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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왕조 재건에 착수한 샌안토니오, 주춧돌부터 차근 차근

조태희 입력 2021. 09. 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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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개막하기 전 미국 현지 매체들은 파워랭킹을 매겨 차기 시즌 가장 기대가 되는 팀을 뽑는다. 이러한 평가를 할 때마다 5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시즌이 끝날 때면 늘 상위권 성적에 위치한 팀이 있다. 바로 샌안토니오 스퍼스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체제가 시작된 1996-1997시즌부터 현재까지 정규리그 50승 이상, 5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샌안토니오는 리그 전통의 강호로 떠올랐다. 이에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샌안토니오 걱정은 세상에서 가장 쓸데 없는 걱정이라는 격언까지 탄생하게 됐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걱정을 해야 할 시점이다. 샌안토니오는 최근 4시즌 동안 이들은 정규리그 50승을 채우지 못했고, 플레이오프도 2년 연속 밟지 못했다. 그동안 트레이드, FA 시장에서 잠잠했던 샌안토니오지만, 한계를 느낀 만큼 리빌딩으로 궤도를 수정해 여느 때와 다른 오프시즌을 보냈다.
시대를 역행하는 농구

현대 농구의 트렌드는 빠른 경기 페이스와 3점슛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의 농구는 정확히 반대로 가고 있었다. 시즌 중반 라마커스 알드리지를 떠나보낸 샌안토니오 로스터에서 210cm 이상의 선수는 야곱 퍼들(26, 216cm)과 트레이 라일스(23, 210cm)가 유일하다. 때문에 스몰라인업을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샌안토니오다. 스몰라인업은 외곽슛을 바탕으로 골밑에 공간을 확보해 공격을 풀어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외곽슛이 없는 스몰라인업은 그 위력이 반감되는 것을 의미한다.

잠깐 샌안토니오의 감독 포포비치의 이야기를 해보자. 포포비치는 3점슛 대홍수 시대를 맞은 리그 흐름에 대해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지난 2015년 ‘CBS스포츠’ 와의 인터뷰에서는 “나는 3점슛이 농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커스 같은 거다”라며 강한 거부반응을 드러냈다. 곧바로 그 이후에 “하지만 그것은 내 생각이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지는거다”며 말하긴 했지만 3점슛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것은 경기 운영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샌안토니오의 지난 시즌 득점분포도를 보면 2점슛 득점비율이 68.6% 경기당 평균 62.1개를 시도하며 리그 1위에 위치해있다. 그와는 반대로 3점슛 비율은 31.4% 28.4개 시도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리그의 흐름을 받아들이겠다는 포포비치의 말과는 대비되는 기록이다. 물론 더마 드로잔, 켈든 존슨 등 선수단 구성을 봤을 때 3점슛을 많이 시도하는 선수가 적다하더라도 심각한 수치임은 분명한다.

여기에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공격보다 수비에 있다. 포포비치 감독 부임 이후 샌안토니오는 21시즌 동안 디펜시브 레이팅 106 이상을 넘긴 적이 없다. 그러나 최근 3시즌 동안 샌안토니오는 디펜시브 레이팅 111 이상을 기록했다. 샌안토니오의 무너진 수비력의 가장 큰 원인으로 리바운드 단속을 꼽을 수 있다.

리바운드는 스몰라인업을 가동하는 팀에게 항상 따라붙는 과제다. 그런 관점에서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의 리바운드는 낙제점이다. 샌안토니오는 시즌 평균 43.9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전체 18위에 위치해있다. 여기에 최장신 퍼들을 제외하고 포인트가드인 디욘테 머레이(193cm)가 7.1개로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 같은 리바운드 문제는 상대에게 2번째 득점 기회를 너무 쉽게 허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샌안토니오는 상대 2번째 득점 기회로 인한 실점으로 13.3점을 내주게 됐고, 이는 리그 20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리하면 샌안토니오는 어렵게 득점하고 쉽게 실점했다. 스몰라인업을 가동하면서 골대에 가까운 공격을 전개하며 위력을 떨어트렸고 동시에 리바운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오프시즌 무브

