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에 지고도 웃은 여 배구[Tokyo 2020]

도쿄 | 윤은용 기자 2021. 8. 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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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탈락 단판 승부' 8강전 대비해 체력 비축

[경향신문]

김연경, 라바리니 감독
라바리니 감독, 김연경 등 교체
이후 경기부터 전력투구 ‘포석’

“아휴, 6시에 일어났더니 (눈이) 퀭하네요.”

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 김연경의 한마디에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이 웃음바다가 됐다. 힘 한번 제대로 못 써본 완패로 조별리그를 마감했음에도, 일찌감치 8강을 확정지은 선수들의 얼굴은 밝았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배구 여자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1시간13분 만에 세르비아에 세트 스코어 0-3(18-25 17-25 15-25)으로 패했다. 사실 이날 경기는 한국에 있어 ‘숨고르기’와 같은 것이었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일본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 승리를 챙겨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래서 한국은 이날 2세트 중반부터 김희진, 박정아, 염혜선 등 주축 선수들을 전부 벤치로 불러들였고 3세트 시작과 함께는 김연경마저 경기에서 뺐다. 8강에 대비해 체력을 아끼려는 라바리니 감독의 포석이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조 3위를 차지해 8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 각조 2~3위는 조추첨을 통해 8강전 상대가 정해진다. B조는 현재 이탈리아, 러시아 대표팀(ROC), 미국, 터키가 차례로 8강 진출을 확정했는데 승점 차가 촘촘해 누가 상대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패했음에도 믹스트존을 빠져나오는 선수들의 얼굴은 전혀 어둡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나온 김연경은 “처음으로 오전 9시 경기를 했는데 정말 쉽지 않다. 오늘 6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과거 터키에서 함께 뛰었던 세르비아의 세계적인 공격수 티아나 보스코비치와 만나서는 “장난 아닌 장난을 좀 쳤다. 몇 시에 일어났냐고 물어봤는데 5시에 일어났다고 했다. 한 시간 늦게 일어난 우리가 준비가 덜 되지 않았나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연경은 또 “다음번에 9시 경기를 하면 화장을 좀 더 진하게 하고 밝은 모습으로 나와야겠다. 뭐라도 해서 퀭하지 않게 나오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래도 8강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곧바로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김연경은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잘됐다. 일찍 8강을 확정해 하루 정도 더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며 “이제부터 모든 포커스는 8강에 맞추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무릎 부상을 안고 뛰는 김희진도 “현재 무릎을 쓰고 치료하고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8강부터는 단판 승부인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쿄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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