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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특집]7. 야구 한일전..2008년 베이징 올림픽 한일전이 백미, 일본과의 준결승전 이승엽 역전 2점 홈런은 야구사에 길이 남을 명 장면

정태화 입력 2021. 07. 26.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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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우커송 마운드에 꽂혀 있는 태극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과 쿠바를 잇달아 누르고 9전 전승으로 우승한 태극 전사들의 활약을 대변하고 있다.
올림픽 야구는 1904년 제3회 세인트루이스 올림픽때 시범경기로 열린 것이 처음일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나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제25회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였다.

그동안 1912년 스톡홀름, 1936년 베를린, 1952년 헬싱키, 1956년 멜버른, 1964년 도쿄, 1984년 LA, 1988년 서울 올림픽까지 모두 여덟 차례 시범경기로 개최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 된 야구는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5회 연속으로 이어졌으나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아예 종목 자체가 빠졌다가 이번 2020도쿄올림픽에 12년만에 다시 정식종목으로 부활했다.

냉정하게 보면 한국은 야구에 관한 한 일본에 뒤져 있는 것이 현실이고 또한 사실이다. 야구 역사에서 뿐만 아니라 아마, 프로에 이르기까지 야구 인프라나 실력 등 모든 면에서 열세다.

역대 한일 대결을 보면 올림픽을 비롯해 WBC 클래식,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WBSC 프리미어12 등 프로 선수들이 주축이 된 맞대결에서 한국은 9승11패로 열세다. 또 한국의 아마+프로와 일본의 아마 선수들로 구성된 역대 대회에서도 31승2무55패로 뒤져 있다.

하지만 이를 올림픽으로 한정하면 내용은 달라진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올림픽에 첫 모습을 드러낸 1984년 LA 올림픽과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일본에 연패를 당했지만 정작 정식종목으로 승격된 뒤에는 통산 4승1패로 일방적으로 앞서 있다. 시범, 정식경기를 모두 합쳐도 4승3패로 앞선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동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단이 김응용 감독을 헹가레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수확했으나 일본은 아직까지 금메달 없이 은 1, 동메달 2개에 그쳤다. 1996년 애틀랜타 은메달, 1992년 바르셀로나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을 뿐이다. 한국은 예선전 탈락으로 바르셀로나와 아테네에 참석하지 못했다. 일본은 미국까지 참가하지 않은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았으나 호주에 0-1로 패해 동메달에 그쳐 '올림픽 충격'을 맛보기도 했다.

이러한 올림픽에서 야구 한일 대결의 백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다.

당시 한국은 베이징 올림픽 출전티킷을 힘들게 따냈다. 티켓 1장이 걸린 아시아대륙 예선에서 일본에 패하는 바람에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그리고 아시아지역까지 모두 합해 8개국이 벌이는 최종 예선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이때 주최국인 중국을 비롯 일본(아시아 1위), 미국 쿠바(아메리카 1, 2위), 네덜란드(유럽 1위) 등 5개국은 출전권을 이미 확보했으며 한국은 유럽의 스페인 독일, 아시아의 대만, 아메리카의 멕시코 캐나다,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세아니아의 호주 등과 함께 8개국이 최종 예선전을 벌여 3위 안에 들어야 출전 티킷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최종 예선전에서 한국은 캐나다에 이어 2위에 올라 3위 대만과 함께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경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쿠바 미국 일본 대만 캐나다 네덜란드와 주최국 중국 등 모두 8개국이 풀리그로 예선을 벌인 뒤 상위 4개국이 결선 토너먼트에 올라 예선 1-4위, 2-3위의 승자가 결승전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모두 9게임을 치러야 하는 강행군이고 특히 4강전부터는 녹다운 시스템이었다.

아시아 대륙예선에서 한국을 누르고 1위를 한 일본과 최종예선으로 밀려나 2위로 간신히 본선에 진출한 한국과는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메달에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세계 최강이라는 쿠바를 비롯해 미국 일본을 넘어야 했다. 당연히 캐나다, 대만도 만만치 않았고 네덜란드도 쉽게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었다. 모두 강적이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 선수들
이 때 한국선수단은 다음과 같다.

