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참여 자체가 감사" 서울E, 상상이상 충격에 심리상담 결정[오!쎈현장]

강필주 2021. 8. 23.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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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OSEN=잠실, 강필주 기자] 이번 시즌 감당하기 힘든 악재 속에 고통 받던 서울 이랜드 선수단이 결국 심리상담을 받기로 결정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서울 이랜드는 22일 오후 7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26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이랜드는 최근 3연패를 마감, 중위권 진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랜드는 홈에서 가진 5연전에서 2무 3패를 기록하는 등 무승행진을 5경기로 늘려 팬들에게는 고개를 숙여야 했다. 

최근 이랜드 경기는 좋은 내용을 보이다가도 한 번의 실수로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경기를 리드하다가도 다이렉트 퇴장 등 실수 하나로 분위기가 바뀌기 마련이었다. 이날도 상대 세트피스 도중 골키퍼 김경민이 공을 처리하기 위해 나왔다가 골문을 비우면서 어이없이 골을 내주기도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렇듯 반복되는 실수에 대해 정정용 감독은 "제 힘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다음주 멘탈 트레이닝 전문가를 모셔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잘 할려고 하는 부분이고 그런 부분에서 나보다는 전문가가 도와주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코치의 갑작스런 죽음 등 많은 악재가 겹쳤고 이겨내는 과정이었지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실제 이랜드는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두 차례나 자가격리에 나서야 했다. 이 때문에 주중 경기를 펼치며 밀린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또 지난 7월에는 김희호 코치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구단과 선수단 전체에 충격을 안겼다. 이는 최근 5경기 무승으로 연결되면서 충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은영 서울 이랜드 사무국장은 "한 달 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들이 두 번이나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자가격리 동안 훈련은 했으나 자가격리 중이던 코칭스태프가 훈련을 보거나 직접적인 지시를 내리지 못했다. 한달 반 동안 선수, 코칭스태프, 사무국까지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어 김 국장은 "정상적으로 리그 참여를 하는 것 자체가 감독 이하 선수들에게 감사할 정도였다"면서 "아직 마음이 추스려지지도 않았다. 때문에 스포츠 심리검사를 통해 치유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이미 스태프들과 선수들, 일부 사무국 관계자들까지 모두 심리검사를 받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국장은 "치료라기보다는 카운셀링에 가깝다. 단체적으로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개별적으로 깊이 있게 들어가야 할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스포츠 심리 이상의 트라우마까지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좀 늦은 감이 있다. 다음주부터 집중적인 심리 카운셀링에 들어갈 예정이며 대상은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 사무국 일부 직원 등 총 50명 정도다. 시즌을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구단 차원에서 정비해 나가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성적으로 평가 받는 냉엄한 프로의 세계다. 하지만 프로 선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결국 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스스로 삭히면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몸도 마음도 정신도 헤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늘상 경쟁에 내몰려 있어 자기 자신 보호에 무딘 프로 선수들에게는 스포츠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

한편 정 감독은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끝까지 지켜봐달라고 말하고 싶다. 시즌이 끝난 후 평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수렴할 부분은 하겠다. 이랜드를 더 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면서 "다음 경기 상대(경남FC)도 쉽지 않은 경기를 하고 있다. 4백이든 3백이든 충분히 인지가 돼 있다. 상대에 맞서 기용할 것이다. 이제 승점 3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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