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추석특집③]직접 밝히는 타격의 장단점, 그리고 외야수비

배우근 2021. 9. 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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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지문처럼 타자의 스윙은 전부 제각각이다. 그런데 이정후의 타격은 특히 눈에 띈다. 우선 타격전 멈춤 동작이다. 힘을 모으며 동시에 타이밍도 잡는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지는 부드러운 스윙이 특출난다.

‘국민타자’ 이승엽 및 여러 야구 전문가가 이정후의 타격폼에 탄복하는 이유다.

이정후가 자신의 타격 메카닉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은 다 자신만의 타격폼을 가지고 있다. 나 같은 경우는 다른 선수의 타격폼을 따라하기 보다 내가 가장 잘 칠 수 있는 자세로 타격을 했는데, 그러다보니 이런 타격폼이 정착된 것 같다. 타격폼 자체는 고등학교 때와 같은데 프로에 와서 더 완성 되어가는 중이다. 폼을 바꾸지 않으면서 더 잘 칠 수 있도록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라고 했다.

키움구단의 코칭은 전통적으로 장점 극대화를 추구한다.

타격은 생물과 같아 늘 변화한다. 이정후 역시 고교시절 타격폼을 꾸준히 수정 보완하고 있다. 프로에서 더 잘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이정후표’ 타격폼의 원형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정후는 “고교때 개인적으로 스윙 연습을 많이 했다. 창의적으로 이것저것 시도하다보니 내게 딱 맞는 타격 메카니즘을 찾아낸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특별한 계기보단 잘 치는 타자들의 공통분모를 찾았다.

이정후는 “딱히 타격폼의 롤모델은 없었다. 잘하는 선수들의 타격폼을 많이 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배트가 나올 때 치는 면이 넓다. 그러면 공이 맞을 확률도 높아지고, 좋은 타구가 나올 확률도 높아진다. 그런 점을 벤치마킹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교과서적인 답안이다. 프로타자라면 누구나 그 답을 알고 있다. 더 중요한 건 그 답을 머리와 몸으로 체득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

이정후의 타격 메카니즘에 한걸음 더 들어가보자. 정교한 타격에 비해 폼 자체와 스윙은 큰 편이다.

이에 대해 이정후는 “라인드라이브로 강한 타구를 만들자고 생각하면서 타격한다. 그리고 폴로 스로우도 끝까지 뻗어주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수와의 타이밍이다. 그 부분에 제일 신경 쓰고 있다. 아크가 크다 보니 스윙이 크게 보이는 것 같다. 앞이 넓어지면 뒷면이 많아진다. 그런 효과를 얻기 위해 스윙을 가져가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빠른 공 대처에는 큰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타격에 완벽은 없다. 개인의 몸에 최적화된 스윙을 장착 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다. 이정후도 그 부분을 늘 고민한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며 완전체를 갈망한다.

이정후는 자신의 장점으로 “남들보다 공을 맞추는 면이 넓다는 게 장점이다. 처음 보는 투수에게 타이밍을 잡는 부분에 있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단점은 장점에 비해 설명이 더 길다. 이정후가 계속 발전하는 이유다.

이정후는 “단점이라고 한다면 레그킥을 하는 선수들에 비해 파워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프로라면 항상 발전해야 한다. 그래서 항상 비시즌마다 수정과 보완을 거친다. 올 시즌이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결과를 내고 나서 다시 내년 시즌을 준비하려 한다. 아마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제 나름대로의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라며 또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이는 언제나 정상을 향하는 챔피언의 마인드다. “마음속 깊은곳의 열망,꿈,비전이 챔피언을 만든다”라고 무하마드 알리는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 무대에 한국과 일본의 여러 선수가 진출해 조명받았다. 최근엔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중심에 있다. 그는 오랜기간 아시아인의 한계라고 불린 천정을 깨고 있다. 100마일 강속구로 빅리거들을 무너뜨리고 있다. 타석에선 레그킥을 버렸지만, 홈런타자의 파워를 뽐내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 AFP연합뉴스
오타니도 ML데뷔부터 잘한 건 아니다. 타격폼을 수정하며 빅리그 투수의 공에 적응했다.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은 이정후도 눈여겨 보는 지점이다. ML무대에서 직접 부딪혀 봐야 구체화 되겠지만 계속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는 타격폼이 있지 않을까.

이정후는 먼저 자신이 홈런타자가 아니라는 부분을 짚으며 “아무리 한국에서 홈런을 친다 한들 큰 무대에선 그만큼 때려낼 수가 없다. 프로에 오기 전부터 콘택트 만큼은 남들보다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장점을 더 극대화할 수 있는 폼으로 발전하고 싶다. 물론 직접 가서 겪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만약 해외에 진출한다면 지금보다 공도 더 빠르고 변화구 무빙도 심할테니 모두 염두에 두고 바꿔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정후는 외야수다. 빅리그 외야수엔 거포형 타자가 많다. 가치 극대화를 위해 이정후의 내야 변신은 가능할까.

이정후는 방싯하며 “내야 수비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외야 수비를 더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게 선수로서의 가치에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눈빛을 반짝였다.
kenny@sportsseoul.com 사진제공|키움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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