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People] LG 트윈스 유강남

조회수 2021. 7. 8. 09: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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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아이콘

h야구에서 포수만큼 바쁜 포지션이 있을까? 투수 컨디션, 볼 배합, 수비 포메이션까지. 게다가 요새는 타격도 빼놓을 수 없다. 그라운드 안에서 경기에 나선 모든 팀원을 바라보는 만큼 신경 써야 할 것도 많다. 경기 외적으로도 바쁘다. 합을 맞추는 투수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일종의 ‘투수 상담사’인 셈이다. 그래서 포수는 쉽지 않은 자리다. 한 팀의 투수진을 통째로 흔들 수도, 이끌 수도 있기 때문이다. ‘투수왕국’ LG 트윈스를 이끄는 포수 유강남이 대단한 이유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조예은 Location 잠실 야구장

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과 세 번째 만남이네요! (6월 14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LG 포수 유강남입니다. 다시 인터뷰하게 돼서 영광입니다.

이번에는 표지 모델로 함께 하게 됐어요.
표지 모델로 선정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뻤어요. 촬영이 조금 긴장되기도 했는데, 자세를 지정해주셔서 편하게 찍을 수 있었어요.

#이제는 중고참

11년 차 KBO리그 선수예요. 이제는 시즌을 보내는 게 익숙하겠어요.
컨디션은 계속 잘 유지하고 있어요. 다만 엊그제 슬라이딩하는 과정에서 어깨 쪽을 다쳐서 신경 쓰이긴 해요. 큰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죠.

이제 여름이 시작되고 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나요?
전혀 문제없어요. 체력이 제일 자신 있거든요. 그날 경기에서 이기면 더 힘이 나요. 물론 지는 날에는 조금 더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다음 날이 되면 다시 괜찮아지더라고요. 포수로서 장점이라고 봅니다.

이제는 중고참인데 올 시즌의 LG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해요.
지금 투수진이 우수한 성적을 내면서 팀도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는 게 고무적인 부분이에요. 우리 투수진에 젊은 선수가 많아요. 이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장기적으로 LG를 이끌게 될 거로 보거든요. 앞으로도 LG의 투수진이 KBO리그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끔 동행하고 싶어요. (팀 전체적으로는 어떤 것 같나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타격 사이클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타격은 올라오기 마련이거든요.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타자들도 잠재력을 폭발시켜서 투타의 조화가 이뤄지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 해요.

목표로 하는 연차가 있을까요?
앞으로 10년은 더 하고 싶어요. 21년이면 정말 오래 하는 거잖아요?

결승타 7개로 리그 결승타 공동 2위예요. 집중력의 비결이 있다면요?
일단 찬스가 오면 매 타석 집중하려고 해요. 결승타는 경기 후반뿐 아니라 초반에도 나올 수 있거든요. 그래서 우선 득점권 상황이 되면 조금 더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특히 제가 해결한다는 생각보다 다음 타자에게 연결해준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하려고 하고요. 앞으로도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요.

4월 8일엔 대타로 나와 만루홈런도 쳤어요.
장타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서진 않았어요. 만루 상황이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스윙하자는 마음이 컸어요. 후회 없이 돌리자는 결심을 하고 휘둘렀는데 앞에서 공이 잘 걸렸죠. 덕분에 장타로 연결됐어요.

반면에 올 시즌 우완 언더핸드 투수 상대로 18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어요. 특히 지난해부터 잘 맞지 않는 것 같은데요.
스윙 궤적의 차이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제가 다리를 들고 치는 유형이다 보니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요. 저도 해결 방법을 찾아가고 있어요. 언더핸드 투수를 상대하지 않을 순 없으니까요. 제가 타석에 서면 상대 팀에서 일부러 언더핸드 투수를 낼 수도 있고요. 앞으로 제가 프로 생활을 하면서 이겨내야 할 부분이에요.

