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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이지 마" "뛰지 마" 못 말리는 외인듀오의 책임감과 열정..사령탑이 나섰다[잠실현장]

정현석 입력 2021. 06. 17. 06:10 수정 2021. 06. 1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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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다운 승부욕이었다.

주중 첫 경기이던 전날 15일, 선발 김대우의 타구 부상으로 두산전에 무려 7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불펜 소모가 심했던 사실을 에이스는 잘 알고 있었다.

보다 못한 허삼영 감독이 나섰다.

경기 후 "선발 뷰캐넌이 7회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해 자책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가는 경기마다 100구 이상씩 던지며 최고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에이스의 헌신을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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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잠실야구장에서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3회 실점 위기를 넘긴 삼성 선발 뷰캐넌이 포효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6.16/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에이스다운 승부욕이었다.

승리 투수를 오히려 감독이 위로해야 하는 상황. 삼성 더그아웃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풍경이다.

삼성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8차전에서 3회 터진 호세 피렐라의 데뷔 첫 그랜드슬램과 선발 뷰캐넌의 6이닝 3실점 호투로 5대3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 선발 뷰캐넌은 6이닝 동안 4사구 없이 6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3연승을 달리며 시즌 8승째(2패)를 수확했다.

6회까지 94구를 던진 뷰캐넌은 당연한 듯 7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주중 첫 경기이던 전날 15일, 선발 김대우의 타구 부상으로 두산전에 무려 7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불펜 소모가 심했던 사실을 에이스는 잘 알고 있었다.

스스로 7이닝을 막아 불펜 부담을 최소화 하고자 했다. 하지만 야구, 뜻대로 되지 않았다.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KIA와 삼성 경기. 7회초 1사 2루 박찬호에게 볼넷을 허용한 뷰캐넌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6.10/

5-1로 앞선 7회말 선두 양석환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투구수 99개. 정현욱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뷰캐넌은 더 던지겠다고 했다.

하지만 허경민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투구수 103개. 정 코치가 재방문 했다. 속 상한 뷰캐넌은 등을 돌리고 섰다. 결국 어깨를 두드려 주는 정 코치의 손길을 뒤로 하고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을 향했다. 3루측 삼성 팬들은 기립박수로 에이스의 역투에 화답했다.

더그아웃에 들어온 뷰캐넌은 분을 삭이지 못했다. 고개를 숙인 채 연신 머리에 생수를 뿌리며 열을 식혔다. 평소 등판하지 않는 날, 익살기 넘치는 더그아웃 유쾌남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보다 못한 허삼영 감독이 나섰다. 경기 후 "선발 뷰캐넌이 7회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해 자책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가는 경기마다 100구 이상씩 던지며 최고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에이스의 헌신을 치하했다.

2021 KBO리그 NC다이노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피렐라가 4회초 무사 1루에서 구자욱 중전안타때 실책을 틈타 득점을 올리고 있다. 창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5.27/

짐 싸들고 말려야 하는 건 이날 벼락 같은 만루포로 역전승을 선사한 특급 타자 호세 피렐라도 마찬가지.

평발 통증을 안고 사는 그는 그라운드만 나서면 제어가 안된다. 폭주는 본능이다. 허 감독을 비롯, 코칭스태프는 다칠세라 노심초사다. "뛰지 말라는데 뛰어버리니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 한다. 피렐라도 "코칭스태프에서 좀 자제하라고 말하지만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아픈 것도 잊고 전력질주 하게 된다"며 "매 경기 이기고 싶기 때문에 무조건 뛰게 된다"며 의지의 영역을 벗어난 문제임을 암시했다.

못 말리는 뜨거운 열정과 투철한 책임감의 투-타 외인 듀오. 역대급 히트 상품 덕분에 최근 5년간 고전하던 삼성 야구가 확 달라졌다. 강하고, 끈끈하고, 저력있는 모습으로 왕조 시절의 영광을 되찾아가고 있다.

수년 간 없었던 외인 복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모양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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