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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주역' 김연경과 동료들이 털어놓은 올림픽 뒷이야기

유준상 입력 2021. 09. 11. 12:15 수정 2021. 09. 1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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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MBC <나 혼자 산다> 김연경 편

[유준상 기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에 이어 또 한 명의 올림픽 스타가 <나혼자산다>를 방문했다. 중국 출국 이전까지 휴식과 방송 촬영 등을 위해 국내에 머무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던 김연경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김연경은 코트를 함께 누볐던 김수지, 양효진, 김희진 세 명의 선수와 함께 충북 제천으로 캠핑을 떠났다. 김연경의 지각으로 만나는 것부터 쉬운 일이 하나 없었고, 힘겹게 도착한 캠핑장에서는 텐트를 완전히 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진땀을 빼야 했다.

캠핑장 사장님의 도움 속에 텐트 설치가 완료되고 음식을 다 준비하고 나서야 비로소 본격적인 캠핑이 시작됐다. 광고 및 방송 섭외로 바쁜 나날을 보낸 김연경,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KOVO컵 프로배구대회를 치러야 했던 선수들은 여행으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지난 10일에 방영된 MBC <나혼자산다> 김연경 편
ⓒ MBC
 
한일전에 대한 부담감... 흥미진진했던 올림픽 뒷이야기

음식을 곁들인 이들의 대화 주제는 역시나 도쿄올림픽이었다. 무관중 개회식에 이어 자연스럽게 브라질전 이야기가 나오자 김연경은 "우리가 준비를 잘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력은 다른 국가보다 좋지 않을 수 있어도 나쁘지 않다는 느낌이었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 당시 선수들에게 전했던 김연경의 메시지는 오륜기를 보지말고 편안하게 경기를 하자는 것이었고, 그러면서 2세트부터 조금씩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첫 경기를 돌아봤다.

완벽하지 않은 몸상태에서 버텨야만 했던 선수들, 특히 수 년간 대표팀에서 김연경과 호흡을 김희진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스튜디오서 VCR을 지켜보던 김연경은 "국내 리그에 있는 모든 팀들의 경우 대표팀에서 김희진이 맡는 (라이트) 포지션을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이 담당하기 때문에 국내 선수들은 잘 소화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운 대표팀의 현실을 꼬집었다.

이번 대회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세 선수는 한일전에 대한 압박감이 심했다면서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연경은 "경기 전 엔드라인에 마주 서서 일본 선수들을 볼 때면 중압감이 있다고 느껴지는데, 이것도 이제 마지막이라는 게 경기 전에 느껴졌다. 이런 생각을 하고 한일전에 임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다른 선수들도 그런 부담감이 있다면서 공감했고, 양효진은 "옛날에 한일전 때 같이 방 쓸 때는 더 난리가 났다"면서 한일전에서 진 이후 김연경이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 김연경은 "다른 팀에게 지는 것은 그래도 괜찮은데, 일본전은 지면 타격이 좀 컸다. 일본전을 지면 그 이후 계속 여파가 몇 경기 동안 이어졌다"고 밝혔다.

모든 선수들에게 무겁게 다가오는 한일전의 중압감을 도쿄올림픽서 극복했지만, 경기 이후 대기실로 들어온 김연경은 "일본전은 끝났고 그때 그 기분에서 나와야 한다"는 메시지를 선수단에 던졌다. 누구보다 국제대회를 많이 경험했기에 승리의 기쁨을 뒤로하고 평정심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렸을 때는 (이기고 나면) 들떠 있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우리에게는 다음 경기가 있고, 더 중요한 경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10일에 방영된 MBC <나혼자산다> 김연경 편
ⓒ MBC
 
'사령탑' 라바리니에 대한 고마움

이번 올림픽에서 선수들 만큼이나 주목 받았던 인물, 대표팀을 진두지휘했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었다. 우리나라 배구 대표팀의 첫 외국인 감독이자 비선수 출신 감독이라는 특이한 커리어로 주목을 받았고, 올림픽을 통해 배구팬들뿐만 아니라 올림픽 경기를 시청한 국민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특히 네 선수가 라바리니 감독에 대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입을 모은 순간은 브라질과의 4강전이 끝난 이후였다. 라바리니 감독은 버스에 탑승한 선수단을 향해 "너희는 지금 슬퍼할 필요가 없다. 이미 너희는 코트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너희는 지금 얼마나 위대한 일을 했는지 모를거다. 만약 시간이 지나 한국에 돌아가면 너희가 해낸 일이 실감날 것이다"고 전했다. 브라질전 완패로 허탈감을 느낄 수 있었던 선수들에게 4강 진출이라는 성과에 자부심을 가지라고 독려한 것이다.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이 성사됐을 때 라바리니 감독이 꺼낸 이야기도 선수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당시 라바리니 감독은 "포지션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봤을 때 우리가 이기기 어려울 것 같다고 판단했다. (울먹이면서) 한국에 동메달을 안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최종 순위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현실적인 부분을 선수단에 그대로 전한 점이 인상적이었고, 선수들은 후회없이 세르비아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김연경을 포함한 선수들은 라바리니 감독과의 마지막 순간을 잊지 못했고,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이후의 순간이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다. 네 선수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가장 이상적인 대회였고, 올림픽 덕분에 배구에 대한 관심도 상승했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야기꽃을 피우던 도중 김연경은 예정에 없었던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신호음만 계속 이어지면서 끝내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예고편에서 영상 통화로 깜짝 등장한 라바리니 감독은 잠시나마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한국 팬들에게 근황을 전하는 라바리니 감독의 모습은 오는 17일 방송분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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