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Report] 서울컨벤션고등학교 조원빈

조회수 2021. 7. 29. 12: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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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 KR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 어느 날, 바다 건너에서 들려온 소식이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르르 녹였다. 먼 타국에서 태극기를 단 소년이 제 집인 양 그라운드를 집어삼키며 야구의 본고장을 제패한 것이다. 유니폼 뒤에 새겨진 ‘CHO’가 매체에 도배될 만큼 그의 행보는 야구계를 들썩이기 충분했다. 담장을 향해 ‘탕’ 하고 울려 퍼졌던 경쾌한 타격음은 지금의 조원빈을 세상으로 꺼낸 신호탄에 불과하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이예랑 Location 더그아웃 매거진 스튜디오

조원빈

출생 2003년 8월 20일 신체조건 190cm 91kg 출신교 서울 고명초–휘문중–휘문고-서울컨벤션고 포지션 외야수 투타 좌투좌타 2021년 성적 12경기 14안타 1홈런 6타점 16도루 .368/.474/.549 OPS 1.019

#신흥강자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과 첫 만남이에요. 독자들께 인사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서울컨벤션고등학교 외야수 조원빈입니다.

서울 컨벤션고등학교(이하 컨벤션고)는 지난해에 야구부를 창단했어요. 어떤 팀인가요?
분위기가 정말 좋다가도 경기할 때는 누구보다 무서운 팀입니다.

신생팀이면 하나부터 열까지 차곡차곡 쌓아서 팀을 만들어가야 하잖아요. 시행착오가 있었을 듯한데 처음이라 좋았던 점과 반대로 힘든 점이 있다면요?
신생팀이다 보니 야구를 계속하고 싶었던 선수들이 모여서 하나를 하더라도 재밌게 할 수 있었어요.다만 다들 전학 오기 전에 많은 기량을 뽐내지 못한 상태라 실력이 부족하고 단합이 잘 안 돼서 힘들었어요. (고학년이 없어서 힘들진 않았어요?) 선배가 없어도 오히려 지도자분들이 잘해주셔서 선배들의 빈자리는 크게 느끼지 못했어요.

컨벤션고로 전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투수랑 타자를 둘 다 하고 싶었어요. 또, 휘문고등학교에 재학 중일 땐 또래 선수들의 실력이 출중해서 스스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신생팀으로 가서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전학하게 된 거예요. (유영원 감독의 오랜 러브콜이 있었다고 해요.) 전학을 갈 팀을 찾고 있었는데 같이 하자고 먼저 말씀해주셨어요. (어떤 부분이 마음을 흔들었어요?) 감독님께서 저랑 함께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고, 컨벤션고를 가게 된다면 하고 싶은 야구를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어요.

전학을 결심한 후에 25kg 가량 체중을 감량했다고요.
휘문고등학교에 있었을 땐 투수만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체중 관리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었는데, 전학 후 외야수를 맡기로 했을 때 지금의 몸으로는 무리여서 다이어트를 시작했어요. (감량 방법이 궁금해요.) 어릴 적부터 여러 번 해봤는데 오랫동안 유지가 안 돼서 포기했지만, 이번에는 어떻게든 버티자는 마음가짐과 이겨내 보자는 정신력으로 끝까지 하다 보니 체중 감량에 성공했어요. 식단은 따로 메뉴를 조정하진 않았고, 먹는 양을 줄였어요.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얼마 전 막을 내렸어요. 작년 창단 첫 해에 16강에 올라간 것도 대단하지만, 올해는 8강까지 진출했어요. 작년과 비교해 팀의 어떤 점이 성장했다고 보나요?
작년보다 좋은 선수도 많아졌고 운동량도 크게 증가했어요. 또, 시간이 흐르면서 팀 플레이를 알게 된 것이 달라진 점이에요.

또 주목해볼 만한 점은, 3연속 콜드게임 승리로 8강까지 올랐다는 점이에요. 특히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충암고와의 대결에서 12-3으로 대승을 거뒀는데, 경기 당시 분위기가 어땠나요?
충암고가 야구를 잘하기로 유명하잖아요. 경기 전에 어떻게든 무조건 이겨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어요. 절대 포기하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정면승부 해보자는 마음 하나로 뭉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경기가 진행될 때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요?) 초반에는 경기가 아주 타이트하게 흘러갔어요. 여유가 없는 채로 경기에 임했는데, 득점을 하고 여유를 찾으면서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었어요.

