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Inside] 우승 차지한 아데토쿤보가 만든 파이널 대기록

이재승 2021. 7. 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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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 벅스가 드디어 학수고대하던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밀워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피닉스 선즈와의 파이널 6차전에서 105-98로 승리했다. 밀워키는 이날 승리로 4승을 선취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밀워키는 지난 1970-1971 시즌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파이널에 앞서 마지막으로 결승에 올랐던 것이 지난 1974년이었던 밀워키는 그간 우승후보로 평가를 받는 것은 고사하고 우승 도전에 나서기도 쉽지 않았다. 1980년대(3회), 2001년, 2019년까지 세 번이나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으나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첫 우승 이후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권주자로 군림했으나 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근 30년 동안 제대로 기 한 번 펴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밀워키는 길고 길었던 우승 가뭄을 떨쳐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적도 적지 않았다. 최근 3년 동안 좋은 전력을 구축했으나 한계에 부딪쳤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모든 것을 떨쳐냈다.
 

이날 밀워키에서는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맹위를 떨친 가운데 크리스 미들턴과 즈루 할러데이가 제 몫을 해냈다. 미들턴과 할러데이는 공격에서 난조를 보였으나 수비에서 어김없이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하면서 중심을 잡았다. 부진했던 공격은 아데토쿤보가 채웠다. 그는 무려 50점을 폭격하며 안방에서 우승을 자축했다.
 

아데토쿤보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그는 무려 42분 27초를 뛰며 이날 최다인 50점을 포함해 15리바운드 5블록을 기록했다. 자유투도 잘 집어넣었다. 아데토쿤보는 시리즈 내내 자유투 성공률이 저조했다. 그러나 이날 19개의 자유투를 얻어 이중 17점을 뽑아내면서 많은 득점을 올릴 초석으로 삼았다. 동시에 다수의 블록을 엮어내며 골밑을 확실하게 사수했다.
 

아데토쿤보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 사이 할러데이는 이날 가장 많은 46분 17초 동안 코트를 지켰다. 전반 내내 공격에서 부진했으나 후반에 살아났다. 12점을 올린 그는 9리바운드 11어시스트 4스틸을 더하면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시리즈 내내 혀를 내두루고도 남을 만한 수비력을 선보인 그는 이날도 피닉스 백코트를 확실하게 압박했다.
 

미들턴도 힘을 냈다. 40분 38초를 뛰며 17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4스틸을 더했다. 많은 득점을 올리지 못했으나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으며, 할러데이와 마찬가지로 복수의 스틸을 엮어내며 피닉스의 공격을 막는데 일조했다. 할러데이와 미들턴이 책임지는 1선 수비는 이날도 어김없이 돋보였다.
 

파이널 출장마저 불투명했던 아데토쿤보
이날 활약에 힘입어 아데토쿤보는 자신의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할러데이와 미들턴도 마찬가지. 아데토쿤보가 이끌고 할러데이와 미들턴이 뒤를 잘 받쳤다. 이날 경기를 제외하고도 이번 시리즈 내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생산성을 자랑한 아데토쿤보는 우승을 확정짓는 경기에서의 엄청난 활약을 통해 일찌감치 파이널 MVP를 예고했고, 이마저도 품었다.
 

아데토쿤보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정규시즌 MVP에 선정됐으며, 지난 시즌에는 올 해의 수비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 MVP와 최고 수비수가 됐으나 정작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빌러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역대 세 번째로 정규시즌 MVP, 올 해의 수비수, 파이널 MVP를 석권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마이클 조던 & 하킴 올라주원).
 

무엇보다, 그는 이번 시리즈 출장이 불투명했다. 지난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기 때문. 인대 파열은 피하면서 한 숨 돌렸으나 무릎이 반대편으로 꺾이면서 과신전 진단을 받았다. 동부 결승 막판에 자리를 비우긴 했으나 이번 시리즈에서 뛰기 쉽지 않아 보였다. 출장하더라도 시리즈 중에야 돌아올 것으로 예상됐다.
 

심지어 시리즈 중에도 몸 상태가 완연하지 않았던 것이 포착됐다. 그는 18일 열린 파이널 5차전 이후 경련을 호소했다. 많이 뛴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무릎 부상 여파일 수도 있었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돌아와 기자회견을 마쳤으며, 이미 그랬듯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6차전에서 대활약했다.
 

아데토쿤보는 이를 불식하는 듯 자연스레 돌아와 코트를 누볐다. 뛰더라도 제한적인 역할을 맡거나 20분 안팎의 시간을 뛸 것으로 예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데토쿤보는 자신의 별명(그리스의 괴물; The Greek Freak)이 왜 만들어졌는지 시위라도 하는 듯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와 코트를 활보했다. 심지어 남다른 활동량과 운동능력 모두 부상 이전과 같았다.
 

