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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와 나데시코 [@도쿄#2021]

도쿄|이용균 기자 입력 2021. 07. 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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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자 축구 대표팀 준 엔도(오른쪽)가 21일 캐나다와의 도쿄 올림픽 조별리그 1차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2020 도쿄 올림픽 첫 경기는 소프트볼이었다. 일본 대표팀은 21일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8-1 5회 콜드게임 승리를 따냈다. 4회 쐐기 투런포를 때린 후지타 야마토는 이번 대회 투수로도 나선다. 일본 언론들은 ‘소프트볼의 오타니가 결정적 홈런을 때렸다’고 전했다.

대회 첫 경기를 이기자 일본 언론들은 ‘이 기세가 나데시코 재팬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쏟아냈다. 일본 여자 축구 대표팀은 ‘나데시코 재팬’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나데시코는 패랭이 꽃이지만 일본산 패랭이 꽃을 뜻하는 ‘야마토 나데시코’는 ‘남편의 말을 잘 따르는 정숙한 현모양처’라는 의미를 갖는다. 2011년 나데시코 재팬은 여자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 대회 때는 준우승을 거뒀다.

도쿄 올림픽에 나서는 일본 단체 구기 종목 대표팀은 ‘별명’을 가졌다. 일본 야구 대표팀은 ‘사무라이 재팬’을 뜻한다. 사무라이 재팬 홈페이지는 야구 대표팀 소식을 전한다. 대표팀 별명으로 여러가지 마케팅 활동에 나선다. 일본 축구 대표팀은 ‘사무라이 블루’라 불린다. 일본 무사를 뜻하는 ‘사무라이’는 단체 구기 종목과 어울리는 면이 있다. 야구 대표팀 뿐만 아니라 남자 하키 대표팀의 별명도 ‘사무라이 재팬’이다.

강함을 상징하는 남자 대표팀의 별명과 달리 여자 대표팀의 별명은 여전히 여성성을 강조한다. 여자 하기 대표팀의 별명은 벚꽃을 뜻하는 ‘사쿠라 재팬’이고, 15인제 여자 럭비 대표팀의 별명은 ‘사쿠라 15’다.

31년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일본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별명은 ‘오리히메 재팬’이다. ‘직녀’를 뜻하는 ‘오리히메’는 지난 2013년 일본 핸드볼 협회가 팬들로부터 공모해 결정했다. 핸드볼은 골키퍼 1명 포함 7명이 경기를 하기 때문에 ‘7’을 상징하는 ‘칠월 칠석’의 주인공 ‘직녀’를 팀의 상징으로 정했다.

한국 대표팀의 별명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붉은 악마’는 축구 응원단의 이름이고, ‘태극 전사’는 대표선수를 뜻하는 관용어다. 감독 이름을 따 ‘김학범호’, ‘김경문호’라 부르는 것은 지나치게 감독의 역할이 도드라진다는 점에서 썩 좋은 표현은 아니다. 마케팅 차원에서든,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면에서든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일본 여자 대표팀의 여성성 강조는 더 심각한 문제다. 순종적 아내, 벚꽃, 직녀 모두 2021년의 시대 감각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 2차대전 때 일본군 위안소 입구에는 ‘몸과 마음을 바치는 야마토 나데시코의 서비스’라고 적혀 있었다. 나데시코 재팬은 캐나다와의 첫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도쿄|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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