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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리더십은 존중과 포용입니다"

김종수 입력 2021. 07. 22. 17:51 수정 2021. 07. 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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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인터뷰④] KBL '핫가이' 이대성 선수

[김종수 기자]

"나도 알아. 내가 호불호 갈리는 것."

명배우가 등장하는 CF 멘트 중 일부다. 실제로 그런 이미지가 강한 해당 배우는 광고에서도 그런 것 크게 개의치 않고 나의 길을 가겠다는 듯 당당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배우의 얼굴에서는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그러한 배우의 캐릭터를 KBL 무대로 대입해보면 고양 오리온 이대성(31·193㎝)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팬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성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길을 정해 과감하게 걸어가는 뚝심. 그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나 암초에 부딪혀도 쿨하게 한번 웃어주고 돌아설 수 있는 여유까지. 그러한 성향으로 인해 이대성은 KBL '핫가이' 중 한명으로 불린다.

어떤 면에서 이대성은 KBL이 변화하는데 꼭 필요한 유형의 인물일 수도 있다. 대부분이 미리 정해놓은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당하다고 느끼는 일이 생겼을 때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현실에서, 다른 길로 벗어나 보기도 하고 할 말이 있을 때는 과감하게 내뱉는 그야말로 현대 트렌드에 잘 어울리는 선수라는 의견도 많다.

후배들에게 자신이 효과를 크게 본 스킬트레이닝을 적극 추천하는 것을 비롯해 든든한 멘토 역할까지 자처하며 믿을만한 선배,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존재로 통하고 있다. 친화력도 좋아 많은 선수들과 두루두루 친분을 과시하기도 한다.

이래저래 그간 국내 무대에서 보기 힘들었던 개성파 선수임은 분명하다. 이에 파워 인터뷰에서는 호불호는 갈리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남자'로 통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프로농구 선수 이대성을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15일~19일에 걸쳐 이메일과 전화통화 등으로 진행되었다.
 
 이대성은 최근에 있었던 남자 농구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고 말한다.
ⓒ 이대성 제공
 
국가대표 이대성

- 안녕하세요. 인터뷰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프로농구 시즌을 마치고 국가대표 경기까지 치르느라 많이 힘드셨을 듯 싶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금 일정이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국가대표는 나라를 대표하는 대단히 영광스러운 기회이기 때문에 매 순간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간 소홀했던 남편, 아빠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지만 우리보다 전력이 앞서는 팀들과 국제경기를 치르고 나면 팬들 사이에서 애정 어린 질타도 적지 않게 쏟아지죠. 이번 경기에서 붙은 상대 팀들에 대해 어떤 점을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시합 내내 많은 팬분들께서 새벽 시간에도 정말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셨는데 이렇게 아쉬운 경기력과 결과를 보인 점에 대해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베네수엘라 선수들은 피지컬이 상당히 뛰어났고, 압박의 강도가 대단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반에 경기 흐름을 많이 빼앗겼고 그런 것들이 결과로까지 아쉽게 이어진 것 같아요. 반대로 리투아니아의 경우에는 우월한 신체조건을 이용한 압박보다는 높이와 선수들간 조직적인 움직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와서 돌아보면 상대 선수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쫓아다니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아요. 좋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리투아니아의 플레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한국농구 차세대 미래 이현중(사진 왼쪽), 여준석(사진 오른쪽)과 함께
ⓒ 이대성 제공
 
- 최근 국가대표 경기 등을 통해 NBA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현중과 겁 없는 고교생 여준석이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선배로서 그들을 어떻게 지켜보시는지. 
"두 선수 모두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어디까지 본인들의 농구를 펼칠 수 있을지 팬 분들께서도 지켜보는 재미가 클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체적, 기술적 재능보다 정신적인 부분에 더 큰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쪽입니다.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보내느냐에 따라 기술적, 신체적인 이점들을 충분히 앞지르고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생긴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두 친구 모두 제가 지금까지 본 후배들 중에 손꼽히는 열정과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이번 대표팀을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건강만 유의한다면 원하는 꿈에 다가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대표팀 주장을 맡으면서 후배들과 격의 없이 장난도 치고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뭔가 카리스마를 보이면서 이끌려 하던 기존 선배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 신선하기까지 했는데요. 이대성 선수가 생각하는 권위나 리더십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옳다고 믿고 가고자 하는 방향의 리더십은 존중과 포용이 바탕이 된 리더십입니다. 구성원 전체가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해줄 수 있다면 어떤 문제도 다 잘 헤쳐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표팀을 하면서 제 자신에게 약속한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선수가 대표팀 환경 안에서 농구 하나만 신경 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보겠다고요.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로서 농구에만 모든 것을 쏟아내 준비하고 부딪혀도 아직 저희의 경쟁력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껏 운동선수 생활을 하며 예의, 기본이라는 명목 아래 너무 많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강요 받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요소들 이 너무 중요합니다. 단, 농구선수로서 코트에서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 이대성식 열린 소통방식은 어느 때 만들어졌을까요? 거기에 영향을 준 지도자나 선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한국 농구 시스템 안에서 농구선수로 성장하면서 저만큼 많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겪은 선수는 찾기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과 행동이 남들과 달랐던 것도 사실이지만 포용과 배려란 단어에 상당히 인색했던 이전 세대들의 기본 인식도 문제였다고 봅니다. 그때의 그분들이 옳다고 믿어온 신념으로 제게 행사한 영향력들, 그 모든 순간들을 통해 지금의 제가 가고자 하는 길과 방향에 대해 더 큰 확신을 갖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김효범형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효범이 형을 보면서 그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제 삶의 멘토라고 생각합니다." 
 
