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승우, 이대로는 안 된다 [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1. 9. 15. 13: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마요르카 유니폼을 들고 있는 이강인


마라도나(1m67), 메시(1m69), 네이마르(1m75), 사비(1m70), 이니에스타(1m70) 등은 세계축구계 ‘작은 거인’이다. 패스워크, 슈팅력, 드리블 등 기본기는 당대 최고다. 여기에 반박자 빠른 타이밍, 현란함, 엄청난 속도, 영리함, 성실함까지 더했다. 체구는 작았지만 체력은 강했고 힘도 밀리지 않았다. 장대 숲에서도 세계 축구판을 지배한 비결이다.

축구에서 키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요즘은 과학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한 장신들이 무척 많다. 이들을 이기려면 더 빠른 패스 타이밍, 더 빠른 패스 속도, 더 빠른 판단력, 더 빠른 몸놀림, 더 강한 체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단신이 장신보다 더 많은 훈련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동경(1m75), 이동준(1m73), 이강인(1m73), 이승우(1m73) 등은 한국을 대표하는 단신 공격 자원들이다. 이동경, 이동준은 잘 성장하는 반면 이강인, 이승우는 걱정된다.

이강인(20)은 최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국가대표팀 명단에 빠졌다. 파울로 벤투 감독은 “전술적, 전략적 이유 때문”이라며 “다른 선수들을 (이강인을) 대신해 선발했다”고 말했다. 이강인을 대신한 선수는 권창훈이다. 권창훈은 이강인 못지않게 기본기가 좋다. 거기에 활동량도 많고 수비도 열심이다. 무엇보다 경기 속도를 살리면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여러 빈공간으로 침투할 줄 안다. 이강인이 부족한 게 바로 이 점이다.

이승우가 지난 6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 가나전에서 볼을 다투고 있다. 경향신문DB


이승우(23)는 포르티모넨스(포르투갈)로 임대갔다가 원소속구단 신트트라위던(벨기에)으로 복귀했다. 포르티모넨스에서 뛴 경기는 4경기(출전시간은 30분)뿐이다. 벨기에리그에서 한시즌 반동안 17경기 출전, 2골에 머물렀다. 앞선 이탈리아 베로나 소속으로도 1부(2017~2018) 14경기 1골, 2부리그(2018~2019) 23경기 1골에 그쳤다. 대표팀 활약상도 점점 하향세다. A대표팀에서는 11경기에 나서 골이 없다. 또래들에 밀려 도쿄올림픽대표팀에도 들지 못했다.

이승우 기록. 위키피디아


이강인은 10년 동안 머문 ‘익숙한’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모든 게 달라졌다. 유스 출신 메리트도 없다. 오직 실력으로 모든 걸 입증해야 한다. 이강인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정도만 소화하는 포지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패스가 드리블보다 빠르다. 이강인도 드리블보다는 패스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강인은 볼을 잡으면 오래 끈다. 팀 플레이 속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동료들이 달려가다가 이강인이 볼을 잡으면 일단 멈추고 패스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네딘 지단은 수비수가 다가오면 패스하고 수비수가 없으면 드리블한다. 경기 속도를 그대로 살린다. 이강인은 수비력도 키워야 한다. 요즘은 수비하지 않은 미드필더는 쓸모가 없다. 게다가 마요르카는 막 1부로 승격한 팀이다.

이승우는 기술과 체력을 모두 끌어올려야 한다. 어릴 때는 기술과 파워가 또래보다 좋았다. 그러나 지금은 기술은 제자리걸음이고 체력은 오히려 열세다. 남들은 성장하는데 이승우는 어릴 때 그대로인 셈이다. 어릴 때 이승우를 완전히 잊고 지금은 겸손하게 몸과 마음을 낮춰 땀을 더 흘리고 더 배워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승우는 ‘한국의 메시’로 호평받은 유망주에서 특징 없는 평범한 선수로 완전히 전락할지도 모른다.

이강인, 이승우가 크게 성공해 대형 선수를 꿈꾸는 단신 유망주에게 확실한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