이번 대회에서 마음에 드는 플레이가 있다면요?
타격에선 큰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출루를 많이 해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해마다 실력이 거듭 향상해서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어요. 컨벤션고의 큰 자랑거리를 하나 꼽아볼까요?
모든 학교를 통틀어 가장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운동할 수 있다는 거예요. 감독님, 코치님이 정말 좋으셔서 스트레스 없이 우리가 원하는 야구를 할 수 있어요.

곧 7월이에요! 올해의 절반이 지나가는데 전반기 점수를 매겨보면 몇 점인가요?
50점도 안 돼요. 후반기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주말리그 후반기를 포함해서 아직 올해 많은 경기가 남아있는데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요.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을 생각하고 싶은데요. 이번 황금사자기는 8강까지 갔지만, 다음 전국대회에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어요.

#모두가 탐내는 ‘CHO’

‘조원빈’이란 이름을 미국에 알리게 된 이야기를 해볼게요! 2020년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파워 쇼케이스 홈런 더비에 출전했어요. 생소한 대회인데 어떻게 출전하게 됐나요?
그때가 2020시즌이 끝난 상태였어요. 어느 날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미국에 가서 잘하는 선수들 보고 많이 배워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무것도 모른 채 감독님의 말씀을 들은 뒤 바로 미국으로 가게 됐어요.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독님께 감사드려요.

예선전에서 15개, 본선에서 11개로 최다 홈런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어요. 소감이 궁금해요.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하지만 우승보다 더 좋았던 점은 지금까지 열심히 갈고닦았던 실력을 미국 무대에서 중요한 순간에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예선전이 끝나고 우승을 예감했어요?) 그때까지도 잘 몰랐어요. 제가 가장 앞 순서에서 쳤거든요. 근데 뒤에 남은 선수들이 저를 의식해서 그런지 본인의 기량을 뽐내지 못한 게 아닌가 싶어요. (웃음)

피칭머신에서 오는 공을 맞히는 데는 콘택트 전략도 필요했을 듯해요.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뒀어요?
타격 코치님께서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멀리 친다고 멀리 나가지 않는다는 거예요. 힘도 좋고 스피드도 빠르기 때문에 공을 정확히만 맞히면 된다고 말씀해주셔서 콘택트에만 집중했어요.

콘택트 능력과 파워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무대였어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눈여겨보는 선수가 됐는데,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보여요.
미국도 가고 싶고 한국에서도 정말 뛰고 싶어요. 특정한 나라, 팀이 아니라 제가 잘할 수 있는 곳에서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지난해 팀의 리드 오프를 주로 맡으며 도루 11개를 기록했고, 이번 황금사자기에서는 무려 5개의 도루를 기록해 최다도루상을 받았어요. 큰 체구인데 발이 원래 빠른 편이가요?
원래 빠른 편은 아니었어요. 근데 주변에서 항상 큰 체구에 비해 달리기가 빠르다고 말해주셨고, 다이어트를 하면서 계속 뛰었더니 스피드 향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최근까지 투타를 병행했어요. 휘문중 재학 중엔 최우수 투수상까지 받았는데, 타자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투수와 타자를 두고 생각해봤는데, 타자를 할 때가 더 즐거워서 선택하게 됐어요.

본인이 생각하는 투수의 매력과 타자의 매력은 뭔가요?
먼저 투수의 매력은, 투수가 공을 던져야 경기가 시작되잖아요. 모든 사람이 투수에게 집중한다는 점에서 왕이라고 생각해요. 타자는 타격과 수비 그리고 주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요. 여러 부분에서 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타고난 어깨 힘으로 송구 능력도 좋다는 평이에요. 투수 겸업이 송구에 도움이 됐나요?
투수를 할 때 제구에서의 불안함은 있었지만, 강하고 빠르게 던지는 건 자신 있었어요. 그래서 외야수를 맡고 난 후 하던 대로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어서 도움이 됐어요.