△감독 김경문 △코치 조계현 김광수 김기태 △투수 오승환 장원삼 김광현 정대현 한기주 윤석민 권혁 봉중근 송승준 류현진 △포수 진갑용 강민호 △내야수 고영민 박진만 정근우 이대호 김민재 김동주 이승엽 △외야수 이용규 이택근 이진영 이종욱 김현수

이처럼 어렵게 본선에 나선 한국과 달리 호시노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전승 우승으로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호언 장담할 정도로 일본의 전력은 탄탄했다.

한국은 예선 3차전에서 일본과 맞붙었다. 1차전서 미국에 9회말 역전으로 8-7, 1점차로 간신히 승리한 한국은 2차전서 캐나다에 1-0으로 이겨 2연승, 일본은 쿠바에 2-4 패, 대만에 6-1로 승리해 1승1패였다. 서로가 절대로 질수없는 한판이었다.

한국은 6회말 일본의 아라이 다키히로에 2점 홈런을 맞아 먼저 점수를 뺏겼으나 7회초 이대호의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고 9회말 3점을 더 보태 5-3으로 승리하며 3연승으로 순항을 이어갔다. 이어 중국을 1-0, 대만을 9-8, 쿠바에 7-4, 네덜란드에 10-0으로 이겨 예선에서 7연승으로 1위로 4강에 올랐다.

초반에 쿠바와 한국에 2패에 당한 일본도 이후부터 기력을 회복해 네덜란드를 6-0, 캐나다를 1-0, 중국을 10-0으로 이기고 3연승 한뒤 미국에 2-4로 패하면서 4승3패로 4위로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2위는 6승1패의 쿠바, 3위는 5승2패의 미국이었다.

이렇게 준결승전에서 다시 숙적 일본과 맞부딪쳤다. 일본과는 어디서, 어떤 경우서 만나던지, 가진 전력과는 크게 관계가 없었다. 어느 쪽이 실수를 하지 않고 긴장을 적게 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라고 할 정도로 팽팽했다.

나란히 좌완인 김광현과 스기우치가 선발 맞대결을 벌인 준결승전도 예외없이 팽팽했다. 일본이 1회와 3회에 각각 1점씩을 뽑았으나 한국도 4회에 1점을 얻어 1-2로 뒤진 7회말 한국은 볼넷으로 나간 이대호의 대주자인 정근우가 고영민의 안타와 대타 이진영의 우전 적시타로 기여코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운명의 8회. 이용규의 우전 안타, 김현수의 삼진으로 1사 1루에서 이승엽이 등장했다. 예선전에서 이승엽은 22타수 3안타 타율 0.136에 무홈런. 그야말로 4번타자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었다. 더구나 앞선 타석에서는 병살타와 삼진도 당했다. 타석에 들어설때는 우리 응원석에서 '이승엽 좀 빼라'라는 야유도 나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8회에 역전 2점 홈런을 날린 이승엽이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은 역시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일본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이와세 히토키의 직구를 그대로 퍼 올렸다. 일본팀의 좌익수와 우익수가 열심히 타구를 쫒다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홈런을 물끄러미 쳐다만 볼뿐이었다. 역전 2점 홈런. 베이징 올림픽 첫 홈런을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터뜨린 것이었다. 한국선수 가운데 유일한 해외파였던 이승엽은 이때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이었다.

이후 한국은 2점을 더 보태 일본을 6-2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쿠바와 다시 마주쳤다. 이승엽은 일본전과의 준결승전 역전 2점 홈런의 여세를 몰아 결승전에서도 1회초에 또다시 결승 2점 홈런을 날리면서 9전 전승으로 한국이 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 한국 야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2008년 8월 23일-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제정된 야구의 날이다.

시간을 8년 전으로 되돌리면 한국이 일본에 또 다시 2승을 하며 동메달을 따냈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이승엽의 활약은 눈부셨다. 예선전에서 일본의 괴물투수인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2점 홈런을 날렸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마쓰자카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8회 이승엽이 역전 2점 홈런을 날리는 순간
바로 이렇게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이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에 각각 연거푸 2승씩을 올리며 동메달과 금메달을 따냈다.

이와 달리 패배도 있었다.