 이대성의 최대 장점은 제자리에 안주하지 않는 끊임없는 노력이다.
ⓒ 이대성 제공
 
고양 오리온 이대성

- 현대모비스에서 명성을 얻고 잠깐의 KCC 생활을 거쳐 현재는 FA를 통해 고양 오리온에서 뛰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KT와의 협상 결렬이 있었죠. 허훈, 이대성, 양홍석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빅3'는 정말 강했을 것 같죠?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표팀을 통해 홍석이, 훈이와 호흡을 맞춰오고 있고 코트 밖에서도 개인적으로 너무 존중하고 좋아하는 선수들이어서 함께 했다면 팬분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마침 이번 아시안컵 본선에 두 선수들과 다시 함께할 기회가 생겼는데 좋은 경기력 나오도록 노력해볼 테니 팬분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물론 오리온에는 모든 선수들이 함께 뛰고 싶어하는 국내 최고의 4번이 버티고 있죠. 오리온에서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이승현 선수의 플레이를 파트너 입장에서 본다면.
"사이즈, 슈팅, 에너지 등 현대 농구에서 4번이 갖춰야 모든 부분에서 최상의 능력치를 갖춘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헌신적인 마인드까지. 욕심 같아선 예전 제가 보고 자라온 당대 최고의 원투 펀치 양동근-함지훈 선배들처럼 승현이랑도 호흡 잘 맞춰서 그런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노력 해보고 싶습니다. 저만 더 노력하고 잘 하면 될 것 같습니다.(웃음)"

- 한때 오리온은 포워드 왕국으로 불릴 만큼 풍부한 포워드 층이 장점이었습니다. 돌아오는 시즌 오리온은 어떤 방향으로 경쟁력을 가져가야 할까요?
"그런 부분은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잘 판단해주셔서 이끌어 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 제 개인적으로, 작년 경기를 뛰면서 느낀 부분은 볼 소유 시간에 비해 찬스 메이킹 능력이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듯 싶어요. 팀이 이기는데 제 능력을 다 쏟아내 보려고 합니다."

- 이제는 하늘의 레전드가 된 코비 브라이언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맘바 멘탈리티'입니다. 이대성 선수도 '노력왕'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성 멘탈리티'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처음 프로선수가 되고 1년차 시즌 중에 유재학 감독님께서 선수들 미팅을 하시면서 얘기 해주신 대목이 있습니다. 저에겐 신념이 되어버린 소중한 말씀이셨는데요. 감독님께선 "나는 농구를 잘하는 선수보다 더 노력하고 간절하게 농구하는 선수를 더 높게 평가한다. 간절한 선수가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고 간절한 사람이 결국은 이긴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순간 이후로 먼 훗날 은퇴를 한 후, 사람들이 이대성을 떠올릴 때 '가장 간절하고 절박했던 선수'로 평가받는 것이 제 목표가 되었습니다."

- 이대성하면 '풍운아'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팬들이 많습니다. 중앙 대학교를 다니다가 미국 브리검 영 대학교에 편입을 하게 되고, 프로선수 생활 중간에도 G리그 드래프트에 참가해 이리 베이호크스에서 뛰는 등 평범하지 않은(?) 행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선수로서 미국에서 농구를 한다는 꿈에서 시작됐어요. 전 슬램덩크 만화책 보면서 농구를 시작했거든요. 거기서 그 멋진 정우성, 서태웅이 가겠다고 난리 치는 곳이 미국 고등학교잖아요. 그냥 농구를 시작한 순간부터 제 마음에 자리 잡혀 버렸어요. 다 운명인 거 같아요. 그 꿈으로 인해 펼쳐진 모든 순간 순간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미국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실력적인 부분에서의 부족함은 말할 것도 없고요. 포인트 가드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코트 안 리더로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언어적인 부분에서 오는 소통 문제 또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제가 보완하고 성장해야 할 부분을 느끼면서 왔기에 결과적으로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성에게 포인트가드는 '나의 포지션'이다.
ⓒ 이대성 제공
 
포인트가드 이대성

- 팬들 사이에서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운동능력, 체력, 과감성 등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만 시야, 기복 등은 단점으로 지적받기도 하는데요. 
"저의 부족한 부분과 아쉬움 모두 인정하고 인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하다 보니 채워야 할 부분이 많은데요. 어떠한 노력과 과정을 통해야 그 단점들이 장점으로 채워지게 되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많이 아쉽지만 쭉 한번 지켜봐주세요. 포인트 가드 하면 이대성이 생각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 포인트가드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것 같아요. 해당 포지션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요?
"미국 무대의 꿈을 갖고 있었고, 그곳에서 뛰기 위해선 제 키에 포인트 가드를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만이 아닌 국제적인 기준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기에 193cm의 포인트 가드가 193cm의 슈팅 가드보다 낫다고 판단했어요. 포지션 변경을 시도했던 대학교 3학년 당시 이대성의 생각입니다. 그렇게 시작을 했고 배워오고 시행착오를 겪어오고 성장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요. 제 모든 걸 다 쏟아내고 제 선택에 후회는 안 남기고 싶어요. 그게 제 진심이에요."

- 이대성에게 포인트가드란 어떤 건가요?
"농구선수 이대성의 포지션입니다."

인간 이대성

- 유명 운동선수들도 자신만의 롤 모델이나 우상이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대성 선수가 좋아하는 KBL·NBA 선수로는 누가 있을까요?
"직접 만나본 사람 중에는 김효범 코치님이 제 롤모델이며 우상이고, 만나보지 못한 사람 중에는 코비 브라이언트입니다.

- 긴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 덕분에 저 또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여러모로 아쉽고 부족하지만 응원해주세요. 열심히 노력해서 나아지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다들 어려운 시기인데 잘 견디시고 이겨내셔서 경기장에서 웃는 얼굴로 인사드리는 날만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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