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모자 2개 쓴' 박찬호 "열과의 싸움.. 야구로 치자면 최악의 경기"

김현지 2021. 7. 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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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햇빛을 피하려 모자 2개를 겹쳐 쓴 박찬호.

[뉴스엔 글 김현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초청 선수로 나선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YAMAHA-HONORS K 오픈 with 솔라고CC' 첫날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찬호는 7월 22일 충남 태안 솔라고CC 솔코스(파72, 7264야드)에서 막을 올린 'YAMAHA-HONORS K 오픈 with 솔라고CC'에 나섰다. 대회 첫날 보기 9개와 더블 보기 2개를 묶어 13오버파를 쳤다. -15점으로 대회 첫날을 마쳤다.

이번 대회 경기 방식인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진다. 더블 보기 이하 스코어를 기록하면 -3점을 주고. 보기는 -1점, 파는 0점이다. 버디는 2점, 이글 이상의 스코어는 5점이다. 박찬호는 버디를 획득하지 못해 스코어를 얻지 못했다.

11개 홀에서 스코어를 잃어 -15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1라운드 출전 선수 중 꼴찌다. 다만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라는 점과 현재 프로 선수 중 최하위 선수가 -9점을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성적만은 아니다.

대회 첫날은 대체적으로 티샷이 문제였다. 해저드에도 여러차례 빠졌고, 벙커 샷도 수차례 해야했다. 버디 찬스는 커녕 파로 막기에 급급한 홀도 많았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더위다. 박찬호는 이번 대회가 코리안투어 4번째 출전이다. 지난 2018년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김영웅과 한 조로 팀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9년 '제2회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는 김영웅과 한 조로 공동 33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지난 4월 'KPGA 군산CC 오픈'에 추천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 당시 개인전으로는 첫 출전이었는데, 29오버파로 컷탈락했다. 이후 이번 대회가 올 시즌 두번째이자 생애 4번째 코리안투어다.

앞서 출전했던 3개 대회와 차이점이 있다면 환경이다. 봄, 가을 등 비교적 좋은 날씨에 치러졌던 대회에만 출전했던 박찬호. 여름에 치러진 대회는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즉, 처음으로 무더위 속에서 티오프를 했다.

무더위 속에서 모자를 2개나 겹쳐쓰기도 했던 박찬호는 "(올 시즌 첫 출전 대회였던) ‘KPGA 군산CC 오픈’에서는 바람과의 싸움이었다면 오늘은 열과의 싸움이었다. 날씨가 정말 더웠다. 미국 애리조나, 플로리다 한 여름 같다"고 하며 "야구는 덕아웃으로 들어가 태양을 피하면 되지만, 골프는 그렇지 못해 힘들었다"고 했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최악'이라며 자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드라이버샷이 잘 안됐다. 야구로 치면 초구 볼이 많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버디도 한 개를 기록하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2개를 잡은 뒤 이후 공략을 제대로 못했다. 야구로 치면 최악의 상황"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특히 아쉬운 것은 버디를 하나도 낚지 못한 것이다. 박찬호는 "버디 찬스를 제대로 못 살렸다. 연습라운드에서는 버디를 4개나 잡기도 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하며 "확실히 연습과 실전은 다르다"고 하며 "핀위치 난도가 'KPGA 군산CC 오픈보다 높은 것 같다. 그래도 18번 홀에서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마칠 수 있어서 기뻤다"고 했다.

동년배인 황인춘, 최호성과 한 조로 플레이한 박찬호는 "이 선수들이 그동안 이뤄낸 우승 그리고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보니 정말 ‘메이저리그’ 급이다. 내 플레이에 방해를 받을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본인들의 경기에 집중했다"고 칭찬하면서도 "황인춘, 최호성 선수 그리고 내 나이를 합하면 143세다. 우리는 카트 타고 경기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의 박찬호. 야구계에서는 '코리안특급'으로 통하는 그에게도 프로 골프 무대의 벽은 높기만 하다. 야구로 따지면 최악의 성적이라고 아쉬워하면서도 끝까지 도전에 대한 열정은 포기하지 않았다.

박찬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변에서도 그렇고 우려를 많이 했다. 하지만 스포츠 정신 중 하나가 ‘부끄러움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며 "그래야 본인이 갖고 있는 실력과 잠재력이 나온다. 그래서 출전했다. 야구가 내게 심장이라면, 골프는 나에게 있어 도전이다. 골프를 통해 삶이 진화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프로 무대에 유일하게 출전한 아마추어 선수임에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경기를 풀어 나가는 박찬호. 그는 "오늘 -15점을 기록했지만, 내일은 스코어카드에 -7점을 적어내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사진=박찬호)

뉴스엔 김현지 928889@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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