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치는 왜 '특별히 더' 이정후에 열광하는가

정철우 2021. 9. 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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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이정후 열풍이다.

이정후(23.키움)를 기다리는 일본 야구계의 바람이 벌써부터 바다 건너로 넘어 오고 있다.

특히 아버지 이종범이 뛰었던 주니치 드래곤즈 팬들은 일찌감치 이정후 앓이에 빠져 있다. 이정후에 대한 관심은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이 모두 갖고 있다. 그 중 유독 주니치가 더 열성을 보이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가 이정후 앓이에 빠졌다. 이정후가 부실한 팀 공격력을 살려 줄 구세주가 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아사히 신문 계열 주간지인 '아에라'는 지난 15일 "이정후가 과거 주니치 타선을 이끌었던 아버지 이종범처럼 부진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으면 한다. 도쿄 올림픽에서도 활약한 2세 선수에 대해 나고야 팬들을 중심으로 대망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일본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4일 도쿄 올림픽 한국과 준결승전서 5-2로 승리했다. 이 경기서 한국 대표팀의 주축 타자 이정후가 주목을 받았다. NPB 최고의 우완 투수로 꼽히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2루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쳤다"고 소개했다.

또한 고교 시절 청소년 대표팀에서 뛰었고 2016년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점. 첫해 타율 0.324 179안타로 신인왕에 올랐고 2018년 타율 0.355 163안타로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하는데 공헌한 점 등을 소상히 소개했다.

이어 "2019년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193개)를 달성하며 역대 최소 경기 개인 통산 500안타를 달성했고 프리미어12 올 월드 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타율 0.333 181안타를 기록하는 등 매 시즌 꾸준한 성적을 남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2세 선수 활약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정후는 다르다. 나고야에서 태어난 가능성이 풍부한 KBO리그의 최고 스타 이정후와 현역 시절 '바람의 아들'로 불리며 주니치의 전성기를 이끈 아버지 이종범. 이들의 향후 진로에 눈을 뗄 수 없게 됐다. 일본 무대에 진출한다면 주니치가 가장 유력할 것"이라고 글을 마쳤다.

주니치는 아직 해외 진출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이정후 앓이에 빠져 있는 것일까. 답답한 타격 흐름 탓에 고전하고 있는 팀 분위기가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주니치는 19일 현재 46승14무56패로 센트럴리그 4위로 처져 있다. 지난해 강력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올 시즌에는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다.

빈약한 공격력이 가장 큰 원인이다.

주니치는 올 시즌 팀 타율이 0.240에 불과하다. 센트럴리그 6개 팀 중 꼴찌다. 홈런도 63개에 그치고 있다. 홈런 1위 요미우리(147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오시마 요헤이(0.302)가 유일하다.

두자릿 수 홈런을 친 선수도 비시에도(16개)와 기노시타 타쿠야(10개) 두 명 뿐이다. 44세의 아저씨 야구 선수 후쿠도메가 주전으로 뛰어야 할 정도로 선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약점이다. 팀의 미래를 책임 져 줄 유망주들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몇 몇 유망주들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미래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외부 수혈로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수 밖에 없다.

이정후는 외국인 선수 자격으로 영입해야 하지만 나고야 출신으로 아버지의 뒤를 잇는다는 명분이 따르고 있다. 주니치의 적자(嫡子)로 키워볼 만한 재목이라 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지만 주니치의 순혈 선수에 버금가는 인연이 있는 선수라 할 수 있다. 주니치가 외부의 힘을 얻어 상승세를 타면서도 마치 자체적으로 키워낸 유망주의 성장으로 팀이 바뀐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정후다.

또한 부모님에게 배운 바른 인성으로 야구 선수 이전에 바로 된 사람이라는 주위의 평가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주니치가 특별히 더 이정후에 열광하는 이유다.

이정후는 아직까지 해외 진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바 없다. 주니치 입장에선 몸이 더 달을 수 밖에 없다.

아에라는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본 무대에서 뛸 가능성은 있을지 주목된다"며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정후라면 침체된 주니치 타선을 깨워 줄 능력이 있음을 일찌감치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정후의 거취가 결정될 때까지 주니치의 외사랑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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