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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탕웨이싱 연파하며 춘란배 차지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입력 2021. 09. 15. 19:46 수정 2021. 09. 1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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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메이저 우승..한중 결승 27대 23으로 재조정

“결승전에 앞서 국내 대회 실전을 많이 가졌던 게 큰 도움이 됐다.결승에서도 내 바둑을 둔다면 우승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대회 내내 응원해 주신 팬들 덕분인 것 같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세계 바둑계에 본격적인 신진서(21) 시대가 열렸다. 신 9단은 15일 끝난 제13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중국 탕웨이싱(28) 9단에게 흑으로 173수 만에 불계승, 2대0의 전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대국도 서울과 베이징을 잇는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승상금은 15만 달러(약 1억 7000만원).

제13회 춘란배 우승 후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와 상금보드를 나란히 들고 선 신진서(왼쪽)와 목진석 대표팀 감독. /한국기원

21개월 연속 한국 톱랭커로 군림해온 신진서는 6관왕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중국 25위인 탕웨이싱 9단은 세 차례 세계를 정복한 경험자답게 만만치 않은 수법으로 대항했고, 중반 초입 중앙 흑 포위망을 뚫으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신진서는 여기서 과감하게 흑 4점을 버리고 선수를 뽑아 좌하귀를 움직이며 균형을 맞췄고, 좌상귀 전투서 탕웨이싱의 실착을 틈타 역전에 성공했다. 120수 부근에서 백이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며 승부가 결정됐다. 결승 개막 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승하겠다”던 신진서의 다짐이 지켜진 순간이었다.

이날 승리로 신진서의 탕웨이싱 상대전적은 2연패 후 7연승으로 벌어졌다. 신진서가 세계 메이저기전을 정복한 것은 2020년 2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에 이어 생애 두 번째다. 이번 결승은 국제바둑계 양강(兩强)인 한국과 중국 기사의 50번째 결승 대결이었고, 신진서의 승리로 한국이 27승 23패로 앞서게 됐다. 중국 주최의 춘란배 국가별 우승 회수는 한국 7회, 중국 5회, 일본 1회로 재조정됐다.

탕웨이싱을 2대0으로 제치고 춘란배를 제패한 신진서. /한국기원

우승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16강전서 쉬자양을, 8강전서 세계 우승자 출신 판팅위를 넘은 뒤 롄샤오와의 준결승은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했다. 이번 결승 1국 역시 종국 직전 AI(인공지능) 승률이 20%대로 떨어지는 등 위기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2012년 제1회 영재입단대회서 12살의 나이로 입단한 신진서는 당시로선 유일했던 ‘2000년대 출생 기사’란 배경과 함께 발군의 성적을 올리며 주목 받았다. 입단 3년만인 2015년 렛츠런파크배를 시작으로 올해 4개 대회를 석권하는 등 총 21차례 정상에 섰다.

춘란배 결승서 신진서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탕웨이싱. /한국기원

신진서는 2016년 알파고 등장으로 프로 바둑계에 AI(인공지능) 시대가 열린 이후 AI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반복 훈련으로 기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초반을 정복, AI 일치율이 누구보다 높기 때문. 지난해 부터는 아예 신공지능(신+인공지능)이란 변명까지 얻었을 정도다.

2000년 이후 출생기사 중 유일한 세계 제패 경력자인 신진서는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사이 제9회 잉창치배서 우승상금 40만 달러를 놓고 동갑나기 중국 기사 셰커(21)와 결승을 갖는다. 셰커에겐 통산 1패를 기록 중이지만 각종 지표에서 신진서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LG배서도 8강에 올라 2년만의 정상 복귀를 벼르는 중이다. 김영삼 9단은 신진서를 가리켜 “타고난 기재와 엄청난 노력으로 역사상 최고의 기사가 돼가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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