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했던 이재영·이다영.."배구협회는 왜 존재하나?"

이규원 입력 2021. 9. 2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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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폭력 행사(학폭) 논란으로 국내 무대에서 사실상 퇴출된  이재영·이다영(이상 25) 쌍둥이 자매가 결국 그리스 배구팀 PAOK 테살로니키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쌍둥이 자매의 그리스 진출을 추진하는 터키 에이전시는 대한민국배구협회의 이적 동의서(ITC) 발급 거부와 관련해 국제배구연맹(FIVB)에 공식 질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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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협회 이적동의서 발급 거부에도 FIVB는 이적 승인
여론 의식하며 규정·절차문제 지적에도 거부 방침 의존 
에이전시 공식 질의에 "쌍둥이 문제 한국에 국한" 결론
협회 게시판·배구 관련 커뮤니티 "직무 유기" 비난 빗발
그리스 현지 매체들이 일제히 국제배구연맹(FIVB)이 쌍둥이 자매의 이적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반성 바랐을 뿐, 무슨 억하심정 있겠나' 이게 무슨 협회가 할 말인가? 잘못을 했으면 조사를 해서 잘못여부를 확인하고 사실이 맞다면 이에 맞는 징계를 하는게 협회가 할 일이 아닌가? 반성하기를 바랬다니? 게다가 억하심정이 없다구? 그럼 뭐하러 협회가 존재하나? 그냥 팀이 알아서 그냥 다 하라고 해야지"(대한민국배구협회 자유게시판)

학창 시절 폭력 행사(학폭) 논란으로 국내 무대에서 사실상 퇴출된  이재영·이다영(이상 25) 쌍둥이 자매가 결국 그리스 배구팀 PAOK 테살로니키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매체 FOS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이재영과 이다영의 비자 문제가 해결됐다"면서 "화요일(21일)이나 목요일(23일)에는 PAOK에 합류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그리스 현지 매체들도 일제히 국제배구연맹(FIVB)이 쌍둥이 자매의 이적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FIVB는 "쌍둥이(이재영·이다영)가 받아야 할 벌은 한국에 국한되는 것이다"라며 "한국의 협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가 나서겠다"는 입장을 PAOK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어 "쌍둥이의 논란으로 덕을 본 것은 PAOK"라면서 "약 20만 유로(한화 약 2억7800만원)의  선수들을 각각 4만 유로(한화 약 5550만원)에 영입했다"고 덧붙이며 이적을 기정사실화 했다.

앞서 쌍둥이 자매의 그리스 진출을 추진하는 터키 에이전시는 대한민국배구협회의 이적 동의서(ITC) 발급 거부와 관련해 국제배구연맹(FIVB)에 공식 질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FIVB는 선수 국제 이적 동의서를 FIVB에 소속된 해당 국가 배구협회 한 곳에서만 발급하도록 했지만, ITC 발급과 관련해 유권해석이 필요할 경우 FIVB가 독자로 ITC를 승인할수 있다. 

이에따라 대한배구협회의 발급 거부에도 FIVB가 승인하면 쌍둥이 자매는 그리스에서 뛸 수 있게 됐다.

흥국생명 시절의 이재영·이다영 자매 [사진=KOVO 제공]

원소속구단인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선수 등록을 포기함에 따라 선수 생명을 이어가고자 쌍둥이 자매는 터키 에이전시와 계약하고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와 입단에 합의했다.

그러나 비자 발급 과정에서 그리스 대사관이 배구협회의 이적동의서 발급을 요구해 쌍둥이 자매는 그리스로 가지 못하고 한국에 발이 묶였다.

배구협회는 국내 선수 해외 진출 자격 제한을 명시한 선수 국제 이적에 관한 자체 규정을 근거로 쌍둥이 자매의 ITC 발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규정을 보면 '대한올림픽위원회(KOC), 협회, 산하 연맹 등 배구 유관기관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고 그 집행 기간이 만료되지 아니한 자, (성)폭력, 승부조작, 병역기피, 기타 불미스러운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거나 배구계에 중대한 피해를 끼친 자'에게 협회는 해외 진출의 자격을 제한한다.

그러나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배구협회의 쌍둥이 자매 ITC 발급 거부는 명분도 부족하고, 규정이나 절차상 하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구협회는 쌍둥이 자매가 학폭 논란에 휩싸이자 진실을 규명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자매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했다.

두 선수가 앞으로 태극마크를 달 수 없도록 원천 봉쇄한 중징계를 하고도 정작 ITC 발급과 관련해선 협회의 징계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발을 뺀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을 자초했다.

또 선수 국제 이적에 관한 규정은 부칙에 2014년 1월 23일, 2016년 2월 18일 등 이사회 승인일부터 시행한다고 명시했다.

쌍둥이 자매의 학폭건은 지금부터 약 10년 전에 벌어진 일이나 협회는 규정을 소급적용해 ITC를 발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과연 이 규정을 자의적으로 소급해 적용할 수 있느냐를 두고 시각차가 존재하는 터라 자칫 소송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결국 대한배구협회는 자의적인 규정 해석과 여론에 의지해 이적 동의서(ITC)를 발급 거부할 방침이었지만 FIVB의 승인으로 쌍둥이 자매는 그리스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쌍둥이 자매 측은 치밀했고 대한배구협회는 앞뒤가 안맞는 규정해석에 의지해서 책임을 면하려는 태도를 보였다는게 이번 이적 사태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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