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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이 중요한가, 이들의 미소가 금이다

김형민 입력 2021. 08. 0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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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

메달을 목표로 한다면 비장하기까지 할 올림픽에서 우리 태극전사들이 웃고 있다.

우리 선수단은 2일 오전까지 금메달 다섯 개 은메달 네 개 동메달 여덟 개로 종합 8위에 올라있다.

애초 목표한 금메달 일곱 개와 종합 10위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잇따르나 우리 국민은 개의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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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에도 '엄지척' Z세대의 올림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 메달을 목표로 한다면 비장하기까지 할 올림픽에서 우리 태극전사들이 웃고 있다. 이제는 패배에도 좌절하지 않는다.

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떠오른 황선우(18·서울체고)는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초반 150m를 선두로 달리다 마지막 50m에서 뒤처져 7위(1분45초26)를 했다. 아쉬워 눈물을 흘릴 법도 한데 황선우는 쿨했다. "아쉽지만 괜찮다. 오버페이스였다"라며 웃어넘겼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태권도 국가대표 이다빈(25·한국체대)은 같은 날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여자 67㎏ 초과급 결승에서 밀리차 만디치(세르비아)에게 져 금메달을 놓쳤다. 그는 억울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생글생글 웃으며 만디치를 향해 ‘엄지척’을 날렸다.

결과에 승복하는 패자의 품격은 유도에서도 나왔다. 조구함은 29일 열린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 애런 울프(일본)에게 진 뒤 울프의 왼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는 "내가 맞서본 상대 가운데 가장 강했다"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사격 25m 권총에서 은메달을 딴 김민정(24·KB국민은행)은 "아쉽지만, 또 기회가 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탁구 신동 신유빈(17·대한항공)은 여자 개인 단식 32강전에서 탈락한 뒤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볼 수 없던 풍경이다. 이제 메달을 따지 못해 카메라 앞에서 "죄송하다"라고 울먹이는 태극전사는 없다. 과거 올림픽에 나갔던 우리 스포츠 지도자들은 "세대가 바뀌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선수 대부분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적응해 자라 새로운 문화, 환경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과감히 도전하고 그 순간을 즐길 줄 안다.

그들은 공정한 승부를 원한다. 반칙에 분노하고 스스로에게는 철저하다. 그래서 스포츠 밖에서도 주류로 자리 잡았다. 불법과 편법으로 기회를 얻은 고위공직자 자녀 사건에 분개한다. 반면 공정한 경쟁에서 나보다 실력이 좋은 상대가 누리는 이익은 깨끗이 인정하고 승복한다.

일각에선 코로나19 확산세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올림픽 전 우리 선수 대부분은 국제대회를 나가지 못했다. 펜데믹으로 세계선수권 등이 취소되거나 연기돼서다. 대다수는 오랜 기간 선수촌에 머물며 고독한 싸움을 해야 했다. 자연스레 경기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어렵게 열린 도쿄올림픽은 이를 해갈하는 기회가 됐다. 메달 이상의 새로운 의미가 생긴 것이다.

우리 선수단은 2일 오전까지 금메달 다섯 개 은메달 네 개 동메달 여덟 개로 종합 8위에 올라있다. 애초 목표한 금메달 일곱 개와 종합 10위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잇따르나 우리 국민은 개의치 않는다. 누구보다 선수들이 올림픽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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