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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허벅지 핏줄 터지도록..모든 걸 던진 '리더의 품격'

이준희 입력 2021. 08. 01. 13:36 수정 2021. 08. 0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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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로 인해 모두가 하나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우리는 하나다."

1일 일본 언론은 "베테랑 김연경이 30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지만, 김연경은 오히려 "결국 팀워크였다.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했기에 가능했다"며 팀원에게 공을 돌렸다.

김연경은 그때도 "애들이 밥상 차려 놓은 것 숟가락만 얹은 느낌이다. 선수들한테 너무 고맙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8강 상대가 정해지면 그것에 맞게 준비해서 한 번 기적을 일으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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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전체 득점의 30% 책임진 주장
맹활약에도 김연경 "결국 팀워크"

성적 부진·핵심 전력 학교폭력 문제 등
뒤숭숭한 팀 분위기 한달새 확 바뀌어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 어록도
김연경(10번)과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스포츠로 인해 모두가 하나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우리는 하나다.”

김연경(33)이 1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여자배구는 전날(31일) 일본과 풀세트 접전 끝에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5세트 12-14, 매치 포인트에 몰리고도 기어이 승리를 따냈다. 그 중심에는 경기장 안팎으로 ‘우리는 하나’라고 부르짖은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은 무려 30득점을 내며 팀 전체 득점(100점)의 30%를 책임졌다. 그야말로 독보적인 활약이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1일 누리집에 한국팀과 김연경의 활약을 집중 조명하면서 김연경이 올림픽에서 네차례나 한 경기당 30점 이상을 올렸으며 이는 역대 최초라고 소개했다. 김연경은 2012런던올림픽 세르비아전과 중국전, 2016리우올림픽 일본전에서도 30점 넘는 점수를 올렸다. 김연경은 경기 외적으로도 빛났다.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이 선수 12명 중 10명의 등 번호를 바꾸자 “등 번호는 중요치 않다. 어차피 다 얼굴을 알고 있는 선수들”이라고 ‘쿨한’ 모습을 보이더니, “모든 선수가 자기 역할을 하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한일전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팀원들을 다독였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에스엔에스(SNS)에서는 김연경의 ‘피멍’ 투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과 경기 도중 김연경의 허벅지 핏줄이 터져 피부가 붉게 물든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너무 간절했다”던 김연경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주장’ 김연경의 분투는 한국 팀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됐다. 1일 일본 언론은 “베테랑 김연경이 30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지만, 김연경은 오히려 “결국 팀워크였다.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했기에 가능했다”며 팀원에게 공을 돌렸다.

김연경이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 경기에서 득점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오른쪽 허벅지에 생긴 피멍이 눈에 띈다. 도쿄/연합뉴스

여자배구 대표팀은 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다.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3승(12패)으로 16개 나라 가운데 15위에 오르는 등 부진했다. 특히 올림픽 같은 조 국가들과의 상대전적이 1승3패로 열세였는데, 도미니카공화국(0-3), 브라질(0-3), 일본(0-3)에 차례로 완패를 당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핵심 전력들이 학교폭력 문제(이재영, 이다영)와 부상(강소휘) 등으로 빠지며 팀이 뒤숭숭하던 때였다. 더욱이 한국(세계 14위)이 속한 올림픽 본선 A조는 브라질(2위), 세르비아(10위), 일본(5위), 도미니카(17위), 케냐(24위) 등 강팀이 즐비했다.

김연경은 위기 속에서도 “대표팀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점차 나아지는 모습”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팀의 전열을 가다듬었다. 각종 논란에는 최대한 말을 아꼈고, 대신 솔선수범으로 팀을 위한 헌신을 보여줬다. 그 결과 대표팀은 한달 만에 완전히 환골탈태했고, 올림픽 본선에서 까다로운 상대인 도미니카(3-2)와 일본(3-2)을 풀세트 접전 끝에 꺾었다. 2일 세르비아전을 남겨놓고 있지만 3승1패로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세르비아마저 꺾으면 8강에서 유리한 대진표를 얻게 된다.

사실 김연경은 현재 몸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아파도 싸워야 한다”는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 지난 올림픽 예선 때부터 그랬다. 당시 그는 복부 근육이 찢어져 경기에 뛰기 힘든 상황에서도, 부상 부위에 복대를 하고 진통제를 먹어가며 팀을 올림픽 본선 무대로 이끌었다. 김연경은 그때도 “애들이 밥상 차려 놓은 것 숟가락만 얹은 느낌이다. 선수들한테 너무 고맙다”고 밝혔다. 늘 “팀 덕분”이다.

김연경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때문에 더 올림픽 메달이 간절하다. 김연경은 “8강 상대가 정해지면 그것에 맞게 준비해서 한 번 기적을 일으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순수한 스포츠 열정으로 똘똘 뭉친 진짜 ‘원팀’ 여자배구 대표팀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도쿄/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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