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의 이상한 우승 세리머니? 알고 보니 축구 게임 속 골세리머니

이정호 기자 입력 2021. 9. 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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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다닐 메드베데프. 게티이미지코리아



다닐 메드베데프(2위·러시아)는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뒤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메드베데프는 13일 미국 뉴욕에서 끝난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3-0(6-4 6-4 6-4)으로 완파했다. 메드베데프는 메이저대회 27연승,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52년 만의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신기록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를 넘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메드베데프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마지막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자신의 서브 때 조코비치의 리턴이 넘어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에는 독특한 세리머니로도 시선을 끌었다. 메드베데프는 우승이 확정되자 옆으로 쓰러졌다. 다이빙을 한 것도 아니다. 기쁨의 표정도 잠시 미소지은 것 뿐이었다. 메드베데프는 한동안 비스듬히 누은 채로 혓바닥만 내밀고 있었다. 마치 금방 건져올린 생선을 떠올리게 했다.

메드베데프는 우승 직후 세리머니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자 “전설만이 이해할 것이다. 경기 후 내가 한 세리머니는 L2+레프트(Left)였다”고 웃으며 알 수 없는 말을 남겼다.

메드베데프의 설명은 게임 속 단축키였다. 미국 테니스매체인 ‘테니스365’는 “축구 게임팬들 사이에서 ‘떨어지는 벽돌 세리머니(Brick Fall Celebration)’로 불린다”며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게임 속 똑같은 세리머니 동영상도 첨부했다.

메드베데프는 그만의 독특한 유머 감각으로 우승 기쁨을 즐겼다. 메드베데프는 “오늘 경기장의 응원이 조코비치 쪽으로 쏠렸지만 이번엔 완벽히 이해할 수 있다”며 “2019년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는 생애 첫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랐던 2019년 US오픈에서 볼보이에게 수건을 거칠게 빼았고, 주심에게 심하게 항의하면서 뉴욕 팬들의 야유를 들어야 했다. 자신을 향한 야유에 관중들을 향해 욕설도 했지만, 결승이 끝난 뒤 “더 성숙해져 돌아오겠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메드베데프는 또 자신의 결혼기념일 얘기로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는 “오늘이 결혼 3주년인데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오늘 패하면 선물을 따로 준비해야 할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또 우승 상금 250만 달러가 든 봉투를 받고서는 “여기서 열어봐야 하느냐”고 물어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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