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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이 바라본 일본인 심정 "가장 절망적인 올림픽" "희망은 오타니 뿐"

윤세호 입력 2021. 07. 2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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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제외하고 일본 현대사를 논하기 힘들다.

일본은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 참가해 전세계에 자신을 알렸으며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개최해 패전국의 상처를 지웠음을 강조했다.

일본은 두 번째 도쿄 올림픽을 통해 2011년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상처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증명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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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메인스타디움 일본 국립경기장. 도쿄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올림픽을 제외하고 일본 현대사를 논하기 힘들다. 일본은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 참가해 전세계에 자신을 알렸으며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개최해 패전국의 상처를 지웠음을 강조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던 2020 도쿄 올림픽도 그렇다. 일본은 두 번째 도쿄 올림픽을 통해 2011년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상처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증명하려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계획은 어긋나고 바뀌었다. 1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초유의 올림픽 연기가 결정됐는데 지금도 여전히 인류는 코로나19 공포에 시달린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무관중 경기가 도쿄에서 진행되지만 코로나19의 공포는 선수촌에도 감돈다.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 선수를 포함한 올림픽 관계자 코로나19 확진자 수만 75명에 달한다. 일본 땅을 밟았음에도 올림픽 출전을 포기한 선수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자연스레 일본 국민들이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도 차갑다. 미국 매체 ESPN은 지난 21일 올림픽을 앞둔 일본인들의 입장을 집중 조명했다. 도쿄에서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후쿠다 시호는 “지금 일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코로나19로부터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올림픽이 아니다”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 개최를 명분으로 오랫동안 희생당하고 있다. 물론 선수들은 올림픽 개최를 원하겠지만 대다수 국민은 올림픽 개최로 인한 걱정이 더 크다”고 호소했다.

일본 언론 여론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다. 도쿄에 거주하는 80% 이상의 사람들이 여전히 올림픽을 반대한다. 반대집회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일일 도쿄 코로나19 확진자도 늘어나고 있다. 22일 기준 4915명이 일본에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 중 도쿄도 확진자가 2000여명에 육박한다. 검사수에 비해 확진 비율이 높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현재 도쿄에서 ESPN 취재진 통역을 담당하고 있는 이시지마 코다는 “일본 국민 모두 분노가 가득하다. 그리고 이 분노가 점점 더 넓게 퍼지고 있다. 일본인 모두가 올림픽을 반대한다. 올림픽을 전혀 시청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다”며 일본인의 심정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대로라면 도쿄 올림픽은 가장 절망적인 올림픽이 될 것”이라면서 자국 국민들은 반대하고 관중석은 텅빈 올림픽을 미리 머릿속에 그려넣었다.

문제의 근원은 돈이다. 도쿄 올림픽은 ‘해도 손해, 안 하면 더 손해’다. 1년 연기로 인해 천문학적인 금액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 만원관중석을 비추며 코로나19 극복을 증명하려 했던 계획도 산산조각났다. 일본이 도쿄 올림픽 취소를 결정할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배상해야 하는 금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IOC는 미국 NBC 방송국과 120억 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중계권 계약을 맺은 것은 물론 수많은 글로벌 기업과도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올림픽 취소에 따른 부담은 IOC가 아닌 일본이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 정치적 배경도 있다. 스가 총리와 집권여당인 자민당은 올림픽 여세를 몰아 가을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둔 상태다. 자국민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가하고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이유다.

ESPN의 통역인 이시지마는 “일본인 모두가 반대하는 올림픽이 일본인 모두에게 악영향만 끼치고 있다. 농담 좀 보태서 솔직한 심정을 말하면, 지금 일본인들의 희망은 미국에 있는 오타니 쇼헤이 뿐”이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말대로 일본 스포츠는 올림픽이 아닌 오타니의 호투와 홈런 소식으로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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