목표를 달성한 박항서 감독은 취재진들을 향해 환하게 인사를 한 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했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올해 최우선 목표이자 과제였다. 이제 최종예선에서 한 수 위의 팀들과 어떻게 경쟁할지 고민이 된다. 지금까지 많은 응원과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하 박항서 감독 일문일답

- 최종 예선 진출 소감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했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올해 최우선 목표이자 과제였다. 어제 경기에서 초반에 대량 실점을 해서 아쉽다. 하지만 운이 좋아서 목표를 달성했고, 이제 최종예선에서 한 수 위의 팀들과 어떻게 경쟁할지 고민이 된다. 지난 4년 동안 매 도전을 선수들과 함께 해나갔다. 또 새로운 시간이 온다. 지금까지 많은 응원과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 어제 경기는 어디서 지켜봤나

벤치에 앉지 못해서 AFC에서 마련한 일반석 지정 좌석에서 봤다. 경기 시작 전에 호주와 요르단의 경기가 있었고 호주가 이겨서 우리가 최종 예선 진출이 확정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다소 안심하고 경기를 봤다. 지난 말레이시아전 승리 후에는 선수들이 정말 기뻐했다. 하지만 이번에 라커룸에 들어가니 져서 그런지 표정이 별로 좋지 않더라(웃음).

- 연이은 베트남 신화, 얼마나 발전했나

아직 신화 정도는 아니다(웃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처음 부임했을 때나 지금이나 코칭 스태프가 그래도다. 모두 내가 하려는 전술적인 부분이나 여러 사항들을 잘 숙지하고 있고, 많이 도와준다. 베트남에 와서 스즈키컵 우승을 포함해 많은 성과를 달성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이 안주하지 않을까 고민했다. 베트남 선수들은 감독의 지시사항을 잘 받아 들인다. 적극적으로 따라오려는 자세가 있다. 아직 그 외 인프라나 시스템은 부족하지만 선수들의 태도는 긍정적이다.

- 최종 예선을 앞두고 "내 역할을 여기까지"라는 발언은?

여러 의미가 함축된 말이었다. 그 발언을 했던 이유는 베트남에서 와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몇 가지 달성했다. 실패 경험도 있지만 대부분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 동남아에서는 정상에 올랐지만 이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최종 예선 진출이 목표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최대 과제라고 생각해서 말했던 것이다. 당장 떠날 생각은 없다. 2022년 1월까지 계약 기간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그것은 약속이다. 

- 최종 예선 계획과 목표

2차 예선과 최종 예선은 수준이 전혀 다르다. 선수들에게도 이런 부분들을 설명했다. 이제 고민이 많다. 새로운 도전과 과제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 한다. 사실 어떻게 망신 당하지 않을까 고민이 많다(웃음). 선수들도 아시아 정상권 팀들과의 경기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 벤투호와의 맞대결 가능성?

한국은 만나지 않는 게 좋다. 부담스럽다. 감독의 레벨이나 피파 랭킹이 상대가 되지 않는다(웃음). 물론 영광이다. 붙게 된다면 도전하는 자세로 임할 것이고, 한국과 경기하면 많은 관심을 받겠지만 아무래도 강한 전력을 갖췄고 나의 조국이기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 베트남 축구의 발전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

베트남은 현재 프로팀이 1부 리그에 14팀, 2부 리그에 10팀이 있다. 환경은 열악한 상태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베트남 국민들의 축구 사랑이 정말 대단하다. 축구가 발전하려면 감독과 함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협회나 정부, 프로팀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대표팀은 아직 영양사도 없다. 최근 영양학 관련 박사님을 초청해 강연을 했는데 선수들 반응이 좋더라. 이런 것들이 갖춰지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지난 5월 7일부터 하노이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그때 갑작스럽게 코로나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침 정부에서 선수들에게 백신 접종을 1, 2차 모두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하노이에서 훈련할 때 정부의 지침 때문에 한 달 동안 선수들이 호텔과 훈련장만 이동했다. 어려운 부분이 있었겠지만 잘 견뎌주었다. 

- 벤투호 6월 A매치와 손흥민, 황의조에 대한 평가

사실 이번 한국 경기를 챙겨보지 못했다. 그리고 손흥민과 황의조는 한국 A대표팀 선수들이면서 동시에 세계적인 수준의 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후배들이라고 생각하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 얼마 전 세상을 떠난 故유상철 감독에게 한마디

훈련하고 들어왔는데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한테 전화가 와있더라. 느낌이 이상해서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유상철 감독의 부고 소식을 전해줬다. 정말 안타깝다. 저번에 한국 갔을 때 만났는데 그때는 상태가 굉장히 호전되고 있다고 해서 기뻤다. 할 일도 많은데 너무 일찍 갔다. 마음이 아프다. 2002 월드컵 추억부터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잘해주지 못했던 부분이나 도와주지 못했던 것들이 아쉬웠다. 감정이 교차되고 마음이 아프다. 하지 못한 일들 편안하게 하늘 나라에서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향후 일정

우선 정부 지침에 따라 호치민으로 돌아가서 2~3주 정도 격리할 예정이다. 일정 기간 격리 기간이 끝나면 다시 하노이로 갈 것이다. 7월 1일 최종 예선 조편성이 완료되면 그에 따른 대비와 보완이 이뤄질 것이다. 리그 경기도 보러가야 한다. 그리고 최종 예선이 9월에 진행된다는데 홈 앤 어웨이 방식이 아니라 이번처럼 진행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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