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Futures] LG 트윈스 문보경

조회수 2021. 8. 1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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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은 기세야

아직도 이 코인을 사지 않았다면, 좀 늦은 것 같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 누구나 이름을 알 때쯤이면 오를 대로 올라버린 상태일 테니 말이다. 프로 데뷔 3년 만에 처음으로 1군에 입성한 그는 타석에 선 첫날부터 안타를 뽑아내더니, 이튿날에는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목표로 정한 홈런 3개를 진작에 달성하고, 또다시 세운 목표 7홈런을 기어코 1군 데뷔 2달 만에 거머쥐었다. 실전은 기세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마이크 트라웃’, ‘제2의 김현수’ 등 천금 같은 수식어란 수식어는 다 차지한 우량주, ‘보경 코인’에 더는 늦지 않게 탑승해보자.

Photo LG Twins Editor Yubin Hwang

#새로운 타격 기계의 등장

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처음 만났어요. (7월 2일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LG 트윈스 내야수 문보경입니다.

2020년에 ‘창기 코인’이 있었다면, 2021년에는 ‘보경 코인’이 있죠. 요즘 본인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걸 느끼나요?

처음 올라왔을 때보다 저를 많이 알아주시고 응원도 해주세요. 퓨처스리그에서 경기할 때보다는 부쩍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 처음 1군 무대를 밟아봤는데, 데뷔한 날 첫 안타를 치면서 첫 출루와 첫 득점 모두를 기록했어요.

이렇게 이른 시일 안에 첫 안타를 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욕심부리기보다는 원래 하던 대로, 자신감 있게 하다 보니까 예상보다 빨리 나올 수 있었다고 봅니다. 데뷔 첫날에 첫 안타가 나와줘서 기분은 아주 좋았어요.

콜업 이전 퓨처스리그 타율이 무려 0.469에 출루율과 장타율까지 모두 좋은 성적을 보였어요. 신일고 때부터 타격으로 유명했지만, 올 시즌 준비하면서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나요?

안 좋을 때는 타격에서 상체가 좀 나가는 편이거든요. 겨울 트레이닝 동안 타격폼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퓨처스 타격 코치님이나 감독님께도 여러 조언을 받았어요. 그때 집중적으로 연습했던 게 올해 타격할 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주로 어떤 식으로 조언을 들었나요?) 타격 자세를 영상으로 찍어서 좋거나 좋지 않은 모습을 비교해가며 보여주셔서 어떤 방향으로 보완하면 좋을지 서로 소통했습니다.

1군 등록 이틀 만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쳤는데, 데이비드 뷰캐넌의 시즌 첫 피홈런이기도 해요.

홈런을 치려고 친 건 아니고요. 하얀색 공이 보이길래 배트를 돌렸는데 운 좋게 맞아서 넘어갔어요. 딱 홈런이 되자마자 진짜 넘어간 건가 싶기도 했고, 믿기지 않을 만큼 좋았습니다. (첫 홈런 공은 어떻게 보관하고 있나요?) 케이스에 넣어서 첫 안타 공이랑 같이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뷰캐넌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에 첫 타점 그리고 첫 3루타까지 뽑아낸 셈이네요.

아직도 상대하기 힘든, 되게 좋은 투수죠. 그런데 아무래도 첫 홈런의 기억이 있다 보니까 뷰캐넌 선수를 상대할 때 저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좋은 기억이 많아서 더 당당하게 타석에 들어서곤 합니다.

반대로 지금까지 시즌을 치러보면서 어렵다고 느낀 투수는 누구인지도 궁금해요.

NC 다이노스의 드류 루친스키 선수와 키움 히어로즈의 에릭 요키시 선수가 상대하기 힘들었어요. 무브먼트도 굉장히 좋고 컨트롤도 잘하는 데다가 구속도 150km/h 가까이 나오다 보니까 퓨처스리그에서는 아무래도 보기 힘든 공이잖아요. 처음 보는 볼이어서 그런지 상대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어제 만나본 배제성의 공은 어땠나요?) 배제성 선수도 공은 굉장히 좋았는데, 루친스키 선수에 비하면 그래도 상대하기 괜찮았습니다. (웃음)

7개로 세웠던 홈런 목표를 또 그새 달성했어요. 목표를 더 큼직하게 잡아야 하는 거 아닐까요?

아, 처음부터 크게 잡아버리면 욕심이 생겨서 결과가 좋지 않을까 봐 일부러 조금씩 올리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상황으로는 딱 10개까지만 치고 싶습니다. 그 이상은 고려하지 않고요. 먼저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나서 그 이후에 더 나오게 되면 좋은 거라고 편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합니다.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이지만,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해주고 있어요. 주 포지션인 3루수보다 1루수로 자주 나가고 있는데 힘든 점은 없나요?

1루 수비와 3루 수비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똑같이 코너 수비니까 따로 어렵다는 느낌이 들진 않습니다. 그래도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긴 한데, 계속 하다 보면 좋아지겠죠.