시범종목이던 1984년 LA 올림픽, 1988 서울 올림픽과 정식종목이 된 뒤인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었다. 당시 올림픽에는 프로선수들을 참가가 봉쇄됐고 순수 아마추어 선수들로만 팀을 꾸렸다.

한국 야구가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데뷔한 1984년 LA 올림픽에서 한국은 김청옥 감독의 지휘 아래 선동열, 박노준 김용수 윤학길 류중일 이순철 이강돈 등 당대 아마 최강의 선수들이 나섰다. 예선전에서 선동열이 5⅓이닝 5피안타 1실점, 박노준 2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 오명록이 1이닝 1피안타 1실점을 하며 역투했으나 김용국과 안언학이 각각 안타 1개씩을 날리는 데 그치면서 0-2로 패하고 말았다. 올림픽에서 일본과 맞붙은 첫 패배였다.

그러나 한국은 캐나다를 3-1, 니카라과를 7-6으로 눌러 4강까지 진출했으나 준결승에서 미국에 2-5로 패한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만에게 마저 0-3으로 패퇴해 메달획득에는 실패했다. 여기서 일본이 결승전에서 미국을 눌러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4년 뒤인 서울 올림픽. 역시 시범경기이기는 했지만 주최국의 이점이 있는데다 세계 최강이던 쿠바의 불참으로 메달을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때만 해도 올림픽에는 아마추어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어 대학을 졸업한 송진우(전 한화) 조계현(KIA 단장) 강기웅(전 삼성)은 프로 입단을 유보시키고 실업팀에 1년을 묶어 두면서까지 전력을 다했다.

당시 멤버로는 이들 외에도 현재 kt 이강철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을 비롯해 박동희 김기범 김동수 노찬엽 송구홍 김경기 황대연 강영수 등이었다. 조별 예선에서 한국은 미국에 3-5로 패하고 호주에 2-1, 캐나다에 3-2로 승리해 3전승의 미국에 이어 조 2위로 4강에 나섰다. 그러나 4강전에서 노모 히데오, 후루타 이츠마 등이 포진한 일본에 1-2로 패해 동메달 결정전으로 내려갔으나 이마저도 푸에르토리코에 0-7로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올림픽에서 2차례 연속으로 4강 문턱에서 일본에 연패를 당한 것이다.

이후 야구가 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승격되었지만 한국은 올림픽 무대에 관한 한 8년의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올림픽에 첫 정식종목이 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는 아시아 예선전인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일본과 대만에 이어 3위에 그치며 정작 올림픽 무대는 밟지 못했다. 정민태, 구대성, 문동환, 강성우, 이종범, 양준혁, 안경현, 심재학 등이 당시 대표선수들이었다.

그리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는 이미 프로에 지명된 김선우, 문동환, 강혁, 안희봉, 조경환을 비롯해 손민한, 조인성, 진갑용 등 당시 실업야구 최강팀이던 현대 피닉스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으나 일본 사회인 야구 대표팀에게 4-14라는 치욕적인 점수차로 콜드게임패를 하고 이탈리아 호주에게도 패하면서 1승6패라는 참단함 성적표만 받아 들었다.

야구가 올림픽에 정식종목이 된 뒤 이번 도쿄 올림픽은 여섯 번째다. 도쿄 올림픽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멕시코 이스라엘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등 6개국만 참가한다.

한국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으로 우승한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하지만 스모와 함께 국기나 다름없는 야구에서 번번히 한국에 덜미를 잡힌 일본이다. 주최국이자 홈 그라운드인 일본에서 열리는 만큼 일본프로야구 최고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첫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특히 도쿄올림픽에서는 한번 정도 패배를 하더라도 탈락하지 않는 더블 엘리미네이션을 섞은 복잡한 방식으로 경기가 열린다. 일본이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부문이다.

한일전에서 또 다른 '제2의 이승엽'이 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 선수단[사진 연합뉴스]
■2020도쿄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
△감독 김경문 △코치 최일언 이종열 △투수 최원준 고영표 고우석 조상우 박세웅 원태인 김민우 오승환 차우찬 이의리 김진욱 △포수 양의지 강민호 △내야수 강백호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황재균 오지환 김혜성 △외야수 박건우 김현수 이정후 박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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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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