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선전 먹칠한 키움, 성적에 영혼 팔고 빌런의 길 간다 [MK시선]

김지수 2021. 9. 17. 08: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러 악재에도 고군분투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던 팀이 하루아침에 손가락 질을 받게 됐다.

많은 팬들은 키움의 '원팀 야구'에 감동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키움은 성적만 잘 나온다면 상관없다는 노선을 택했다.

성적이라는 유혹에 영혼을 판 결정을 내린 키움이 이를 어떻게 지켜봤을지 궁금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러 악재에도 고군분투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던 팀이 하루아침에 손가락 질을 받게 됐다. 오직 성적 하나만 바라보고 영웅이 아닌 빌런(villain)의 길을 택하는 모양새다.

홍원기(48)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16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현재 징계 주인 한현희(28), 안우진(22)을 1군에 부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감독은 "한현희, 안우진은 징계가 끝나면 1군 선수단에 합류시키려고 한다"며 "최근 일주일 동안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두 선수를 기용하지 않겠다는 말을 번복하게 돼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16일 징계 중인 한현희, 안우진의 1군 복귀 계획을 밝혔다. 사진=천정환 기자
한현희, 안우진은 지난 7월초 수원 원정 기간 중 숙소를 무단 이탈한 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외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KBO는 두 사람에게 36경기 출장 정지, 제재금 500만 원의 철퇴를 내렸다. 키움 구단도 한현희에게 15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1000만 원, 안우진에 벌금 500만 원의 자체 징계를 결정했다.

홍 감독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 10일 한현희, 안우진의 징계에 관계없이 잔여 시즌 두 사람을 그라운드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토종 선발투수 두 명이 한 번에 이탈하며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일탈 행위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홍 감독과 키움은 한 달 만에 한현희, 안우진을 다시 1군에 부르겠다고 말을 바꿨다. 안우진의 경우 KBO 징계가 해제되는 오는 23일부터 1군 콜업이 가능하다.

키움은 한현희, 안우진이 징계와 제이크 브리검(32)이 개인사로 임의탈퇴 되면서 후반기 순위 싸움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후반기 15승 14패 2무로 선전했고 17일 현재 시즌 승률 5할 유지와 함께 4위 NC 다이노스에 승차 없는 5위를 기록 중이다. 많은 팬들은 키움의 '원팀 야구'에 감동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 모든 성과가 홍 감독의 말 바꾸기로 곧 빛이 바랠 것이라는 점이다. 홍 감독은 '성적 때문에 두 선수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부인은 못하겠다"라고 답했다. 가을야구를 위해서 수많은 비판과 따가운 시선이 뒤따르더라도 모두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지난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 사진=천정환 기자
세상은 바뀌었다. 승자라도 과정이 떳떳하지 못하다면 그 성과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최선을 다한 깨끗한 패배를 폄훼하는 시각도 사라졌다. 그럼에도 키움은 성적만 잘 나온다면 상관없다는 노선을 택했다. 히어로즈라는 팀 명에 어울리지 않는 악당 같은 행보다.

공교롭게도 한현희, 안우진의 복귀길이 열린 이날 KBO는 이승엽(45) 등 한국 야구 레전드들이 '유혹의 손길이 다가올때'를 주제로 선수들에게 프로 의식을 당부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성적이라는 유혹에 영혼을 판 결정을 내린 키움이 이를 어떻게 지켜봤을지 궁금하다.

[고척(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