현재 신인왕 후보 중 가장 높은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기록하고 있어요. 신인왕 다크호스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솔직히 신인왕에 대해 욕심이 있진 않고요. 시즌 끝까지 잘하게 되면 저절로 따라오게 되는 상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으로 1군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체력에 대한 걱정도 있나요?

지금은 아무 이상 없습니다! 야간 경기를 하는 게 오히려 더 편하고 체력적인 부담도 덜하더라고요. (따로 챙겨 먹는 건 있나요?) 거의 매일 고기를 먹긴 하는데, 그건 옛날부터 해왔던 거라 루틴이라고도 볼 수 있죠.

KBO리그 경기를 치르면서 느끼는 퓨처스리그나 아마야구와의 차이점이 있다면요?

일단 투수들이 변화구 컨트롤을 잘해요. 그래서 변화구를 공략하는 법을 알아야 저도 더 성장하고 잘할 수 있을 거로 봅니다.

보통 본인이 잘해도 팀이 져서 아쉽게 묻히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이기는 경기에서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요. 지금까지 팀에 대한 본인의 기여도를 말해볼까요?

그래도 제가 한 번쯤은, 1승에 기여하지 않았을까요? NC전에서 기록한 결승타 한 개가 있으니까 1승 정도는 공을 세웠다고 봐요. (앞으로는 몇 퍼센트 정도 더 기여할 건가요?) 당연히 우리 팀이 이기는 경기 모두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이긴 날 잘해서인지 엘튜브 썸네일에서도 얼굴이 자주 보여요. 자신이 나온 영상도 즐겨보나요?

꼭 챙겨보죠. 원래 구단 유튜브니까 보긴 했는데, 제가 나온 건 한두 번씩 더 돌려서 봅니다. (어떤 영상이 제일 마음에 들었나요?) KIA 타이거즈랑 경기한 날 제가 홈런을 쳤거든요. 그래서인지 썸네일에 제 얼굴이 크게 나온 영상이 있었는데, 그게 신기해서 많이 봤어요.

이번에 팀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저스틴 보어를 영입했어요. 혹시 출전 기회가 적어질까 하는 우려도 있는지 궁금해요.

지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저한테 주어지는 기회에 최선을 다하고, 팀이 승리할 수 있게 열심히 한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또, 공익 근무 요원 장기대기 중이라 입대에 대한 걱정도 있을 텐데요.

그것도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고요. 미래를 생각한다기보다는 현재 제 자리, 위치에서 더 잘하자는 생각만 하려고 해요.

#좋은 수식어는 다 따라붙는

알다시피 ‘두린이 논란’이 있었죠. 아버지는 두산 베어스 팬인데 본인은 LG 팬이에요. 보통은 부모님 따라 응원하는 팀을 정하지 않나요?

근데 엄밀히 말해서 아버지도 두산 팬이라고 확정한다기보다는, 그 당시 두산 성적이 좋아서 야구를 볼 때 두산을 응원했다는 정도로 말하는 게 맞아요. (그럼 아버지도 두산 팬이 아닌 건가요?) 아버지는 따로 응원하는 구단이 있진 않았고요. 그냥 야구를 잘하는 팀을 응원하는 편이에요. (현재는 LG를 응원하고요?) 예. 지금은 무조건 LG죠!

신일고 시절, 여동생에게 프로에 가면 못 해준 거 다 해준다고도 했는데, 실제로 어떤 걸 해줬나요?

용돈 많이 주고 있습니다. 갖고 싶었던 것도 사주고, 학교에 데려다준 적도 있어요. 그동안 못 챙겨줬던 것들을 조금씩은 해주고 있습니다.

동생에게 “사랑해”라는 말도 하던데 평소 가족들에게 표현을 잘하는 편인가요?

동생한테는 잘 안 하는데 부모님한테는 자주 하죠. (부모님한테는 어떻게 효도하고 있나요?) 동생이랑 마찬가지로 용돈도 드리고요.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학생일 때는 못 했던 걸 다 해드리고 있습니다.

입단 직후에는 팔꿈치 수술을 했어요. 가장 들떠있을 시기에 수술하게 돼서 조급하지는 않았나요?

실망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프로에 왔으니까 몸이 불완전한 채로 이끌고 가다가 아픈 것보다는 완벽한 몸 상태가 돼서 야구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실망은 좀 했어도 좌절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가장 도움이 되는 말이 있었나요?) 아버지가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깊게 신경 쓰지 말고, 천천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자고 말씀해주셨어요. 당시에 부모님이 제 옆에서 큰 힘이 돼주셨습니다.

2019 드래프트 LG 지명 결과를 두고 많은 사람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해요. 1차 지명부터 2차 9라운드까지 모르는 이름이 없잖아요.

저도 제 동기들이 역대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로 함께 잘하자는 얘기도 하나요?) 네. 신인 때부터 서로 합이 잘 맞아서 언젠가 나중엔 모든 동기가 1군에서 경기를 뛰고 있는 날을 만들자고 얘기하기도 했고요. 지금 어느 정도 반은 이룬 것 같아서 정말 뿌듯합니다.