올스타 투표도 시작했어요. 욕심이 날 법도 한데요.
제가 속한 나눔 올스타에 뛰어난 포수인 양의지 선배가 있으니까 큰 욕심은 없어요. 올스타는 팬분들이 뽑아주시는 자리잖아요. 제가 조금 더 야구를 잘하면 많이 뽑아주시지 않을까 해요. 올스타 투표 기간에 더 좋은 모습과 경기 결과를 보여드린다면 자연스럽게 팬분들의 표도 따라오겠죠?

#’월드 스타’ 유강남

5월 21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일단 너무 정신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런 경기를 처음 겪다 보니 당황스러웠죠. 그 플레이 하나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만 제가 실수를 한 부분이니까 빠르게 인정하려고 노력했어요. 오늘은 졌지만, 다음 경기, 그다음 경기는 저 덕분에 이길 수 있도록 하자고 다짐했죠.

그날 밤에 잠이 안 왔을 것 같아요.
그날은 잠이 안 왔어요. (웃음) 잊으려고 했지만, 그래도 후유증이 며칠은 가더라고요. 임팩트 있는 실수였기 때문에 기사도 여럿 나왔고요. 계속 생각이 나긴 했지만, 이미 끝난 일이고 떠올려봤자 제게 마이너스밖에 되지 않으니까 지우려고 노력했어요. 지금은 다 잊었어요.

메이저리그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더라고요.
저도 봤어요. 그런데 제가 실수를 하고 난 뒤에 이상하게 KBO리그도 그렇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상한 플레이가 나오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한편으로는 위로가 됐어요. 조금 재미있기도 했고요. (‘나만 실수를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마음도 들었겠네요.) 사람이 살면서 실수를 하지 않을 순 없으니까요. 다른 선수들과 코치님도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런 플레이가 나오니 신경 쓰지 마라” 하며 장난스럽게 말해주기도 했고요. 물론 다음부터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죠.

그 뒤로 의도치 않게 ‘퇴마 포수’라는 별명이 생겼어요.
아, 그건 알아요. 야구 기사를 보다 보면 그런 표현이 헤드라인에 붙어있더라고요. 그래서 알게 되기도 했고 선수들이 알려주기도 했어요. 제게는 씁쓸한 별명이죠.

6월 2일 강백호의 타석에서 나온 제스처도 큰 화제가 됐어요.
그것도 알고 있어요. (굉장히 다급해 보이기도 하고, 신나 보이기도 했는데 실제로는 어땠나요?) 타자의 방망이가 나오면 포수 자리에서도 느껴지거든요. 저는 정말 100퍼센트 스윙을 했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강백호 선수가 아주 잘 치는 타자잖아요. 당시엔 4할을 치고 있기도 했고요. 출루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경기 운영을 하고 있었죠. 그런 상황이 겹치면서 조금 과하게 표현됐어요.

팬들이 또 별명을 붙여줬더라고요. ‘뮤지컬 강남’, 어떤가요?
사실 좀 오버한 부분도 있긴 해요. (웃음) 그래도 이런 별명은 좋은 의미에서 나온 거니까 괜찮아요. 그래도 ‘퇴마사’ 같은 별명은 좀 씁쓸해요.

#야전사령관의 품격

우리나라에서 프레이밍으로 손꼽히는 선수예요. 스트라이크존으로 공을 끌어오는 기술이 절대 쉽지 않을 텐데 비법이 있나요?
비법은 딱히 없어요. 어릴 때부터 김정민 배터리 코치님과 훈련한 결과죠. 제가 공 잡는 걸 워낙 좋아하거든요. 투수가 공을 던질 때 신나게 해주는 포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거든요. 공이 포수 미트에 제대로 꽂히지 않으면 ‘틱틱’ 하는 소리가 나요. 정확히 잡으면 투수들이 좋아하는 ‘펑’ 소리가 나고요. 정확히 공을 잡아야 소리도 크게 나죠.

