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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 슈팅 0' 바르사, 바이에른의 상대조차 되지 못했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입력 2021. 09. 15. 18:04 수정 2021. 09. 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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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사, 바이에른전 홈에서 0-3 대패
▲ 바르사, 바이에른 의식해 수비적인 5백 가동
▲ 바르사, 유효 슈팅 0. 슈팅 숫자도 5대17로 열세
▲ 바르사, 점유율도 48대52로 열세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캄프 누 홈에서 바이에른 뮌헨 상대로 수비적인 파이브백을 가동하는 강수를 던졌음에도 단 한 번의 유효 슈팅조차 시도해보지 못한 채 0-3 치욕적인 대패를 당했다.

바르사가 바이에른과의 2021/22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1차전에서 졸전 끝에 0-3 대패를 당했다. 더 큰 문제는 유효 슈팅조차 기록해보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패했다는 데에 있다.

바르사는 이 경기에서 5-3-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멤피스 데파이와 뤽 데 용이 투톱으로 나섰고, 세르히 부스케츠를 중심으로 페드리와 프렝키 데 용이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조르디 알바와 세르히 로베르토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헤라르드 피케 좌우에 에릭 가르시아와 로날드 아라우호가 위치했다. 골문은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 골키퍼가 지켰다. 캄프 누 홈 경기임에도 바이에른의 막강 공격력을 의식해 센터백 3명과 좌우 측면 수비수를 동시에 기용하면서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둔 바르사였다.

포메이션 도판 출처: Kicker
반면 바이에른은 언제나처럼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면서 평소 하는 방식의 축구를 고수했다. 최전방은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위치했고, 토마스 뮐러를 중심으로 르로이 사네와 자말 무시알라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레온 고레츠카와 요슈아 키미히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알폰소 데이비스와 벤자맹 파바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니클라스 쥘레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주장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적어도 수비만큼은 33분경까지 바르사의 의도대로 이어져오고 있었다. 바이에른이 조금 더 주도적으로 공격에 나섰으나 바르사의 밀집 수비에 막혀 좀처럼 슈팅을 가져가지 못했다. 특히 아라우호가 환상적인 수비를 자랑하면서 바이에른의 공격을 마지막 순간에 끊어냈다.

실제 33분경까지만 놓고 보면 바이에른이 바르사 상대로 슈팅 숫자에서 4대2로 2개 더 많은 슈팅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득점에 가까웠던 장면도 18분경 사네의 슈팅을 테어 슈테겐 골키퍼가 선방한 게 유일했다.

문제는 바르사의 역습이 바이에른에게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중원 싸움에선 키미히와 고레츠카를 넘어서기 힘들었고, 롱볼 역습은 번번히 데이비스와 우파메카노에게 차단됐다. 뤽 데 용은 바이에른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더라도 금세 따라잡힐 정도로 스피드 문제를 드러냈다. 데파이 역시 데이비스의 빠른 발에 고전하는 모양새였다.

이에 바이에른 선수들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라인을 높이면서 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34분경, 바이에른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키미히의 전진 패스를 사네가 내주었고, 이를 받은 뮐러가 중거리 슈팅을 가져간 게 가르시아 맞고 굴절되어 골로 연결된 것. 이대로 전반전은 바이에른이 1-0으로 리드를 잡은 채 끝났다.


후반 들어 바이에른의 공세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전반전에 다소 조용했던 레반도프스키가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것. 후반 7분경, 사네가 레반도프스키에게 패스를 주고선 리턴 패스를 받아 슈팅을 가져간 게 테어 슈테겐의 다리 선방에 저지됐다.

결국 레반도프스키로부터 바이에른의 골이 터져나왔다. 후반 10분경 데이비스의 슈팅을 로베르토가 막아낸 걸 무시알라가 잡아서 슈팅을 연결한 게 골대를 강타했다. 이를 레반도프스키가 아라우호의 태클보다 반박자 빠르게 발을 뻗어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다급해진 바르사는 후반 14분경 부스케츠와 로베르토를 빼고 유스 출신 미드필더 가비와 라피드 빈에서 임대로 영입한 측면 공격수 유수프 데미르를 투입하면서 공격 강화에 나섰다. 이어서 후반 21분경엔 가르시아와 뤽 데 용 대신 측면 공격수 필리페 쿠티뉴와 측면 수비수 오스카 밍게사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바르사가 즐겨 사용하는 포메이션인 4-3-3으로 전환했다.


