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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의 올림픽에서 확인했다..또 달라진 세계 야구 [도쿄 올림픽]

요코하마 | 김은진 기자 입력 2021. 08. 0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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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31일 2020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조별리그 2차전. 미국은 4-2로 앞서던 9회초 시작과 함께 3루수를 교체했다. 토드 프레이저를 빼고 잭 로페즈를 투입했다. 로페즈는 빅리그 데뷔는 하지 못한 현역 마이너리거다.

9회 2사 2루, 허경민의 타구가 총알같이 3루로 향했다. 베이스를 타고 좌익선상으로 빠지려던 타구를 로페즈가 몸을 날려 잡아내더니 1루로 빠르게 송구해 경기를 끝내버렸다. 한국을 B조 2위로 만들어 대위기로 몰아넣었던 이 마지막 장면은 미국이 이날 내내 보여준 수비의 정점이었다.

미국은 매우 세밀한 수비를 보여줬다. 한국 타자들을 꽉 묶었다. 수비 시프트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중심 좌타자 오재일과 1차전 이스라엘전에서 가장 잘 쳤던 오지환 타석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1·2루 사이를 막는 시프트에 들어갔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도 경기를 마친 뒤 “타격감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잘 친 타구가 많이 잡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세계 최고 리그를 가졌지만 메이저리거를 보내지 않는 올림픽에서는 그다지 강력한 팀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꽤 최근까지 미국은 파워를 앞세운 공격적인 야구를 한다는 과거의 인식이 국제대회를 지배하고 있기도 했다. 교타자가 많고 세밀한 수비와 스피드를 앞세운 정교한 야구는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야구의 상징이었다. 일본과 한국이 전에 비해 파워를 실었고 미국은 세기를 더하고 있다. 개최국 일본을 꺾기 위해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자국 선수들을 선발해 그 어느때보다 올림픽 금메달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미국 대표팀이 지난 7월31일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9회초 2사 2루 허경민의 잘 친 타구을 호수비로 막아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낯선 이스라엘 야구도 이번 대회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2일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한국이 이스라엘에 11-1로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뒤 이스라엘 매체의 한 기자는 김경문 감독에게 조별리그 1차전과의 차이를 물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을 이겼고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지기는 했지만 연장 접전을 벌였던 이스라엘이 2라운드에서는 적시타 하나 못 치고 콜드게임 완패를 당한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스라엘이 한국에 가시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며 “오늘은 도대체 무엇이 달랐느냐”고 물었다.

이스라엘은 야구에서 낯선 나라였지만 2017년 WBC에서 한국에 ‘고척 참사’를 안겼고 이번 대회에는 전직 메이저리거를 포함해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 등 미국에서 뛰는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유럽·아프리카 예선에서 1장 걸렸던 출전권을 따내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온 이스라엘 야구는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한국은 이미 2019년 프리미어12를 통해 일본 야구의 변화도 체감했다. 제구에 비해 파워는 떨어진다고 했던 일본 마운드에 등장한 초강력 계투진은 충격적이었다. 시속 150㎞ 이상 강속구에 포크볼, 커브까지 던지는 카이노 히로시, 야마모토 요시노부, 야마사키 야스아키가 결승전에서 7~9회 차례로 등판해 한국을 제압했다. 그 중 한 명인 야마모토가 이번에 ‘사무라이 재팬’ 에이스로 한국과 준결승에 선발 등판한다.

세계 각국의 야구는 계속 달라지고 있다. 그 변화와 흐름을 가장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는 국제대회에 꾸준히 참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코하마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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