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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SS현장]늦은소집부터 '김민재 딜레마'까지..김학범호, 예고된 비극

김용일 입력 2021. 08. 0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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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오른쪽)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1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멕시코전에서 3-6 완패한 뒤 눈물을 흘리는 이동경을 위로하고 있다. 요코하마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요코하마=김용일기자] 빠르고 배후 침투가 좋은 멕시코에 어설프게 맞불을 놓았다가 크게 당했다. 다만 ‘전술의 패착’으로만 귀결할 수 없다. 시작부터 삐걱거린 올림픽 축구 ‘김학범호’는 본선에 오기 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 최종 명단 구성 과정부터 발목을 잡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축구 남자 8강전 멕시코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면서 3-6으로 참패했다. 한국이 올림픽 본선에서 멕시코에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5전 3승2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도쿄올림픽에서 첫 패배를 떠안았다. 이날 이동경이 두 골을 넣으며 분전했으나 수비진이 상대 공격수와 일대일 경합, 배후 침투 패스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자멸했다.

김민재가 지난달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 프랑스와 평가전에서 관중석에 앉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예고된 수비진 붕괴…‘김민재 집착’ 화를 불렀다
‘딜레마’를 각오한 수비수 김민재의 와일드카드 선발은 악수가 돼 본선 실패로 이어졌다. 수비 안정은 메이저 대회 성공의 선결 조건이다. 특히 유럽과 남미 선수와 비교해서 개인 전술이 떨어지는 아시아 팀이 국제 대회에서 성적을 내려면 수비 조직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김학범호’는 이 부분에서 낙제점에 가까웠다. 김 감독은 애초 수비를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는 공격진에만 2명(황의조 권창훈)을 뽑았다. 나머지 1장만 수비진에 사용했는데, 소속팀에 올림픽 차출 허락을 받지도 않은 김민재를 ‘일단 최종 명단에 집어넣고 보자’며 선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닌 올림픽은 소속팀에 차출 의무가 없다. 김민재의 소속팀 베이징 궈안(중국)은 일찌감치 차출을 거부했다. 더구나 김민재가 유럽 이적을 추진한 가운데 베이징은 많은 이적료를 거둬야 했다. 부상 우려가 있는 올림픽에 보내는 것을 더욱더 꺼렸다. 김 감독은 이 문제를 조기에 대처하지 못했다. 도쿄 출국이 임박해서야 김민재를 제외하고 박지수의 대체 발탁을 결심했다.

수비는 결국 꼬였다. 김 감독은 박지수의 합류가 늦은 점을 고려해 뉴질랜드와 1차전에서 그를 선발에서 제외했고, 0-1로 졌다. 이후 박지수가 2경기 연속 선발로 뛰며 무실점에 이바지했으나, 멕시코와 첫 토너먼트에서 한계를 보였다. 멕시코처럼 기술이 좋은 선수의 침투를 막으려면 대인 방어는 물론, 수비진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필수다. 그러나 이날 설영우와 강윤성 등 풀백이 상대 윙어와 일대일 경합에서 밀렸다. 박지수, 정태욱이 이끄는 중앙 수비도 헨리 마틴(2골), 루이스 로모(1골)의 공간 침투를 조직적으로 저지하지 못했다.

가시마 | 연합뉴스

◇너무 늦었던 최종 소집…‘비기’로 불린 세트피스는 어디로
‘김학범호’는 최종 소집 훈련을 지난달 1일부터 17일 도쿄행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 2주가 조금 넘게 시행했다. 이 기간은 2012년 런던 대회(4주), 2016년 리우 대회(6주)와 비교해 매우 짧았다. 황의조나 권창훈 등 핵심 구실을 해야 할 와일드카드 자원은 기존 멤버와 호흡을 맞춘 적이 없었는데, 본선 대비 기간이 넉넉하지 않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김 감독은 국내에서 치른 두 차례 평가전 때도 전력 노출을 최소화한다는 이유로 베스트 멤버 가동을 주저했다. 또 김민재도 이탈했다.

올림픽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에서 조직적인 축구를 한다는 일본만 해도 6월 중순 와일드카드까지 확정하고 완전체로 훈련했다. 반면 김 감독은 그 기간에 명단 구상이 어느 정도 끝났을텐데 1~2차로 나뉘어 옥석가리기를 지속했다”며 “너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선수도 (최종 명단에서 탈락할까봐)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 감독이 왼발잡이 3총사(이동경 권창훈 이강인)를 앞세워 ‘비기’로 여긴 세트피스도 위력이 없었다. 2-6으로 뒤진 멕시코전 ‘의미 없던’ 후반 추가 시간 코너킥에서 나온 황의조의 헤딩골이 전부였다. 한마디로 준비서부터 ‘물음표’가 매겨졌던 김학범호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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