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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4강전 일정 변경 '이유 있었네' [남정훈 기자의 여기는 '코림픽']

남정훈 입력 2021. 08. 0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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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배구 여제' 김연경(33)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의 선전에 즐거울실 텐데요.

조별예선도 탈락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던 여자배구가 8강을 넘어 4강까지 진출하다니.

여자배구 4강은 한국과 브라질이 6일 오후 1시, 미국과 세르비아가 오후 9시에 치르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면 미국-세르비아전을 미국에서는 동부 기준 아침 8시, 서부 기준 새벽 5시에 중계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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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 예정된 미국·세르비아戰
美 저녁시간 편성 위해 오후 1시로
6일 한국·브라질戰과 시간 맞바꿔
거액 중계권료 NBC 입김 작용한 듯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김연경 등 선수들이 손가락 네개를 펴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배구 여제’ 김연경(33)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의 선전에 즐거울실 텐데요. 조별예선도 탈락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던 여자배구가 8강을 넘어 4강까지 진출하다니. 현장에서도 지켜보던 취재진들도, 기자라는 본분을 잊고 승리의 순간만큼은 모두 하나가 되어 환호했던 장면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근데, 한국과 브라질의 4강전은 당초 6일 오후 1시에 열릴 예정이었는데요. 5일 새벽 돌연 일정이 6일 오후 9시로 바뀌었습니다. 대체 어찌 된 영문일까요?

여기엔 올림픽 이면에 깔린 자본의 논리가 숨어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올림픽 중계권료를 가장 많이 지불하는 미국 NBC의 입김입니다. 미국의 지상파 방송인 NBC는 미국에서 올림픽을 단독으로 중계합니다. NBC는 IOC와 2032년까지 일곱 차례의 동하계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해두었습니다. 그 가격은 무려 77억5000만달러(8조9241억원)랍니다. 한 올림픽당 1조2748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NBC가 쏟아붓습니다. 이는 IOC가 올림픽 중계권료를 판매하면서 벌어들이는 금액 중 40%에 해당합니다. 이 때문에 IOC는 NBC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IOC가 올림픽을 강행한 이유도 천문학적인 방송중계권료를 포기할 수 없어서란 말도 있습니다.

여자배구 4강은 한국과 브라질이 6일 오후 1시, 미국과 세르비아가 오후 9시에 치르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면 미국-세르비아전을 미국에서는 동부 기준 아침 8시, 서부 기준 새벽 5시에 중계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시청률이 잘 나올 리 없는 시간이죠. 오후 1시로 바꾸면 미국 동부 기준 자정, 서부 기준 저녁 9시라서 미국 시청자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죠. 이 때문에 우리의 4강전 일정이 바뀐 겁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떠오른 황선우 선수가 자유형 200m 결승을 오전 시간에 치른 것도 NBC의 힘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올림픽 ‘메달밭’인 수영을 미국 시청자들이 저녁 프라임 시간에 볼 수 있도록 오전 시간에 결승을 편성한 겁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중계권료를 사들인 NBC로서는 광고를 팔아 이를 메워야 하고, 이를 위해선 미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시간대에 미국 인기 스포츠를 중계해야 하는 거죠.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김연경 등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구가 미국에선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닌데, 왜 NBC가 굳이 시간을 바꿨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은 육상의 부진,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의 기권 등으로 이전 올림픽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는 여자배구를 시간을 바꿔서라도 중계한 게 아닐까 분석됩니다.

근데, 우리나라 국민들을 생각하면 NBC가 경기 시간을 바꾼 게 더 좋은 듯 합니다. 직장인들은 평일 오후 1시 경기를 생중계로 챙겨보기 힘들테니 말이죠. 오후 9시 시작이니 퇴근 뒤 치킨과 맥주를 준비시고 모두 ‘대~한~민국’을 외치며 우리 여자배구 대표팀의 결승 진출을 응원합시다. 본지 기자들도 현장에서 목청껏 소리치며 자랑스런 우리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겠습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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