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앞 안보이는 코로나 올림픽..그래도 새로운 별은 뜬다

이용건 2021. 7. 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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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기량 갖춘 스타선수들
각 종목서 몇관왕 오를지 관심
男높이뛰기 '인간새' 대관식
스웨덴 듀플랜티스 기록제조기
여자체조 바일스 대항마 없어
작은 키 약점에도 메달 싹쓸이
새로운 수영황제엔 美드레셀

◆ 2020 도쿄올림픽 ◆

올림픽 관전의 또 다른 맛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지켜보는 일이다. 코로나19를 뚫고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도 선배들을 위협하는 신기록 제조기들의 기세가 매섭다.

"구름 위에 선 것 같다."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신성' 아먼드 듀플랜티스(22·스웨덴)는 기록을 세울 때마다 이같이 표현한다. 오죽하면 '인간새'로 불리는 세르게이 붑카(58·우크라이나)도 그를 치켜세운다.

듀플랜티스가 제대로 구름 위에 선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이탈리아 로마)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남긴 기록은 6m15. 붑카가 1994년에 세운 종전 세계기록(6m14)을 무려 26년 만에 경신했다.

이제 장대높이뛰기 기록 역사는 듀플랜티스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다. 이전은 인간새로 불렸던 붑카의 시대. 듀플랜티스가 새 역사를 쓰기 이전에 세계 1~8위 기록을 싹쓸이했던 인물은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상징 붑카다. 그런 붑카가 28~31세 때 쓴 기록을 당시 21세이던 듀플랜티스가 한 번에 뛰어넘어 버렸다. 붑카는 "듀플랜티스가 6m25까지 뛸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최고 기록도 6m10으로 가장 좋다. 그를 빼면 올 시즌 6m를 넘은 선수가 없을 정도다. 결국 올림픽에서 그의 유일한 경쟁자는 자신뿐인 셈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그는 미국 집 뒷마당에서 어릴 때부터 연습하던 높이 5m 가로대를 놓고 맹훈련을 했다고 한다. 이번 대회 목표는 두말할 것 없이 금메달. 듀플랜티스는 "매일 1㎝씩 나아지려고 한다. 작은 변화가 쌓여 새 기록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여자 체조에서는 신장 142㎝인 '흑진주' 시몬 바일스가 신기원을 연다.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여자 기계체조에 걸린 금메달 6개 중 4개를 휩쓴 바일스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통산 금메달 1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수집했다. 올림픽을 합쳐 두 개의 메이저대회에서 메달을 총 29개 획득했다. 도쿄올림픽에서 5관왕을 노리고 있는 그는 메달 3개를 보태면 라리사 라티니나(32개·러시아)를 넘고, 4개를 더 따면 역대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 최다 메달리스트인 비탈리 셰르보(벨라루스)를 밀어내고 이 부문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체조계에선 바일스의 질주를 저지할 대항마는 없다고 평가한다. 바일스가 금메달을 딸지보다는 얼마나 압도적인 기량으로 높은 점수를 내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그가 이번 올림픽에서 어떤 기술을 선보일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실제로 바일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을 4개나 국제체조연맹(FIG) 규정집에 등록해두고 있다. 마루운동에서 바일스 1, 바일스 2 등 신기술 2개를 펼쳤고, 도마와 평균대 기술도 1개씩 보유하고 있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워낙 압도적인 기량을 보유한 바일스를 마이클 펠프스(수영·미국), 우사인 볼트(육상·자메이카)와 더불어 시대를 초월한 해당 종목의 역사상 최고 선수를 뜻하는 'G.O.A.T'(Greatest Of All Time) 중 한 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바일스 스스로도 최근 경기에서 착용한 레오타드(경기 때 입는 체조복)에 이 의미를 담아 '염소(goat)'를 새겨넣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십수 년간 세계 수영 헤게모니를 휘어잡았던 펠프스는 이제 볼 수 없지만 왕관을 물려받을 선수는 있다. '인간 돌고래'로 불리는 자국 후배 케일럽 드레슬이다. 4가지 영법을 모두 잘하는 드레슬은 개인 혼영 100m를 50초 이내에 들어온 세계 유일의 선수다. 지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혼계영 계주(4×100m)와 자유형 계주(4×1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9년 광주에서 열렸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 6개를 휩쓸어갔다. 펠프스와 마찬가지로 자유형과 접영에서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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