공수주를 고루 갖춘 5툴 플레이어라 불리는데,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이 있다면요?
아직 타격 시에 섬세하지 못해요. 남들보다 타자로서의 경험이 적어서 기술적으로 부족하다고 느껴요.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이 매체에서 극찬했어요.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작년부터 다들 관심을 주시는 걸 스스로 느꼈어요. 야구를 할 때는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고 되뇌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고 의식하다 보니까 몸에 힘이 들어갔어요. 그렇다고 부담스럽다는 건 아니지만, 잘하려는 마음 때문에 계속 욕심이 생겨요.

다가오는 8월에 있을 드래프트에 앞서 본인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한번 말해볼까요?
달리기가 빨라요. 또, 어깨가 좋고 수비와 타격을 잘해요. (웃음)

2022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대한 각오도 한마디 부탁해요.
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진 못했지만, 후반기에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좋은 팀에 꼭 가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다 빛나는 나를 좋아해~♬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뭐예요?
보석이요. (이유는요?) 부족했지만, 실력이 늘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방면으로 성장하면서 보석이 돼 가는 중입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원동력이 되는 좌우명이 있나요?
잘하는 선수의 명언이나 경험담을 자주 봐요. 보면서 ‘나도 이렇게 이 악물고 하면 후회는 남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명언은요?) ‘슬럼프는 가장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만 온다’라는 말이요.

평소 쉬는 날에 뭐 하고 지내요?
쉬는 날엔 친구들이랑 카페나 영화를 보러 가요. 또 게임도 자주 해요. (광주 진흥고 문동주랑 온라인 게임을 자주 한다면서요?) 시간 날 때 같이 해요. (누가 제일 잘해요?) 서울고 (이)병헌이랑도 자주 하거든요. 야구는 잘 모르겠지만 게임은 제가 제일 잘해요. (웃음)

개인 SNS를 보면 게시물을 다 영어로 써서 올렸어요. 영어 공부는 본격적으로 하고 있나요?
영어 공부를 딱히 하는 건 아니에요. 대화를 할 수 있는 실력은 아니지만, 읽거나 쓰는 건 조금 하는 편입니다.

롤모델이 NC 다이노스 나성범이잖아요. 어떤 점을 닮고 싶어요?
나성범 선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잖아요. 스타의 기질을 배우고 싶고, 5툴 플레이어의 대명사라서 선배님 같은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에요. 만약 직접 만나게 된다면 야구가 뜻대로 잘 안 되거나 힘든 순간이 분명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이 자리를 통해서 나성범 선배에게 영상 편지 한번 보내볼까요?
안녕하십니까. 컨벤션고등학교 외야수 조원빈입니다. 꼭 프로 선수가 돼서 선배님께 야구를 한번 배워보고 싶습니다!

조원빈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요?
야구는 제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해요. 야구를 잘했을 때 가장 기분이 좋고, 야구를 못했을 때 제일 별로거든요. 야구를 위해 살아요.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께 인사하고 인터뷰 마무리할게요.
전반기에 기대하시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후반기에는 더 성장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게요. 감사합니다!

***
세계적인 조각가인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는 흔히들 천재라 칭한다. 그는 ‘아담의 창조’, ‘최후의 심판’, ‘다비드상’ 등 5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작품을 남기며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천재로 머무르는 것을 거부했다. 더 좋은, 더 완벽한 작품을 위해 온몸을 불사르는 노력으로 회화, 조각, 건축 분야의 거장이 됐다.

조원빈과의 인터뷰가 끝나고, 나는 수줍은 모습에 가려진 그의 끈질긴 노력을 훔쳐볼 수 있었다. 타고난 실력임이 분명함에도 본인이 더 잘할 수 있다면 주저 없이 쏟을 준비가 돼 있었고, 끊임없이 나은 방향을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 누가 노력하는 천재를 마다하겠는가. 혜성같이 등장한 천재가 우리를 얼마나 더 설레게 할지 궁금해진다. 앞으로 더 반짝일 일만 남은 조원빈의 앞길을 온 맘 다해 응원한다.

▲ 더그아웃 매거진 123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3호(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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