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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ML보다 육성 어려워..2군의 현실, 외인감독들의 시선 일치[MD이슈]

입력 2021. 09.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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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군에는 20대 중, 후반의 경험 있는 1.5군급 선수들이 포진했다."

지난 8월14일, 인천 SSG전을 앞둔 KIA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 한국야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질문했다. 도쿄올림픽 참패의 아픔이 너무 큰 시점, 외국인 지도자의 관점에서 냉정하고 솔직한 코멘트가 나오길 기대했다.

결국 윌리엄스 감독은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보다 유망주의 풀이 적은 한계는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육성은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KBO리그 구단들이 유망주들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도 안다. 하지만, KBO리그 육성 시스템의 어려움도 분명하게 짚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미국은 19세 유망주가 싱글A부터 단계를 밟으면서 경험을 쌓고 올라간다. 한국은 그럴 수 없다"라고 했다. 루키리그부터 싱글A, 더블A, 트리플A를 거쳐 성공한 엘리트 선수만 메이저리그에 올라간다. 이 과정을 거친 선수들이 결국 애당초 예상한 실링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성장한다. 마이너리그 레벨을 돌파한 것 자체가 자신의 경쟁력이다. 즉,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 활약할 수 있는 신뢰의 밑바탕이 된다.

반면 한국의 마이너리그는 2군이 유일하다. 시즌 후 교육리그나 교류전도 갖는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유망주들은 2군에서 모든 성장과정을 밟는다. 여기서 발생하는 딜레마가 분명하다는 게 윌리엄스 감독의 지적이었다.

흥미로운 건 또 다른 외국인 사령탑이자 마이너리그에서 육성 전문가로 통하는 한화 카를로스 수배로 감독도 똑같은 지적을 했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그 딜레마에 대해 확실하게 설명했다.

수베로 감독은 "미국은 싱글A부터 단계를 밟지만, 우리 팀으로 치면 19세의 김기중이 KIA 2군을 상대할 때 20대 중~후반의 경험 있는 4~5명의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 어린 선수가 2군에서 빨리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라고 했다.


2군이라고 해도 다양한 선수가 모여있다. 1~2년차부터 이미 4~5년간 경험을 쌓은 1.5군급, 1군에서 상당한 경험을 쌓다가 부상 혹은 부진으로 2군에 내려온 선수들이 뒤섞여 있다. 문제는 갓 입단한 선수들이 이미 연차가 쌓인 2군 선수들보다 경험이나 요령이 부족해 부진할 가능성이 농후하는 다는 점이다. 이때 심리적 타격을 입으면 극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싱글A, 더블A, 트리플A에 철저히 비슷한 연차, 비슷한 경쟁력의 선수들이 모여있다.

수베로 감독은 "미국은 18~19세, 비슷한 레벨의 선수들이 성공을 경험하면 자신감을 갖고 한 단계 높은 레벨로 올라간다. 반면 한국은 1~2년차들이 20대 중반의 경험 있는 선수들을 상대로 결과가 안 좋으면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럴 때 그 선수들의 능력을 다시 끄집어내는 게 어렵다. 물론 코치들이 도와주겠지만, 19~20세 선수들이 7~8년차 투수들의 퀄리티 있는 변화구를 상대하는 게 쉽지 않다"라고 했다. 한국 2군의 현실이다.

그러면서 "올해 어린 선수들에게 1군 900타수 정도를 부여했는데, 결과는 평균 1할8푼이었다. 그런 선수들이 2군에 내려가서 '여기서 못 보여주면 콜업이 안 되겠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 물론 어려운 이 시스템에서 극복한 선수들은 또 1군에서 잘 뛴다. 마음 같아서는 한국의 2군을 2~3단계 레벨로 나눠놓고 싶다. 그러면 문제는 해결된다"라고 했다.

수베로 감독 지적대로 KBO리그 육성시스템이 나쁜 건 아니다. 그럼에도 2군에서 살아남는 저연차들이 있다. 실제 2군을 거쳐 1군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케이스는 꾸준히 나온다. 오히려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는 선수들이 장기적으로 1군에서 더 잘 버텨내기도 한다.

수베로 감독은 결국 유망주들이 척박한 환경서 버텨내고 성공하려면 기량만큼 멘탈이 중요하다고 봤다. "기본적으로 멘탈이 강해야 한다. 2군에선 당장의 성적보다 구단의 육성 프로세스를 믿고 스윙을 하고 투구를 하는 게 좋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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