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미리 신고합니다"..KIA 강속구 투수, 한승혁이 돌아온다 [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1. 6. 25. 07: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KIA 타이거즈 제공


한승혁(28)은 한때 KIA를두근두근 가슴 뛰게 했던 투수다. 2011년 1라운드 지명 선수로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아 데뷔는 1년 늦었지만 빠른 공을 던지는 차세대 선발 투수로 기대받았다. 시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진 한승혁이 2017년에는 전광판에 157㎞를 찍자 떠들썩했다. 2000년대 후반 젊은 강속구 투수가 많았던 KIA에서도 한승혁은 설레는 광속구 투수였다.

가장 기대받은 KIA ‘영건’의 꿈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구속 대신 제구가 불안정해 자신만의 자리를 만들지 못하던 한승혁은 2018년 드디어 한 단계 올라서는 듯 보였다. 21경기 중 19경기에 선발로 나가 7승(3패)을 거뒀다. 그런데 부상이 찾아왔다. 스프링캠프에서 허벅지 내전근 부상을 당했다. 그렇게 조기귀국한 뒤 한 경기도 나가지 못했다. 재활하던 한승혁은 입대했다.

2019년 9월 입대한 한승혁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다. 어느 덧 22개월이 지나 7월6일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아꼈던 휴가를 모아 한승혁은 조금 일찍 KIA로 돌아왔다. 한승혁은 24일 오전 함평 챌린저스필드의 재활군으로 합류했다.

입대 전 한승혁은 자신을 놓아버린 상태였다. 늘 기대와 실망을 오가는 길도 견디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 좀 되려나 싶을 때 부상이 찾아오자 좌절했던 한승혁에게 마운드를 떠나 있던 지난 2년은 오히려 마음을 새로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한승혁은 “야구가 그리워서 미칠 것 같지는 않았다. 힘들었던 시간이 더 많아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처음에는 잘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야구를 떠난 상태로 생각도 많이 하면서 다시 시작해보자는 기분으로 바뀔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승혁은 그동안 부모님이 계시는 경기도 김포시에서 복무했다. 아침에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을 먹고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몸부터 다시 만들어갔다. 처음 몇 달은 야구를 완전히 놓은 채 체중 관리에 들어갔다. 5개월 뒤에는 보강운동을 시작했다. 다시 야구하려면 더이상 아프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트레이닝센터도 이용할 수 없게 됐지만 중학교 은사의 도움을 받아 인근 중학교에서 피칭 훈련을 할 수 있었다. 지난 3월부터는 본격적인 피칭 훈련까지 하며 복귀를 준비해왔다.

한승혁은 입대 전에 비해 몸무게를 8㎏이나 감량한 채 함평으로 돌아왔다. 불펜피칭 단계까지 올린 상태로 합류했다. 아프던 곳도 다 나았다. 한승혁은 “2019년에는 내전근 부상 이후 던질 때 킥을 해서 릴리스까지 나가는 것이 엄청 부담스러웠다. 아플까봐 불안해서 다리가 멀리 나가지 못했는데 이제는 피칭할 때 그런 느낌이 하나도 없다. 그게 없어지면서 큰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KIA는 올시즌 심각한 마운드 고민에 고전 중이다. 단 한 명의 보강 자원이라도 반가운 상황이다. 군보류 선수는 소집해제 뒤 팀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등록할 수 있다. 합류해 훈련하고 몸 상태를 확인한 뒤 KIA가 판단하는 일정에 따라 한승혁의 복귀 일정은 정해질 전망이다. 한승혁은 “당장 들어갈 자리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팀에 돌아가는 것이니 몸 잘 끌어올리면서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과거의 한승혁은 부상 혹은 부진이 올 때 크게 흔들리며 버티지 못했다. 서른살을 향하며 돌아온 한승혁은 한층 단단해졌다. 한승혁은 “이제는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야구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또 부상이 찾아올 때도 있겠지만 전처럼 멘탈 흔들리지 않고 최대한 빨리 회복하도록 하겠다”며 “이제 마냥 어린 나이도 아니고 야구할 날이 그렇게 많이 남지도 않았다. 해보고 안 되더라도 나중에 후회하며 괴로워하지 않도록, 매경기 같은 컨디션으로 등판할 수 있게 몸 관리 잘 해서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