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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스카우트가 본 일본 "도저히 질 수 없는 멤버, 그래도 야구 모른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배지헌 기자 입력 2021. 08. 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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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운명의 한일전, 올림픽 결승 진출 놓고 13년 만에 한일 대결 성사
-최강 전력 갖춘 일본 대표팀, 선발투수로 최고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예고
-야마모토, 150km/h대 속구와 다양한 변화구 갖춘 투수…ML 스카우트 “약점이 없다”
-정확성과 파워, 수비력 겸비한 타선도 위협적…“그래도 한일전, 결과는 붙어봐야 안다”
 
최강 전력을 구축한 일본(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결전의 날이 밝았다. 오늘(4일) 오후 7시 일본 요코하마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 한일전이 열린다. 올림픽 야구로는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13년 만의 한일 대결이다. 그때도 한국과 일본은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었고, 이번에도 또 준결승에서 만났다.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일본프로야구 최고 선수들로 최정예 멤버를 꾸렸다. 여기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패하면 바로 탈락하는 시스템이 아닌, 패자부활전이 포함된 더블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 방식을 도입했다. 한번 지더라도 재도전 기회가 주어지는 이 시스템은 투수력이 약한 팀에 불리하고 일본처럼 투수층이 두꺼운 팀에 유리한 제도다. 
 
국내 야구인들도 일본의 전력이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는다. 일본야구 경기를 매일 시청하는 야구 원로는 “이번 대표팀만 놓고 보면 어느 때보다 일본과 한국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면서 “전력만 봐선 한국의 승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번 대회 한일전이 한국야구의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이라 우려했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구단 관계자도 “거칠게 요약하면, 일본 대표팀은 투수진 거의 전원이 150km/h 이상 강속구와 포크볼에 제구력까지 겸비했다고 보면 된다. 그에 비해 한국 대표팀에서 150km/h를 던지는 투수는 불펜 자원인 조상우와 고우석 두 명뿐”이라고 현실을 진단했다. 타선에 대해서도 “1번부터 9번까지 라인업 전체가 컨택트 능력과 펀치력을 겸비했고, 수비력도 수준급”이라며 “전력의 합만 봐서는 일본이 이번 대회 최강팀인 게 사실”이라 인정했다. 
 
일본 선발 야마모토 “일본 타자들도 공략 못 하는 투수…약점이 없다”
 
일본 대표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는 한일전을 앞두고 한국야구와 일본야구를 객관적인 위치에서 상당 기간 관찰한 전문가를 섭외했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구단 소속으로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국제 스카우트 A 씨가 취재에 응했다. 이 스카우트는 한국, 일본, 타이완을 오가며 아시아 지역 고교 유망주와 프로선수 가운데 미국 진출이 가능한 선수를 수시로 관찰하고 보고하는 게 주 업무다. 한국은 물론 일본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서도 그 누구보다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우선 A 스카우트는 일본 선발투수로 나올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에 대해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이상, 타자가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아마도 일본은 처음부터 한국전 선발로 야마모토를 염두에 뒀을 것이다. 한국 타자들로선 야마모토 수준의 구속과 구종을 갖춘 투수를 거의 만나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일본 타자들도 야마모토의 공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는다. 야나키타 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 수준의 최고 타자 외에는 제대로 공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1998년생 우완 야마모토는 약점이 거의 없는 투수로 통한다.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것, 투수로는 다소 작은 신체조건(키 178cm)만 빼면 투수로서 완성도는 흠잡을 데가 없다. A 스카우트는 “패스트볼 최고구속이 156km/h에 달하고 평균도 150km/h 이상이다. 컷패스트볼, 투심, 커브, 스플리터까지 다양한 구종을 모두 평균 이상으로 던진다. 스플리터 구속이 보통 투수 속구 수준인 146km/h까지 나오는 투수”라고 소개했다.
 
커브를 활용한 완급조절에도 능하다. A 스카우트는 “공만 빠른 게 아니라 상당히 영리하고 운영 능력이 뛰어난 투수”라며 “같은 커브라도 90km/h 대 느린 커브부터 130km/h에 가까운 빠른 커브까지 구속을 조절해 가며 던진다. 한 구종을 마치 여러 가지 구종처럼 활용할 줄 안다”고 평가했다.
 
일본 투수 특유의 변칙적인 투구폼도 타자를 괴롭히는 요인이다. 처음 상대하는 타자는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이닝 소화 능력도 뛰어나 매 경기 7~8이닝을 꾸준히 소화한다. A 스카우트는 “3~4이닝 던진 뒤 힘이 떨어지거나 타자에게 맞아 나기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다. 길게 끌고 가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오락실 야구 게임에나 나올 법한 이런 투수를 한국 타선이 공략할 방법은 있는 걸까. A 스카우트는 “장타보다는 컨택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이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이긴 하지만 풀스윙으로 장타를 치려고 하면 공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좌타자 가운데 컨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들에게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 이정후, 김현수 정도 능력을 갖춘 선수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강백호도 이스라엘전에서 한 것처럼 풀스윙을 자제하고 정확성에 집중한다면 결과는 다를 수 있다”면서 “충분한 전력분석이 이뤄진 만큼, 야마모토가 어떤 구종을 어느 타이밍에 던질지 파악해서 컨택트 위주로 접근한다면 좌타자들에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야마모토는 지난 2019 프리미어12 당시 한 차례 한국 대표팀과 상대한 적이 있다. 당시 야마모토는 8회 구원 등판해 이정후-김하성-김재환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이정후 타석에서 던진 147km/h 짜리 포크볼로 국내 팬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 불펜에서 최고 경계 대상은 센가 코다이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물론 야마모토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려도 첩첩산중이다. A 스카우트는 “이번 일본 대표팀은 미시마 카즈키(요코하마 베이스타즈), 마쓰이 유키(라쿠텐 골든이글스) 등 정상급 투수들이 최종 엔트리에서 빠졌는데도 투수진이 탄탄하다. 어떻게 보면 메이저리그 출신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가 가장 무게감이 떨어져 보일 정도”라고 평가했다.
 