특히 외국인 투수들이 좋아하더라고요. 뿌듯한가요?
어떤 투수가 등판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고자 해요. 그런 진심을 느끼지 않았을까 해요. 지금 투수진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어서 외국인 투수들도 저를 높게 평가해준 것 같네요.

투수들에게 사랑받는 포수가 되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가장 큰 부분은 대화예요. 경기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 서로 대화를 통해 고쳐야 할 부분과 유지할 점을 논의해야 하니까요. 그런 식의 소통이 이뤄져야 투수와 포수 간의 믿음이 생겨요. 저 혼자만의 힘으로 좋은 투구를 끌어낼 순 없으니까요. 함께 대화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갔을 때, 그리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을 때 신뢰가 쌓이죠. 그렇게 시즌을 함께 보내다 보면 서로의 마음도 잘 읽을 수 있게 되고요. 그런 부분이 지금 투수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 뿌듯해요.

투수와 소통도 해야 하니 라커룸에서도 바쁘겠어요.
투수들이 다가오면 시간을 빼서라도 이야기를 나눠요. 그건 포수의 숙명이죠. 사실 저만의 시간도 필요하긴 해요. 그렇지만 그 친구들이 저를 필요로 해서 찾는 거니까요.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투수들이 저를 믿는 만큼 저도 최선을 다하고 느낀 점을 성심성의껏 이야기해주려고 해요.

프로 생활을 오래 하다 발견하게 된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요?
딱히 없네요. 경기 결과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에요.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해서 결과를 내는 수밖에 없죠. 저는 스스로 채찍질을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앞으로 계속 프로 생활을 하려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는 것도 숙제예요. (취미는 따로 없나요?) 시즌 중에는 경기를 복기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해서 시간이 나지 않아요. 특히 포수니까 더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비시즌에는 맛있는 것도 자주 먹고 하면서 머리를 비우는 시간을 가져요. 그럴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기도 하고요.

가장 도움이 되는 주변인을 꼽자면 누가 있을까요?
배터리 코치를 맡고 계신 김정민 코치님이요. 제게 좋은 영향을 많이 주시는 분이죠. 코치님이 2011년에 처음 코치 생활을 시작하셨는데, 그게 제가 입단하던 해였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야구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2019년부터 잠시 떨어져 있다가 다시 함께하게 돼서 너무 기뻐요. 지금도 멘탈적으로나 경기력과 관련해서도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죠. 제 조력자 역할을 해주시는 코치님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은 뭐가 있는지 궁금해요.
한 가지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말을 많이 해주세요. 그중에서 항상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있어요. ‘준비를 실패한 것은 실패를 준비한 것이다’라는 말인데요. 항상 강조하시는 부분이라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그리고 요즘엔 야구가 전부가 아니니 즐기며, 웃으며 하라고 말씀해주시거든요. 그 말씀이 제 뇌리에 깊게 박혔어요.

<더그아웃 매거진> 공식 질문입니다. 유강남에게 야구란?
알 수 없는 존재 같아요. 변수가 많고 실전에서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야구는 물음표예요.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인사해주세요.
이렇게 좋은 기회로 만나 뵙게 돼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제가 야구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팬분들이 야구장에서 웃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더그아웃 매거진>도 많이 구독하고 찾아봐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야구장에서 뵙겠습니다!

***
취미는 야구, 특기는 연습. 인생에 야구가 전부는 아니라지만 유강남의 인생은 야구가 전부다. 젊은 투수진을 이끌며 항상 투수가 신나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포수라는 포지션에 누구보다 큰 자부심을 지니고 경기에 나선다. 사랑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포수의 덕목은 믿음직함이라고 하지 않던가. 든든한 포수 유강남이 있는 한 LG의 마운드는 언제까지나 굳건할 것이다.

▲ 더그아웃 매거진 123호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3호(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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