그간 기존 전력을 유지하는 데 힘썼던 샌안토니오이지만, 이번 여름은 여느 때와 다르게 꽤 분주한 행보를 보였다. 이번 오프시즌 샌안토니오의 키워드는 확실했다. 바로 젊음이다. 팀의 에이스 더마 드로잔을 떠나보내고 얻은 테디어스 영을 제외하고 차기 시즌 샌안토니오 선수단의 연령층은 전부 20대 선수들로 구성됐다. 선수단 15명 중 1997년 이후 출생자가 10명이나 된다. 최근 2021 드래프트 12순위로 선발한 조슈아 프리모와 최고령 영의 나이 차이는 무려 15살이나 차이난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영과 알-파룩 아미누는 샌안토니오의 인사이드 진영을 견고하게 만들 자원이다. 특히 영은 이미 리그에서 정평이 나 있는 '허슬러(hustler)'. 영은 지난 시즌 허슬상을 수상하며 터프함을 과시했다. 팀의 최고참인 영의 솔선수범은 샌안토니오의 젊은 선수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 또한 아미누는 최근 4년 동안 잔부상에 신음했지만 여전히 준수한 리바운드 능력으로 팀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FA로 영입한 선수들도 현재 샌안토니오의 약점을 보완하기에 쏠쏠한 자원들이다. 맥더멋은 지난 시즌 66경기 출전 평균 3점슛 시도 4.338.8%의 성공률의 꽤 준수한 슈터다. 외곽자원이 빈곤한 샌안토니오에게 가장 필요한 유형의 선수다. 여기에 친정을 떠나자마자 밀워키 벅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온 브린 포브스도 합류한다. 포브스 역시 성공률 40%3점슛으로 외곽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여기에 FA로 풀린 잭 콜린스를 3년 2,200만 달러에 데려왔다. 콜린스는 잦은 부상으로 인해 최근 2시즌 간 1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인사이드 전력이 허약했던 샌안토니오로선 콜린스를 영입한 것은 나름의 승부수라고 해석할 수 있다.

IN
테디어스 영(트레이드)
알-파루크 아미누(트레이드)
덕 맥더멋(FA)
잭 콜린스(FA)
조크 란데일(FA)
브린 포브스(FA)

OUT
더마 드로잔(사인 앤 트레이드, 시카고 불스)
패티 밀스(FA, 브루클린 네츠)
루디 게이(FA, 유타 재즈)
골기 젱(FA)
트레이 라일스(FA)
2021-2022시즌 전망

차기 시즌 샌안토니오에게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굉장히 오랜만에 리빌딩 작업에 착수한 만큼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의견이다. 지금 현재의 로스터를 봐도 디존테 머레이, 데릭 화이트를 주축으로 한 구성은 한계가 명확하다. 샌안토니오는 심지어 장신라인업 퍼들과 트레이 라일스를 떠나보내면서 차기 시즌 로스터에서 7피트(약 213cm)인 선수는 아무도 없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스몰라인업을 가동해야한다는 뜻이다. 포브스와 맥더멋을 영입하며 부족한 외곽을 메웠지만 베테랑 패티 밀스를 역시 FA로 보내며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한다.

그동안 샌안토니오의 리빌딩은 내수 시장 안에서 해결이 가능했다. 데이비드 로빈슨부터 팀 던컨, 마누 지노빌리, 토니 파커까지 기존 인력을 가지고 구심점을 옮기는 방식으로 리빌딩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것도 카와이 레너드에 와서 명맥이 끊기고 말았다. 레너드를 트레이드하며 드로잔이란 새로운 중심을 찾기도 했지만 3시즌동안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딱 한번 진출한 것이 고작이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한 지향점을 갖고 미래를 그려야하는 샌안토니오다. 포포비치 감독은 미래의 초석으로 프리모를 점찍었다. 프리모는 2021 드래프트에서 전체 12순위로 샌안토니오 유니폼을 입었다. 현지 매체들은 생각보다 높은 지명순위에 대해 놀라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프리모는 쟁쟁한 드래프트 동기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더러 앨라배마 대학 시절 평균 8.1점 3.4리바운드의 그저 그런 선수로 평가되었기 때문. 그러나 드래프트 컴바인에서 다재다능한 프리모의 잠재력을 알아본 샌안토니오 브라이언 라이트 제너럴 매니저는 “주로 슈터 역할을 맡는 것을 봤는데 컴바인에서 1번 역할도 맡더라. 그래서 우리 체육관에 데려가 훈련을 더 시켜봤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라며 지명 배경을 밝혔다.

샌안토니오의 장점은 다른 구단보다 강력한 코칭스태프도 꼽을 수 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명장 포포비치부터 NBA 최초 여성 코치 베키 해먼까지 리그에서 알아주는 코치 구성이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매트 닐슨 코치도 주목해볼만 하다. 닐슨 코치는 이미 NBL(호주프로농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선수관리와 용병술에 특화되어 있는 인물이다. 샌안토니오 산하의 G리그 팀 오스틴 스퍼스 감독을 역임하며 능력을 인정받아 1군 무대로 올라온 인물이다. 여기에 2020 도쿄올림픽에서 호주 농구대표팀에 코치직을 맡으며 동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오랜 기간 상위권을 유지해 온 만큼 지금의 실패가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의 실패가 밑거름으로 작용해 더욱 굳건한 왕조 건설에 초석이 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NBA 팬들에게 격언처럼 도는 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제일 쓸데없는 걱정은 샌안토니오 걱정이다.

#사진_AP/연합뉴스

 

점프볼 / 조태희 기자 273whxogm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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