A 스카우트가 가장 경계하는 불펜투수는 센가 코다이(소프트뱅크 호크스)다. 그는 “발목 부상만 아니었다면 센가 코다이가 한국전 선발로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최고 160km/h에 최근에도 156km/h 빠른 공을 던지고, 강력한 스플리터를 구사하는 투수다. 싱커, 커터, 슬라이더도 던진다”고 했다. 센가는 2일 미국전에 8회 구원등판해 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센가 외에도 수준급 투수 행렬은 계속된다. A 스카우트는 “좌완 오노 유다이(주니치 드래곤스), 사이드암 투수 아오야기 코요(한신 타이거즈), 우완 이토 히로미(니혼햄 파이터스)는 대표팀에선 불펜이지만 소속팀에선 선발투수로 활약 중”이라 소개했다. 
 
또 “이와자키 스구루(한신 타이거즈)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포스팅 대상으로 주시하는 투수고, 타이라 카이마(세이부 라이온즈)는 올해 39경기 연속 무실점 신기록을 세운 투수”라며 한국 타선에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만만한 타자 없는 일본 타선, 좌타자는 요시다-우타자는 스즈키가 경계 대상
 
일본야구 최고 강타자로 꼽히는 야나기타(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타선 역시 1번부터 9번까지 거를 타순이 없다. A 스카우트는 “타선 전체가 뛰어난 컨택트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키쿠치 료스케(히로시마 카프)나 겐다 소스케(세이부 라이온즈), 콘도 켄스케(니혼햄 파이터스) 정도만 빼면 대부분 타자가 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갖췄다” “지난 4경기에서 피홈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 투수들은 장타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 스카우트는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로 좌타자는 요시다 마사타카(오릭스 버팔로스)를, 우타자로는 스즈키 세이야(히로시마 카프)를 거론했다. 그는 “정상 컨디션이라면 야나기타 유키가 가장 경계 대상이겠지만, 옆구리 부상 이후 100%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평소대로 풀스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진단했다. 야나기타는 2일 미국전에서 중심타선이 아닌 6번타자로 출전해 단타 2개를 기록했다. 
 
A 스카우트는 “요시다 선수는 키는 173cm로 크지 않지만 배트에 맞히는 능력이 좋고 파워도 있다”면서 “체격에 비해 강한 타구도 많이 만들어내는 편이고, 스마트한 야구를 하는 선수다. 기복 없이 꾸준한 것도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올 시즌 이후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삼은 선수라 동기부여도 뚜렷하다. A 스카우트는 “많은 빅리그 스카우트가 이번 대회 요시다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 캐릭터상 부담을 느끼고 위축되기보단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A 스카우트가 일본 대표팀에서 가장 위협적인 우타자로 꼽은 스즈키 역시 올 시즌 이후 빅리그 포스팅이 예정돼 있다. A는 “스즈키는 미국 스카우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1순위가 야나기타, 2순위가 스즈키라고 보면 된다”면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25홈런 이상을 기록한 장거리 타자로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해 요주의 대상”이라 지목했다.
 
하위타선에선 3루수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즈)가 복병이다. A 스카우트는 “전반기 26홈런으로 리그 홈런 선두 경쟁을 펼친 선수”라며 “파워에 비해 정확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긴 하지만, 요코하마 구장을 감안하면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3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린 아사무라 히데토(라쿠텐 골든이글스)도 언제든 장타를 날릴 수 있는 선수”라고 경계했다. 
 
A 스카우트는 “일본 야수진은 공격력은 물론 수비력도 탄탄한 선수들로 구성됐다. 키쿠치 요스케는 물론 유격수 겐다 소스케, 야마다 데츠토(야쿠르트 스왈로즈),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자이언츠) 등 내야진이 고른 수비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이 고전한 미국이나 이스라엘처럼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일본야구에선 메이저리그처럼 과감한 시프트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타구 방향 분포가 극단적인 외국인 타자 타석이라면 모를까, 수비 시프트를 크게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라 밝혔다.
 
장타력이 뛰어난 아사무라 히데토(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처럼 마운드, 타선, 수비까지 어느 하나 빈틈이 보이지 않는 막강 전력의 일본 대표팀이다. A 스카우트도 “선수들의 면면으로 봐선 도저히 질 수 없는 멤버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A 스카우트는 한일전의 특수한 성격상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최강 전력을 갖추고서도 일본은 앞선 3경기에서 어느 하나 완승을 하지 못했다. 한 수 아래인 상대를 만나서도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야구는 약한 팀도 1경기는 강팀을 이길 수 있는 경기다. 일본도 그걸 알기에 이번 올림픽에 더블 엘리미네이션 제도를 도입했을 것”이라 지적했다.
 
A 스카우트는 “도미니카공화국 경기와 이스라엘전을 보니 한국 선수들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했다. 특히 이스라엘전을 본 뒤엔 한일전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발 고영표를 길게 끌고 가기보다는 불펜데이처럼 변칙적인 운용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원활하게 잘 이뤄진다면 한국에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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