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가치 더럽힌 김경문 감독과 오승환, KBO [이석희의 처음처럼]

2021. 7.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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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지난 17일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야구팀의 훈련에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보도자료를 통해"키움 한현희 대신 삼성 오승환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한현희는 지금 프로야구판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는 '박석민 지인'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국가대표 유니폼을 자진 반납했다.

그런데 김경문 감독은 하필 도덕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한현희의 사퇴를 받아들이면서 도덕적으로 문제를 일으켰고 형벌을 받은 오승환을 발탁했는지 의아하다.

김경문 감독은 오승환 선발에 대해 "한국 야구가 어려운 상황인데 오승환이 큰 형으로서 후배들을 다독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그 이유를 들었지만 그렇게 와닿지 않는다.

지금 한현희는 '5인이상 사적 모임 금지'라는 감염병법 위반을 했다. 당국으로 부터 과태료 처분 을 받았을 뿐이다. 과태료는 '행정벌'이다. 행정법상의 의무 위반자에게 가해지는 처벌이어서 전과가 아니다. '형벌'을 받은 적도 없다.

그러나 오승환은 잘 알다시피 '별'을 달고 있다. 스타가 아니라 그 별이다.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소속이던 2015년 10월 중국 마카오에서 불법 도박을 했다가 2016년 1월 법정최고형인 벌금 1000만원을 받았다.

벌금은 형벌이다. 전과가 기록에 남는다. 한현희 보다 훨씬 심한 제재를 받은 것이다. 지금 팬들이 오승환의 국가대표 발탁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어서다.

특히 오승환이 물의를 일으킨 이후 대한체육회는 일명 '오승환법'을 만들었다.‘오승환법’은 음주운전·불법도박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선수·지도자는 아시안게임·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될 수 없다. 다만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이라고 돼 있어 오승환이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은 문제는 없다.

KBO도 “지난 1월 대한체육회의 야구대표팀 예비 엔트리 제출 때부터 이 부분을 확인했기에 선발했다"고 한다. KBO가 아니라 대한체육회가 승인을 한 탓에 우리는 선발했다는 그런 항변인 듯하다.

KBO와 김경문 감독은 이미 국가대표에 3년전 그렇게 프로야구판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당사자인 그 선수도 '무혐의 처분'이라는 이유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혔기에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김경문 감독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KBO가 선수 선발 전권을 휘두르다보니 프로적인 사고에만 매몰돼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올림픽은 프로대회가 아니고 아마추어 대회이다.

올림픽대회에는 올림픽 헌장이 있고 올림픽 정신이 있다. 성적과 돈을 우선시하는 프로와 달리 올림픽에는 스포츠맨십도 중요하다.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에 '전과자'가 있는 지 궁금하다. 감독이나 단장 등은 생각이 나지만 선수는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 한명이 있긴 하다. 바로 한화그룹 김승현 회장의 3남인 승마의 김동선씨이다.

그런데 김동선씨는 오승환의 케이스와 다르다. 대체불가 선수이다. 원래 황영식이라는 선수가 도쿄 올림픽 티켓을 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때문에 자격을 유지할 수 없었다. 대신 김동선씨가 그 자격을 가질 수 있는 포인트를 따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김동선씨가 없으면 대한민국 선수가 가져야할 그 티켓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도덕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선수 대신 굳이 오승환이라는 '하자 선수'를 뽑아 프로야구판을 다시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지 모르겠다. 안그래도 정신없는 판국에 말이다.

아마도 김감독이나 KBO의 머리속에는 '성적만 내면 됐지 그 따위 것이 무슨 문제인가'라는 지극히 프로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않는가라는 의심이 든다. 쉽게 말해 '도덕불감증'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제발 금메달이라도 따 이 논란을 잠재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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