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치치파스 '화장실 몰래 코칭'..얼룩진 명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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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경기 도중 세트가 끝날 때마다 화장실을 갈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치치파스가 경기 도중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그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려 화장실 안에서 휴대폰 기기 등을 이용해 몰래 코치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그러나 치치파스는 그동안 꾸준히 "테니스 경기 도중 코치의 지도를 받는 건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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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경기 도중 세트가 끝날 때마다 화장실을 갈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지 않고 '딴짓'을 한다는 의혹에 휩싸인 선수가 있다. 바로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3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다.
치치파스는 오늘(3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오픈 1회전에서 4시간 49분의 접전 끝에 앤디 머리(영국)를 물리치고 64강에 진출했다. 머리는 2016년 세계 1위에 올랐고, 메이저 대회를 3차례 우승한 영국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고관절 수술로 전성기 기량을 잃었지만, 우승 후보 치치파스를 맞아 5세트까지 가는 혈투를 벌이며 '명불허전'을 입증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논란이 적지 않았다. 치치파스가 경기 도중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그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려 화장실 안에서 휴대폰 기기 등을 이용해 몰래 코치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실제로 치치파스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코트를 떠난 지 7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머리는 경기 도중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관중석 근처에 앉아 있는 대회 조직위 관계자를 향해 "치치파스는 늘 가면 20분이 걸린다. 화장실은 바로 옆에 있다. 거기서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그렇게 오래 걸릴 이유가 없다"고 항의했다. 머리는 이후 또 한 차례 자신의 코칭 박스를 향해 "치치파스가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He's cheating)"고 반복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치치파스가 이른바 '화장실 논란'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US오픈 직전 신시내티 마스터스 4강 즈베레프와의 경기에서도 같은 논란에 휩싸였다. 세트가 끝난 뒤 화장실을 가서 8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자, 즈베레프가 심판을 향해 "치치파스는 화장실에 가서 휴대폰으로 아버지에게 몰래 코칭을 받고 있다.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밀히 말하면 치치파스가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것은 아니다. 남자 테니스 경기에서 선수가 심판에게 화장실 휴식을 요청하면 3세트 경기에서는 한 차례, 5세트 경기에서는 두 차례 다녀올 수 있다. 화장실 사용시간은 물론, 소지품을 들고 가는 것에 대한 별도의 제재 사항도 없다. 또 그가 화장실에서 실제로 휴대폰을 통해 코치의 도움을 받았는지 여부도 아직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치치파스는 논란이 일 때마다 "나는 다른 선수들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다. 옷을 갈아입기 위해 화장실 휴식 시간을 요청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치치파스는 그동안 꾸준히 "테니스 경기 도중 코치의 지도를 받는 건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선수다. 게다가 경기 도중 치치파스의 아버지이자 코치인 아포스톨로스가 휴대폰 문자를 바쁘게 보내고 있는 장면도 수차례 카메라에 잡히면서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제 남자 테니스도 여자처럼 경기 도중 코칭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치치파스와 머리의 1회전은 신구 스타 맞대결로 US오픈 첫날 가장 큰 관심을 끈 빅매치였다. 하지만 화장실 논란 속에 감정이 상한 두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싸늘한 표정으로 무성의한 악수를 교환한 뒤, 코트를 떠나버렸다.
김기범 기자 (kikiholi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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