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주장이 '절친' 김연경에게.."축하해, 한국은 자격있어"
한솥밥 먹었던 김연경과의 우정 재조명
누군가는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잔인한 경기였지만 그 안에서도 선수들의 우정은 빛났다. 한국과 터키 여자배구 대표팀을 각각 이끌었던 주장이자 절친 사이인 김연경(33)과 에다 에르뎀(34)의 이야기다.
한국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8강전에서 세계랭킹 4위의 강호 터키와 맞붙어 승리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무려 28점을 만들어낸 김연경의 활약으로 3대 2(17-25 25-17 28-26 18-25 15-13) 승리를 거뒀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까지 한 걸음 다가선 순간이었다.
한국 선수들이 환호한 코트 반대쪽에서는 터키 선수들의 눈물이 쏟아졌다. 최근 터키 남부를 뒤덮은 대규모 산불이 8일째 이어져 8명이 숨지고 1만여명이 대피하는 등, 자국의 재난 상황으로 승리가 더 간절했던 탓이다.
유력한 메달 후보였던 팀이 세계랭킹 14위 한국의 탄탄한 전력에 당하자 주장 에르뎀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슬픈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굵은 눈물방울을 흘렸지만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에르뎀은 “지금 내 감정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며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정말 죄송하다. 엄청난 압박이 우리 팀을 무너뜨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에 오를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며 “4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
에르뎀은 김연경과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 사이다. 2017년 김연경이 6년 만에 터키 리그를 떠날 당시 에르뎀이 인스타그램에 남긴 작별 인사 역시 큰 화제를 모았었다. 당시 에르뎀은 “복잡한 감정이 든다. 우리는 많은 것을 함께 남겼다”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김연경은 세계 최고의 선수다. 항상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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