속공 시에 적극적으로 상대 코트로 넘어갔으며, 공수전환도 단연 빨랐다. 골밑에서 기민한 움직임과 긴 팔을 활용해 상대 공격을 여러 차례 묶었다. 지난 15일 열린 결승 4차전에서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블록까지 곁들였다. 데빈 부커와 디안드레 에이튼(이하 피닉스)의 앨리웁을 정면에서 막았다. 이로 인해 밀워키가 4차전을 따내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뿐만 아니라, 5, 6차전에서 에이튼을 비롯한 피닉스 선수들이 골밑에서 득점 시도를 다소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데토쿤보가 완연하게 골밑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님에도 그에게 공격을 저지당했던 적이 많았기에 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즉, 아데토쿤보는 드러나는 블록 기록 이상의 수비 공헌도를 자랑했다.

 

이번 시리즈 내내 40분 이상의 많은 시간을 뛰었음에도 그는 크게 지쳐 보이지 않았다. 지난 5차전 막판에도 할러데이의 스틸 이후 곧바로 달리기 시작했다. 할러데이의 패스를 받은 그는 공중에서 시원한 슬램덩크로 위닝 앨리웁을 완성했다. 시리즈 내내 대부분의 시간을 뛰면 경기가 거듭될수록 지치는 것이 당연하나 그는 자연스레 달려가 호쾌한 덩크를 터트렸다.
 

오히려 아데토쿤보가 부상으로 3라운드 중반부터 자리를 비운 것이 휴식에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부상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그가 이번 시리즈에서 이와 같은 경기력을 펼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가 온전하다면 밀워키가 승부수를 띄울 만했으나, 몸 상태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았기에 여러 전문가도 피닉스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아데토쿤보가 이를 확실하게 불식시켰다. 비록 시리즈 첫 두 경기를 내주면서 미들턴의 부진과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의 큰 경기 운영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아데토쿤보의 자유투와 3점슛도 아쉬웠다. 그러나 이후 미들턴이 공격을 이끌기 시작했고, 아데토쿤보가 골밑에서 영향력을 떨치면서 밀워키가 안방에서 분위기를 바꿨고, 이내 시리즈를 접수했다.

아데토쿤보가 선보인 파이널에서의 대기록
그는 이번 시리즈 6경기에서 평균 39.8분을 소화하며 35.2점(.618 .200 .659) 13.2리바운드 5어시스트 1.2스틸 1.8블록을 기록했다. 평균 출장시간이 적지 않았음에도 이와 엇비슷한 득점력을 자랑하며 코트를 수놓았다. 지난 2년 동안 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활약을 이어가지 못한 그였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심지어 부상 중임에도 코트를 압도적으로 수놓았다.

# 아데토쿤보의 파이널 경기일지
1차전 35분 21초 20점(.545 .500 .583) 17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1블록
2차전 40분 08초 42점(.682 .200 .611)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3블록
3차전 37분 40초 41점(.609 .000 .765) 13리바운드 6어시스트 1스틸
4차전 42분 49초 26점(.579 .000 .500) 14리바운드 8어시스트 3스틸 2블록
5차전 40분 34초 32점(.609 .000 .364) 9리바운드 6어시스트
6차전 42분 27초 50점(.640 .333 .895) 14리바운드 2어시스트 5블록
 

이번 시리즈에서 모두 20점 이상을 퍼부은 것은 물론 네 경기에서 30점 이상을 몰아쳤다. 2, 3차전과 5차전에서는 40점 이상을 폭발했으며, 우승을 확정짓는 6차전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자랑하며 50점을 뽑아냈다. 특히, 할러데이와 미들턴의 슛감이 다소 좋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6차전에서의 활약은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이로써 그는 밥 페팃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에서 처음으로 50점 이상을 넣은 선수가 됐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후반에만 33점을 몰아쳤다는 점이다. 후반에 15번의 슛을 시도해 이중 10개를 집어넣었으며, 자유투로만 12점을 얹었다. 이로써 그는 마이클 조던 이후 전반이나 후반에 33점을 올린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파이널에서 50점을 올린 것은 그가 역대 7번째다. 그에 앞서 최근에 달성한 이는 당연히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는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레이커스)가 있다. 제임스 이후 파이널에서 이처럼 독보적인 득점력을 자랑한 이는 한 동안 없었다. 그러나 그가 7번째로 50점 고지를 밟으면서 엄청난 이정표를 세웠다.
 

그는 이날 팀 공격의 47.6%를 책임졌다. 이는 공격제한시간이 도입된 이후, 파이널에서 특정 선수의 공격 비중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해당 부문에서 가장 높은 기록을 갖고 있는 이는 당연히 조던과 엘진 베일러다. 이제 웬만한 전설들까지 불러들이면서 대관식을 확실하게 마쳤다.
 

50점을 폭발한 것도 대단하지만 그러면서 그는 리바운드와 블록까지 고루 곁들였다. 이로써 그는 NBA 역사상 처음으로 블록이 처음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1973-1974 시즌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서 ‘50-10-5’를 달성한 이가 됐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1973-1974 시즌은 밀워키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해다.
 