바르사가 공격적으로 나서자 자연스럽게 바이에른에게 더 많은 공간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연히 바이에른의 공격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바이에른은 후반 25분경, 무시알라를 빼고 세르지 그나브리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37분경엔 뮐러와 사네 대신 마르첼 자비처와 킹슬리 코망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공격 쪽에 변화를 가져왔다.

바이에른은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이 활발하게 공격을 감행하면서 흐름을 주도했다. 후반 39분경, 그나브리의 전진 패스를 자비처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가져간 게 옆그물을 강타하면서 아쉽게 골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공격 과정에서 코망이 환상적인 대각선 스루 패스를 찔러준 걸 그나브리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한 게 골대 맞고 나온 걸 레반도프스키가 잡아선 침착하게 접는 동작으로 태클을 들어온 피케를 따돌린 후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3-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바르사는 바이에른전에서 0-3 대패를 당하면서 지난 시즌 유벤투스와의 조별 리그 6차전 0-3 대패와 파리 생제르맹과의 16강 1차전 1-4 대패에 이어 캄프 누 홈에서 치른 3경기에서 연달아 3골 차 이상의 대패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는 바르사 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더 치욕적인 건 바르사가 단 한 번의 유효 슈팅조차 가져가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노이어 골키퍼는 후방 빌드업에 관여한 걸 제외하면 볼을 손으로 만져볼 기회조차 없었다. 바르사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건 축구 통계업체 'OPTA'에서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3/04 시즌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다.

심지어 전체 슈팅 숫자에서도 바르사는 5대17로 1/3도 되지 않는 수치였다. 그마저도 바르사의 슈팅 5회 중 3회는 먼 거리에서 무모하게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었다. 이 중 2회를 교체 출전한 쿠티뉴가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바르사 입장에서 이번 경기가 충격적인 결과인 건 본인들의 축구 철학을 포기하면서까지 바이에른전에 나섰음에도 대패를 당했다는 데에 있다. 바르사의 축구 철학은 패스를 통한 경기의 지배에 있다. 이를 통해 공격을 주도한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바르사는 수비적인 파이브백을 가동했고, 점유율에서도 48대52로 조금이나마 열세를 보였다. 바르사는 바이에른에게 2-8 치욕적인 대패를 당했던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서도 점유율에서만큼은 51대49로 근소하게 앞섰다. 유벤투스에게 0-3 대패를 당한 지난 시즌 조별 리그 경기에선 점유율에서만큼은 59대41로 크게 앞섰다. 지난 챔피언스 리그 캄프 누 홈에서 열린 PSG전 당시에도 점유율에선 53대47로 우위를 점했다.

양 팀의 체급 차가 크게 느껴졌다. 뤽 데 용은 우파메카노에게 꽁꽁 묶이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가르시아는 바이에른 신성 무시알라의 드리블에 연신 돌파를 허용하면서 농락당하다시피 했다(무시알라는 전반에만 바르사 선수들 전체 드리블 숫자와 똑같은 4회의 드리블을 성공시켰다). '공간의 지배자' 뮐러는 활동폭이 좁은 부스케츠를 공략하면서 귀중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그나마 데 용과 페드리가 선전하긴 했으나 키미히와 고레츠카 중원이 이보다 더 위의 기량을 선보였다. 이에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는 "바르사는 더 이상 바이에른의 상대가 아니다"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사진 캡처: Bild
이렇듯 바르사는 내용 면에서도 바이에른에게 압도를 당하면서 아무런 저항조차 해보지 못한 채 무기력한 대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경기 후 피케의 인터뷰처럼 리오넬 메시와 함께 했던 화려한 시간을 과거로 한 채 이젠 참담한 현실을 자각하고선 차근차근 다시 리빌딩에 돌입해야 하는 바르사이다.

피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힘든 한 해가 되겠지만 우리는 결국 경쟁력을 되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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