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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연골도 없이, 17년 만의 은메달

피주영 입력 2021. 07. 30. 00:07 수정 2021. 07. 30.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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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구함, 남자유도 100kg급 쾌거
유도 남자 100㎏급 조구함은 무릎 부상을 이겨내고 은메달을 땄다. 한국이 이 체급에서 은메달을 딴 건 17년 만이다. 사진은 조구함이 준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는 모습.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유도 조구함(29)이 두 번째 올림픽 도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세계 6위 조구함은 29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 일본의 에런 울프(25·세계 5위)에게 골든 스코어(연장전) 혈투 끝에 한판패했다. 팽팽한 승부는 정규시간 4분을 넘겨 이어졌고, 조구함은 연장 5분35초 쯤 안다리 후리기에 당했다.

패배는 아쉽지만 그래도 조구함에게는 값진 은메달이다. 한국이 이 체급에서 은메달을 딴 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17년 만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도 그는 “공격이 단조로워 주특기인 업어치기만 막으면 쉽게 이길 수 있는 선수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통하기 어렵다”고 평가받았다.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한결같이 다양한 기술로 한판승을 따냈다. 반면에 그는 업어치기 하나로 매경기 힘겹게 싸웠다. 게다가 유도 100㎏급은 힘 좋은 유럽 선수가 득세하는 체급이다. 키 1m90㎝대 거구가 즐비하다. 1m77㎝인 그가 왜소해 보일 정도다. 아시아 선수에게는 힘든 체급이다.

은메달 딴 조구함 “이제 실컷 자고 싶다”

조구함은 판을 뒤집었다. 리우 올림픽 이후 매일 두 차례 지옥 훈련을 했고, 훈련 뒤에도 쉬지 않았다. 고무 튜브 당기기 400회를 채워야 잠자리에 들었다. 2년 전부터는 기술을 업그레이드했다. 필살기인 업어치기에 안뒤축걸기를 접목했다. 이번 도쿄에서는 준결승까지 세 경기를 모두 다른 기술로 승리했다.

결승전 직후 조구함은 힘든 승부를 버텨낸 자신의 왼쪽 다리를 어루만졌다. 조구함은 첫 올림픽이던 리우에서는 16강에서 탈락했다. 왼발을 쓰지 못했다.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됐다. 1년3개월간의 재활을 거쳐 2017년 말 매트에 돌아왔다.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기량은 회복했지만, 조구함의 무릎에는 늘 과부하가 걸린다. 그래서 경기마다 붕대와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이고 뛴다. 그는 “무릎 연골이 보통 사람의 10% 정도 남았다. 그런데 주특기가 업어치기라서 매일 수백 번 무릎을 굽히고 편다. 아프지만 참을 만하다”고 말했다.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그는 “실컷 자고 싶다. 제주도 여행도 가겠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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