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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일지 모르는데..'동메달 확보' 배드민턴 女 복식의 잔인한 대결 [도쿄라이브]

도쿄 | 김은진 기자 입력 2021. 08. 01. 10:55 수정 2021. 08. 0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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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와 신승찬이 지난 7월31일 도쿄올림픽 4강전에서 진 뒤 서로 안고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시 설 수 없을지 모를 꿈의 무대, 한 팀은 시상대에 오르지만 한 팀은 빈손으로 돌아가야 한다.

배드민턴 여자복식 이소희(27)-신승찬( 27)과 김소영(29)-공희용(25)이 동메달을 놓고 적이 돼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2일 일본 무사시노모리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기면 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고, 지면 몇 년 간 바라보며 달려온 올림픽을 허전하게 마무리한다.

한국의 여자복식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다. 세계랭킹 4위인 이소희-신승찬과 5위인 김소영-공희용은 도쿄올림픽을 준비한 최근 3년간 우승을 주고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강한 선수들로 자리했다. 국제대회 결승전에서도 여러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도쿄올림픽에서도 결승전에서 격돌해 메달 색깔을 다투는 것이 네 선수의 가장 큰 꿈이었다. 그러나 메달 색이 아닌 하나 남은 메달을 놓고 싸우게 됐다.

이소희-신승찬과 김소영-공희용은 서로를 인생의 짝으로 생각할만큼 최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팀이다.

이소희와 신승찬은 중학교 1학년 때 주니어 대표팀에서 만난 동갑 친구로 14년 단짝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선배들과 조를 이뤘다. 이소희는 장예나와 함께 출전했고, 신승찬은 정경은과 한 조로 여자복식 동메달을 따내 당시 한국 배드민턴에 유일한 메달을 안겼다. 2018년부터 같은 조가 된 둘은 함께 하는 올림픽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도쿄에 갔다.

김소영(오른쪽)과 공희용이 지난 7월31일 도쿄올림픽 4강전에서 경기 중 서로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소영도 이번 대회를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으로 생각하고 참가했다. 최상의 조를 찾기 위해 자주 파트너가 교체됐던 김소영과 공희용은 2019년 다시 짝이 된 이후 지금은 보기만 해도 서로 생각을 아는 최고의 조가 됐다. 함께 하는 마지막 올림픽으로 여기고 있다.

선수들은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생활하며 친형제·자매 이상의 우정을 쌓는다. 이소희. 신승찬, 김소영, 공희용도 마찬가지다. 도쿄의 선수촌에서는 한 숙소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다. 늘 같이 훈련하고 밥 먹고 쉴 때도 뭉쳐다니는 식구다. 그러나 2일 하루는 올림픽 메달 1개를 사이에 두고 적이 되어야 한다.

진천선수촌에서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인터뷰할 때 “우리는 서로 적이기도 하고 같은 팀이기도 하다”며 웃었던 넷은 4강전을 마친 뒤 각자 “마지막이니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지더라도 어느 상대보다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지만, 이기더라도 기뻐하기가 어려운 잔인한 대결 앞에 놓였다.

도쿄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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