그간 플레이오프에서 50점+ 10리바운드+ 5블록+을 달성한 이도 역대 통틀어 단 한 명이 전부다. 그는 앤써니 데이비스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서 뛸 당시인 2018년에 해당 기록을 엮어냈다. 그러나 아데토쿤보는 큰 경기인 플레이오프에서 해당 기록을 처음 수립한 이가 됐으며, 그 것도 파이널에서 우승을 결정하는 경기에서 이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플레이오프에서 이전에 ‘40-10-5’를 달성한 이가 있다. 바로 2001년 LA 레이커스에서 뛴 샤킬 오닐이 첫 기록을 수립했다. 즉, 오닐에 이어 두 번째로 플레이오프에서 40점+ 10리바운드+ 5블록+을 작성했다. 플레이오프에서 개인통산 12번째 ‘30점 10리바운드’ 경기를 펼쳤다. 단일 플레이오프에서 '30-10'을 12회 이상 달성한 이는 오닐(13회)과 베일러(12회)가 전부다.
 

세부적인 기록을 보면 더욱 대단하다. 그는 지난 40년 동안 결승 단일 시리즈에서 전반이나 후반에 두 번 이상 30점 이상을 몰아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또한 전후반이 아닌 쿼터로 볼 때도 그는 두 번이나 이번 시리즈에서 특정 쿼터에 20점 이상을 올렸다. 이에 앞서 이를 달성한 이는 1993년의 조던이다.
 

앞서, 정규시즌 MVP, 올 해의 수비수, 파이널 MVP를 모두 수상한 이는 단 세 명(조던, 올라주원, 아데토쿤보)이라 알렸다. 여기에 올 해의 수비수를 제외할 시, 선수생활을 통틀어 두 MVP를 모두 품은 적이 있는 선수는 9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현지 나이로 26세 이전에 이를 완수한 이는 카림 압둘-자바, 팀 던컨까지 단 둘이었다.
 

아데토쿤보는 MVP와 올 해의 수비수 외에도 올스타 선정(5회), 올-NBA팀 선정(5회)까지 이를 27세가 되기 전에 달성한 역대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참고로 그는 올-디펜시브팀(4회)에도 자리하고 있다. 굳이 디펜시브팀까지 범위를 넓히지 않더라도 그에 앞서 달성한 선수가 당연히 없기 때문이다.

이적의 시대를 뒤로 하고 만든 값진 우승
끝으로 그는 지난 2013 드래프트를 통해 NBA에 진출했다. 1라운드 15순위로 밀워키의 부름을 받은 그는 한 팀에서 꾸준히 뛰었다. 해마다 발전한 모습을 보인 그는 당연히 연장계약을 체결했고, 이번 시즌 초반에 대형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밀워키는 그에게 계약기간 5년 2억 2,800만 달러의 계약을 안겼으며, 당연히 전액 보장이다.
 

밀워키는 그가 데뷔할 당시인 지난 2013-2014 시즌에 15승 67패에 그쳤다. 브랜든 나이트와 라먼 세션스가 공격을 주도했고, 미들턴이 디트로이트를 떠나 밀워키에 안착한 시기였다. 이 때의 밀워키를 보면 격세지감이 따로 없을 정도. 우승하는데 플레이오프에서 쌓아야 하는 승수(16승)보다 적게 이긴 것이었다. 그러나 밀워키는 어느덧 강자에서 챔피언으로 탈바꿈했다.
 

그는 최근 결승에서 최우수선수가 된 이들과 달리 팀을 단 한 번도 옮기지 않았다. 2010년대 들어 우승을 차지한 이중 팀을 옮기지 않고 우승한 이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덕 노비츠키까지 단 둘 뿐이다. 제임스, 안드레 이궈달라(마이애미), 케빈 듀랜트(브루클린)가 모두 이적 경험이 있다. 카와이 레너드(클리퍼스)는 지난 2014년에 친정인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우승했다.
 

2013 드래프트를 보면, 그에 앞서 지명된 이들은 화려하다. 앤써니 베넷, 빅터 올래디포, 오토 포터 주니어, 코디 젤러, 알렉스 렌, 널린스 노엘, 밴 맥레모어, 켄타비우스 콜드웰-포프, 트레이 벅, C.J. 맥컬럼, 마이클 카터-윌리엄스, 스티븐 애덤스, 켈리 올리닉이다. 이중 NBA에서 뛰고 있는 이는 10명에 불과하며, 올스타 경험은 아데토쿤보와 올래디포만 갖고 있다.
 

이미 엄청난 성장세로 앞서 지명된 이들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실력과 이력을 쌓은 그는 단순 수상 실적과 올-NBA팀 올-디펜시브팀 선정을 떠나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정규시즌 MVP)를 2년 연속 품었다. 여기에 지명된 팀에서 우승과 러셀 트로피까지 차지하면서 이제는 현역 최고로 발돋움했으며, NBA를 대표하는 전설에 성큼 다가섰다.
 

지명될 당시만 하더라도 그의 이름이 지나치게 길어 읽기 어려워하는 이가 많았다. 당장 국내에서 표기는 고사하고 미 현지에서도 선수, 지도자, 중계진이 모두 그의 이름을 읽기 어려워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에 그의 또 다른 별명(The Alphabet)이 만들어 진 것이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제 그의 이름을 모르는 농구팬은 없다.
 

사진_ NBA Mediacentra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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