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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막내, 금메달 선배로서 바라본 언니들.."산아, 부담 많았지? 잘 이겨냈어" [도쿄올림픽]

김하진 기자 입력 2021. 08. 01. 13:19 수정 2021. 08. 0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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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3관왕을 차지한 안산. 도쿄 | 연합뉴스


한국 양궁 여자 대표팀의 안산(20·광주여대)은 도쿄올림픽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냈다.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개인전 금메달로 한국 하계 올림픽 양궁 역사의 첫 3관왕이 됐다.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낸 기보배 KBS 양궁 해설위원(33)과 리우 대회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최미선(25·순천시청)은 안산의 경기를 바라보는 마음이 특별했다. 기보배 해설위원과 최미선은 과거 올림픽 대표팀 막내로 뛰어본 경험이 있다. 둘은 안산의 광주여대 선배이기도 하다.

기보배 위원은 “안산의 경기 운영 능력을 보면 ‘정말 20살짜리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놀랍다. ‘이 선수는 앞으로도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구나’라고 느꼈다”라고 칭찬했다. 기 위원은 “안산은 앞으로 올림픽에 여러 번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롱런할 것 같은 선수”라며 추켜세웠다.

최미선은 지난해까지도 안산과 대표팀에서 함께 한 가까운 선후배다. 그는 “양궁 중계를 모두 다 챙겨서봤는데 내가 다 떨렸다. 손에 땀이 날 정도였다. 산이가 개인전 금메달을 딸 때는 눈물도 흘렸다”고 말했다.

올림픽 무대의 중압감을 잘 알기에 경기 밖 논란에 휩싸인 안산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안산은 2관왕 뒤 불거진 ‘남혐 논란’이란 엉뚱한 이슈에 휘말렸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시끄러웠고,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외신들도 안산을 둘러싼 ‘온라인 학대’를 비중있게 다룰 정도였다

기 위원은 안산과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더욱 더 마음이 쓰였다. 기 위원은 리우 대회 기간 보신탕을 먹는다는 이유로 SNS를 통해 비방을 받아 적잖이 마음을 써야 했다. 당시 개인전을 치르고 있던 기 위원은 그럼에도 꿋꿋하게 “경기에 도움을 주지 않는 것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고 당당히 동메달을 따냈다.

5년 전 경험을 떠올린 기 위원은 “나는 그래도 그 때 20대 후반의 나이였지만, 20살 아이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라며 “64강부터 32강까지 는산이의 표정이 좋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 ‘경기력에 지장이 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운동 선수는 운동 그 자체로만 봐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모든 어려움을 뚫고 안산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준결승과 결승에서 두 차례나 살떨리는 슛오프를 이겨냈다. 런던 대회 개인전에서 슛오프 경험을 해봤던 기 위원은 “그 때는 아무것도 눈에 안 들어오고 아무것도 안 들린다. 연습 때의 루틴만 계속 머릿 속으로 주문처럼 말한다”며 “산이는 나보다 굉장히 덤덤하게 경기를 잘 운영했다”고 칭찬했다.

경기에서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안산이지만 양궁장 밖에서는 영락없는 스무살 또래처럼 행동한다고 한다. 최미선은 “실제로 지내보면 장난도 많이 친다. 붙임성이 있다”며 그의 쾌활한 성격을 전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준비하면서 부담도 많이 됐을 텐데 잘 이겨내고 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워서 정말 축하한다. 산이는 한국 양궁 역사에 크게 남을 선수다. 다음 2024년 파리 올림픽은 함께 나갔으면 좋겠다”라며 바람을 전했다.

기 위원은 “코로나19 때문에 선수들이 국제 대회를 전혀 출전하지 못한 데다 어린 선수들은 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면서 “초반부터 선전해줘서 금메달을 4개나 가져왔다. 정말 고생 많이 했고 모두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양궁 대표팀은 1일 귀국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만큼 귀국해서도 많은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 위원은 “그 순간만큼은 즐겼으면 좋겠다. 금메달은 자신이 그동안 흘린 땀의 대가이자 보상”이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 양궁도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좋다”이라고 말했다.

안산을 향해 진심어린 ‘롱런’의 비결도 전했다. 기 위원은 “장수의 비결은 겸손, 그리고 항상 끊임없는 도전 정신에서 나온다. 안주하지 않고 계속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다보면 대표팀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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