여러 곳에서 말했다시피 김현수를 보고 야구를 시작했는데, 허구연 해설위원이 제2의 김현수가 될 재목이라고도 했어요.

저한테는 너무 과분한 극찬이에요. 현수 형은 되게 엄청난, 대단한 선수라서 제가 아직 그 수준까지 미칠 정도는 아니에요.

롤모델과 한 팀에서 야구를 하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처음에는 아주 신기하고 믿기지 않았어요. TV로만 보다가 직접 같이 야구를 한다는 게 진짜 맞는 일인가 싶기도 했고, 도움 주시는 것도 많고요. 제가 선배님과 얘기하는 것 자체도 신기했고 초반에는 모든 게 다 신기했습니다. (그럼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나요?) 에피소드라…. 딱히 없어요. 그렇게 막 웃긴 일은 없어서요. (김현수 선배가 별로 웃긴 편이 아닌가요?) 아니, 웃기긴 하는데요. (당황) 저는 주로 진지한 얘기나 고민을 얘기해서요. 그리고 현수 형이랑 나이 차이가 크게 나서 아직 장난을 못 칩니다. 무서운 것도 있고요. (보통 어떤 조언을 들어요?) 제가 질문할 때도 있고, 현수 형이 먼저 말씀해주실 때도 있는데요. 처음 보는 투수에 대해서 질문하면 대답도 되게 잘해주시고, 타격에 대해서도 좋은 말을 해주셔서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팀의 막내인 이영빈을 잘 챙기는 모습에서 선배 역할도 잘 해내고 있는 듯해요.

제가 영빈이를 맨날 아침에 데려다주고 밤에 태워다주고 있습니다. (오, 밥도 잘 사주나요?) 밥은 안 사주는데 픽업은 해주죠. 그리고 저도 1군 데뷔가 햇수로 1년 차인 신인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같은 동기라는 생각으로 서로 의지하고 잘 이겨내려고 해요.

팀에서는 누구와 제일 친해요?

2군까지 통틀어서 얘기하자면, 동기인 임준형 선수와 이상영 선수랑 친하게 다녔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나마 나이가 비슷한 영빈이와 잘 다니고 있습니다.

인터뷰할 때 거침없이 말하는 편이라 당찬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또래 선수 중 자신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점을 한번 어필해본다면요?

야구에서는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선수들도 훌륭한 점이 많아서 제가 어떤 게 더 낫다고는 말하기 힘드네요. 야구 외적으로 하나 고르자면 게임을 고르겠습니다. 롤은 어디 가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티어가 플래티넘이라고 들었어요. 잘하는 비결이 있나요?) 음, 글쎄요. 원래 취미로 즐기면서 했는데, 오히려 즐기면서 하는 것들은 잘되지 않나 싶습니다.

팀 선수들끼리도 롤을 자주 하나요?

자주는 아니고, 쉬는 날이나 시간 있을 땐 동기들이랑 종종 했습니다. (본인을 제외하고 팀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를 꼽아보자면요?) 저를 제외하고요? 아, 잘하는 선수에 제가 빠지면 안 되는데. 못하는 선수는 임준형 선수 고르겠습니다. 그냥 못합니다. 못해요.

외국인 선수들이 영어 이름을 ‘마이크 트라웃’으로 지어줬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 별명이 마음에 안 들면 그건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로. 메이저리그에서 제일 잘 치는 타자의 이름을 따서 별명을 지어준다는 건 아주 극찬이잖아요. 그 별명에 걸맞게 야구만 잘하면 되겠죠.

이제 응원가도 생겼어요. 되게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었는데 한 소절 불러줄 수 있나요?

제가 아직 못 외워서요. (못 외웠다고요?) 타석에 서면 들리긴 하는데, 투수를 상대하는 데에 집중해야 하니까 응원가를 듣고 있을 여유가 없어서 아직 못 외웠습니다. (엘튜브에 응원가 영상도 올라왔는데 안 봤나요?) 네. 그런 거 안 봅니다. (철벽) 부끄러워서 안 봤습니다.

올 시즌에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해요.

일단 1군에 끝까지 남아있는 게 목표예요.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데,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딱 10홈런까지만 치고 싶습니다.

야구선수 인생을 통틀어서 꼭 따보고 싶은 타이틀이나 기록은 뭔가요?

타격상을 한번 타보고 싶습니다. 리그 MVP도 어떻게 보면 인생에 한 번 받을까 말까 하는 큰 상이기 때문에 야구를 잘해서 나중에 꼭 받아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야구를 해오면서 도움이 된 신념이나 자세가 있나요?

경기할 때 모든 상황을 즐기려고 해요. 괜히 부담을 느끼면 제 플레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상황이 어떻게 되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즐기면서 자신감 있게 임하려고 합니다.

끝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볼까요?

제가 1군에 올라온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아직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앞으로도 더 잘해서 훌륭한 선수, LG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더그아웃 매거진 124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4호(8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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